사람들의 입에 거론되던 명작 유주얼 서스펙트를 드디어 봤다. 1995년도면 내가 한창 비디오로 나온 모든 영화를 보던 때인데 왜 이런 명작들은 안봤을까??

14년이 지난후에 보니까 반전이 뭐 그냥 그렇지만 내가 그당시에 봤다면 아마 후덜덜해서오줌을 쌌을정도의 짜임새있는 구성이다.

<마구마구 체포되는 남자들>

영화의 도입부 5명의 남자가 체포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것 역시 복선이겠지만 버벌키튼이 잡히는 장면은 없다) 그런데 처음 맥마이너스가 체포되고 나서 차고로 넘어가는 위의 4컷이 심상치 않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찍은게 아니라는 얘기.

이영화는 온갖 복선으로 가득찬 영화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장면도 역시 복선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맥마이너스가 체포되고 나면 경찰이 들고있는 후레쉬가 카메라를 비추면서 화면이 완전히 하얗게 된다. 그 직후 갑자기 기관총 같은 소리를 내는 정체 불명의 기계가 왠 캔을 하나 흔들고 있다.

이 기관총 같은 소리는 맥 마이너스가 체포되는 장면부터 선행되는데 결국 이후에 자동차를 만지고 있는 타드 하크니가 무기를 실은 트럭을 턴 진범이라는 복선이다. 물론 버벌 키튼의 이야기 속에서 이놈이 진범이라는게 나오는데 버벌 키튼의 이야기는 뭐가 진짜고 거짓인지 판명 불가이긴 하지만 꾸며낼 필요가 없는 이야기는 굳이 진짜라고 믿어보자.

아무튼 이 타드 하크니가 무기트럭을 턴 범인이라고 할때 위 장면처럼 맥 마이너스가 체포되고 나서 나오는 흰 플래쉬와 기관총 같은 소리를 내는 기계는 바로 이놈이 무기를 훔쳐간 놈이라고 말해주는 듯 하다.

물론 영화를 처음 볼때는 그저 단순히 맥이 체포될때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며 상당히 리드미컬하고 거칠게 다음장면으로 넘어가는 이음새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몽타주가 가지고 있는 복선적 의미는 영화를 다보고 나서야 이해할수 있다.


복선이 많은 영화인 만큼 수많은 복선들이 들어가는 장면에 상당히 고민한 흔적들이 보이는 훌륭한 영화다. 역시 사람들이 좋다고 입모아 말하는 영화를 분석해보면 감독이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장면들을 구성했는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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