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이 유지태의 동차인것도 거시기 했지만... 금자씨에서는 심지어 교생 선생님이라니... 찬욱이형은 처음부터 너무 서양식이다


<첫 등장은 왕 비호감>
최민식의 첫 등장은 그야말로 비호감 그 자체다. (엄밀히 말해 첫등장은 아니지만) 얼굴은 제대로 나오지 않지만 빌어먹을 썩소와... 한국인으로는 가지기 힘든 가슴털이 수북한 모습은 글쎄.. 털을 좋아하는 조혜련이 아닌이상...정말 싫지 않을까?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분장이라고 할수 있다. 어린 소녀였던 금자가 장고끝에 악수를 택한 것이 바로 백선생의 집에 기거 하는것. 그러나 관객들에게 보여진 그의 모습은 선생이라기 보다는 야수 그 자체였던 것이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관객들에게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캐릭터를 던져주는 것이 바로 위의 컷이다. 아이를 납치하고 살해하고 금자에게 누명을 씌운 극한의 악한.. 그의 모습을 형상화 한것이 바로 이 가슴털인 것이다.

물론 가슴에 털난 사람이 나쁘다는건 아니니까 화내지는 말쟈

<금자가 잡혀 갈때의 뻔뻔함>

올드보이와 다른게 있다면 이 영화의 악한 백선생은 뿌리까지 악이라는 것이다. 이 모습이 바로 영화에서 그의 첫등장이다. 금자씨가 누명을 쓰고 잡혀가는데 와서 희희낙락 거리고 있는 개쓰레기 모습 그 자체

<그는 왜 아이를 납치하는가?>

영화에서 백선생의 정보는 극히 일부만 주어진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의 캐릭터는 상당히 명확한 부분만 전달 된다.

강남의 영어 선생이라는 그의 직업을 생각해보면 어렵지 않게 그가 아이를 납치하는 이유를 추측할 수 있다. 그는 아이가 싫은 것이다. 쉽게 울고 말 안듣고 징징대는... 원래부터 새디스트적 성향이 있는 (이것은 뒤에서 이야기하자) 그로서는 이런 부분이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아이들을 납치해서 돈을 모아서 뭐 할것이냐는 이야기가 뒤에 나오는데 요트를 사려고 했다고 알려진다. 하지만 이 이유가 전부일까?

나는 백선생이 요트를 사려는것도 이유지만 그냥 아이를 납치하고 그 가족들을 괴롭히고 아이를 살해하는데에 적잖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그에게 있어 납치살해는 도랑치고 가재잡는 플레이였던 것이다.

'강남'이라는 지역을 사용한것도 명확하다. 강남의 애엄마들.. 특히 영어 교육을 시키는 애엄마들이라면 얼마나 지랄 맞겠는가? 진짜 장난 아니다.. 나도 초딩 캠프에 가봤는데 개념 없는 아이의 엄마를 보면 아이가 왜 개념없는지 정확하게 알 수가 있다. 나야 알바였지만 직업으로 이렇게 아이와 엄마들을 상대하는 백선생이 이런 복수를 꾸몄다는 것은 전혀 이해 못할 일은 아닌것이다.

<그는 구두쇠다>
 
영화에서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은 특성이지만 백선생은 지독할 정도의 구두쇠다. 강남에서 영어학원 선생을 한다면 벌이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외제차를 타고 다닐정도는 충분히 될텐데 그의 집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않는다. 특히 이 아름다운 장발머리에게 돈을 건네다가 수표한장을 집어 드는 장면은 백선생의 짠근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또한 그는 이승신과의 섹스씬에서 저녁값은 절대 내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

이렇게 보여지는 백선생의 짠돌이 근성은 그가 강남 아이들과 학부모를 미워하고 납치살해하는 또하나의 입체적 이유를 만들어 준다. 이렇게 아끼며 살고 있는 자신과 달리 그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부족함 없이 자라고 그 엄마들은 돈을 물같이 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선생은 그들에게 돈을 뜯어내는것은 전혀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고 스스로 정당화 한다. 그리고는 위에서 말한대로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아이를 죽여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만의 욕구충족을 위한 섹스를 한다>

밥을 먹다 이승신의 뒤로 돌아가서 갑작스레 뒤치기를 감행하는 백선생... 이 장면으로 관객들은 그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자기 멋대로에 가부장적인지 알수 있다. 그는 아내를 집안일하는 기계와 성적처리 도구로 밖에 생각 안한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다시한번 관객들에게 그의 폭력성을 전달하고 그에 대한 악감정을 피어오르게 한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고 말하는 백선생>

금자에게 잡혀서 재갈을 물고 있던 백선생은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사실 이 말은 상당히 모순적으로 들리는 뉘앙스다.. 완벽한 악을 보여주고 있던 백선생의 입에서 이런말이 나오다니...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말은 조금의 티끌이 있는 사람이 해야 정당성을 얻을 수 있는 발언이다. 그런데 온갖 나쁜짓은 다하고 떳떳하게 살아오던 백선생의 입에서 나오는 이런말은 2010/03/24 - [영상문법] - 복수의 의미 - <친절한 금자씨 Sympathy For Lady Vengeance, 2005>에서 이야기 했듯이 영화의 주제를 그대로 반영하고있다.
개쓰레기로 나오는 백선생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있던 관객들에게 말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넌 얼마나 완벽하냐? 넌 얼마나 떳떳하길래 날 비난하는 거냐고...

그래서 금자씨는 말한다 너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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