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쟝센. 의상으로 인물의 캐릭터를 설명하고 배경으로 현장의 분위기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카메라의 구도로 만드는 미쟝센이야 말로 진정 영화다운 스킬이라고 할수 있다. 그리고 영화가 추구해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애런과 로이의 다중인격이 사실상 연기였음 알게된 리차드 기어는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을까? 그것을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표현하고 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처음이자 마지막 파격적인 촬영>

처음부터 끝까지 일반적인 촬영으로 되어있는 프라이멀 피어에서 가장 힘을 준것은 마지막 씬의 촬영이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그저 리차드 기어가 건물을 빠져나오는 이 여정을 영화는 가장 힘들여 표현하고 있다.

특히 위의 촬영 버즈 아이 뷰 (birds eye view?)로 촬영된 이 장면은 리차드 기어가 화면의 밑으로 지나가자 그것을 따라간다. 그리고 2번째 사진처럼 화면은 그를 거꾸로 보여주게 된다.

이것의 느낌을 뭐라고 표현 할 수 있을까.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리차드 기어의 뒤집어진 속내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화가 나지만 억울하지만 누군가에게 뭐라고 이야기 하고 싶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상황에... 그래서 영화는 이부분의 그를 이렇게 촬영한 것이다.

'마치 천장에 매달려서 걷는 기분'을 표현 한 것이다.
2009/09/13 - [영상문법] - 마지막 시퀀스 -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에서와는 정반대의 느낌 아닌가? 프라이멀 피어에서 위에서 찍어서 뒤로 돌아간다면 트레인스포팅은 밑에서 뒤로 돌아가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게 상반된 구조.

<그리고 그의 고독함을 표현한다>

계속해서 머리위에서 촬영된 화면은 그냥 꼭대기에서 그를 따라간다. 하지만 주변에 보이는 것은 하얀 바닥과 앙상한 나무 가지들 뿐. 그의 고독함을 표현하기에 충분하다. 고독함이라 표현하는 것이 조금 부적절 할 수도 있겠지만 그가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말할 수 없다는 정신적 고독함이 충분히 느껴진다.

특히 한번 머리위에서 찍은 샷을 굳이 한번더 훨씬 멀리더 찍은 위의 두번째 사진을 보자. 개미만하게 나오는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그가 말할 수 있는 사람도 도움을 청할 사람도 아무도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 그는 카메라 앞으로 다가와서 선다. 그리고 카메라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영화는 끝난다. 걸어와서 아무것도 못하는 그의 무력함을 표현 하는 동시에 관객에게 하소연 하고 있다. 자신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오직 리차드 기어와 관객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마지막에 멍하니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영화내의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이 '진실'을.. 자신이 배심원에게 잘못된 진실을 알려주기 위해 속아버린 이 진짜 '진실'을 그는 관객과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영화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그의 앞모습을 보여주고는 그렇게 끝나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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