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친 모습을 처음 영화에 등장 시킨것은 누구였을까?
그건 모르겠지만 요즘에도 이런 장면은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장면이 단순히 재밌다는 이유로도 충분할 만큼 멋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이런 장면들은 수많은 영화에서 '스릴러'적인 표현을 위해서나 '자아분열'등을 나타내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똑같은 모습이 다른곳에 비치는 것이 영화의 화면으로 봐서는 무엇이 진짜인지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 M은 이것을 적극 활용한다

<영화속에는 의도적으로 장치한 수많은 '거울'이 존재한다>

영화는 시작부터 수많은 거울을 배치시킨다.

이연희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까페씬에서부터 옆 유리에 반사되는 그들을 볼수 있으며 '루팡'을 찾아가는 중에는 일부러 프레임을 거울속으로만 잡아서 그것이 반사 되었는지 모르게 하는 방법도 사용한다.
 
그리고 민우의 집 역시 상당히 어두운데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유리로 되어 있는 벽에 일그러진 그들의 모습이 반사되어 보여진다. 

계속해서 보여지는 이러한 모습들은 전체를 설명하기 보다는 계속해서 반복 됨으로써 민우의 자아 분열의 느낌을 만든다. 바로 이것이 귀납적인 열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미스테리물이 대부분 귀납적인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때문에 이런 미쟝센의 배치 역시 텍스트 구조와 함께 한다. 단 한번의 거울의 사용으로 인한 자아분열의 표현은 너무 촌스럽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거울 하나하나의 사용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계속해서 반복되어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바로 귀납적인 미쟝센의 사용이 아니겠는가?

이명세 감독은 이러한 미쟝센으로 일반 벽에서 볼수 없는 고급스러운 장면들을 만들지만 그것이 목적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상당히 명확한 이 미쟝센의 목적은 역시 민우의 '자아분열'에 있다.

영화속에서 민우는 꿈과 현실을 구분 못하기도 하고(이것은 관객에게도 마찬가지로 보여준다 마치 '나이트메어'라는 영화처럼) 과거의 기억을 의도적으로 지우려 하는 자신과 기억해내려는 자신 사이에서 괴로워 한다.

영화속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장면들이 민우의 자아 분열을 나타내며 계속해서 의도적으로 잃어가는 기억들속에서 미미의 오랜 기억을 찾아내며 계속해서 힘들어 한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미미 기억을 받아들인다.

이것은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은혜를 마지막에 붙잡는 것으로 설명이 되고 숨김없이 소설을 써내려 간다는 나레이션에서 알 수 있다.

민우는 자신도 믿지 못할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내려 가는 것이다.

미미를 잊으려 하는 민우와 받아들이려는 민우 사이에서 분열하는 모습이 이 영화를 더 어렵게 하고 보기힘들게 만들지만 사실 이 영화는 그런 부분을 논리적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본다면 상당히 재미있는 완성도 높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논리적인 것이야 나중에 잘 따져가며 분석해서 알아채도 늦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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