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통제를 위한 플롯 구성이라니? 대체 무슨말일까?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혹시 있는지 없는지 난 상관 없지만 아무튼 설명은 하고넘어가야 겠지요

영화의 초반부는 사실 굉장히 많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해야 하는 의무를 지고있다.
그래서인지 잘 만들지 않으면 상당히 지루해 지기 쉬우며 영화적으로 저급한 연출이 도리 위험성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 나오는 좋은 영화들, 여기 있는 박찬욱의 영화는 상당히 깔끔하게 정보를 처리한다.


금자씨가 출옥하며 시작된다.
그리고 이제 영화는 금자씨가 앞으로 행하는 일과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적절히 섞어서 보여준다.

<현재 사건의 논리적 근거가 되는 과거를 플래쉬 백으로 보여준다>

금자씨가 출옥을 한 직후 관객들은 궁금할 것이다. 그녀는 왜 감옥에 가게 됐나? 이러한 질문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즉각적인 대답을 보여준다.

물론 그것이 나중에 나오는 진실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 일지라도..

어째서 시간의 순서대로 편하게 배열하지 않는가? 그것은 쓸데없이 너무나 많은 것을 보여주어야 하며 지루하기 때문이다.

시간적 순서대로 배열할 경우 플래쉬백 보다 긴 호흡으로 보여주어야 관객들을 납득 시킬수 있다. 하지만 플래쉬백의 경우는 현재의 상황을 미리 알려주고 과거의 장면들을 티저형식으로 살짝만 보여줘도 명확히 모든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감독은 이런 형식의 플롯을 구성한다.

또, 영화의 재미를 생각하면 시간순으로 보여주는 것은 사실 미친행위에 가깝다. 그것이 연출적 의도에 의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면 아무생각 없는 연출적 실수니까.

더구나 플래쉬백을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각각의 인물과 금자씨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개연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더 깊게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위에 있는 사진을 보면 금자씨의 거처를 마련해 주는 여성이 등장하고 곧바로 그녀에게 금자가 어떤 도움을 줬는지 설명이 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감독은 순서대로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 순간적인 개연성을 계속해서 설명해 줄 수가 있다. 마치 하나의 사건을 설명하고 그것에 대한 논리적 이유를 설명하듯이..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은 계속해서 집중력을 유지하며 영화를 볼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간적 순서로 배열해서 안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나레이션이 깔리는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이런 영화에서는 이런 구조가 알맞으며 영화의 초반부에 감옥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일들을 설명하기에는 관객에게 내가 왜 저런 이야기를 들어야 되지? 라고 생각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살인이 일어나는 이런 스릴러쪽의 영화들이 플롯을 이런 방식으로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게 느껴질 만큼 좋은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이런식으로 영화의 초중반까지 다이나믹하게 이끌어간 친절한 금자씨는 모든것을 설명한 중반 이후부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구조가 바뀐다. 이후로는 금자씨와 피해자 가족들의 감정을 담아내는데 주력하기 위해서다.

때문에 후반부에 흥미가 덜해진다거나 이상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런것 또한 당연한 선택의 결과다. 물론 더 좋은 대안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내생각엔 충분히 후반부에 마음을 움직일만한 연출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전반의 훌률한 플레이에서 얻은 3점에 후반에 지키기만 한 0점으로 3:0 승리를 거둔 것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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