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장 대중적인 헐리우드 영화의 경우 처음을 어떻게 시작하는가?
대부분 영화의 타이틀 시퀀스에 앞으로 펼쳐질 배경이 나오고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그의 캐릭터를 설명하며 시작한다(모든 영화가 그런것이 아니다 편하게 생각하자)
그러한 방법은 텍스트적으로 분석하자면 미국의 뉴욕의 도시에 마이클이라는 이런 남자가 살고 있다 라는 식으로 해석 될 수 있다
하지만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서는 조금 다르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우선 영상을 보자 저번편에 한번 올린 것과 중복 되는 것이지만 분석 내용은 다른 것이니 안심하자
꿈에 대한 나레이션이 시작되고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술에 찌든자 죽음을 맞이한자 그리고 그저 자신의 삶을 웃어 넘기려는자

<카메라가 마지막으로 비춰주는 남자가 바로 영화의 중심인물이 된다>

결국 그러한 사람들 속에서 마지막에 나오는 남자가 바로 영화의 스토리를 추적해 나가는 마츠코의 조카다
이것은 문맥적으로 어떻게 해석하는가 앞에서와 같이 단순히 일본의 신주쿠라는 도시에 이런 남자가 살고 있다 라는 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조금더 철학적으로 접근한다
세상엔 수많은 사람이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지 못해서 고통받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고 술에 찌들어 사는 사람이 있고 불행하게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 있으며 그저 웃으며 현실도피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중에서 마지막에 나오는 현실도피를 하는 남자가 바로 이 영화의 화자라는 이야기다

앞에서 설명한 헐리우드의 도입부가 간접적으로 캐릭터를 설명하는 방식이라면 이것은 나레이션으로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떠한 사건으로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나레이션으로 현실을 웃어 넘기려 한다고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러한 도입부의 방식의 특성은 이렇다
헐리우드 영화의 도입부가 뉴욕의 한남자에 관한 이야기라면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서의 방식은 꿈을 꾸는 그리고 꾸어본적 있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로 넓게 펼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몇몇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것을 말할 뿐이다

그리고 영화를 본사람은 알겠지만 도입부에 잠깐 잠깐 등장하는 인물들이 바로 이 영화의 핵심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마츠코의 감방동료, 마츠코를 사랑한 제자, 마츠코의 죽음>

위의 세장의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영화의 플롯을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이다
확실하진 않지만 첫번째 그림은 마츠코의 감방 동료로서 av영화를 찍었던 사와무라 메구미이며, 두번째는 뺨에 휴터로 보아 확실하게 마츠코의 비참한 인생을 시작하게 만든 그녀의 제자라는 것을 알 수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급히 인생을 마쳐 시체가 되어있는 사람은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인 마츠코이다

이렇게 감독은 마치 세상 사람들 모두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화자인 마츠코의 조카를 찾아가는 형식처럼 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꽤나 재미있는 설정을 해놓은 것이다
사실 처음부터 감독은 나레이션으로 마츠코와 주변인들의 삶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이렇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처음에 살짝 보여주는 것을 액자식 구성이라는 촌스러운 표현으로 말하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정도는 아니고 그저 영화를 두번이상 보게 될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이자 감독의 재치라고 봐주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영화의 도입부에서 결말을 제시하는 방법은 '아무도 모른다 - 강조법'에서 말했듯이 영화의 사건과 주제를 연결시켜 강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그리고 조금은 노골적인 메타포를 하나 보도록 하자

<드림이라는 간판이 물에 비치고 남자가 그것을 짓밟아 흐트려 놓는다>

굉장히 친절하고 노골적으로 표현된 1분 45초경에 나오는 상징이다
위의 스샷을 보면 모두 알겠지만 남자가 술을 마시는 '드림'이라는 클럽의 간판이 보이고 그것이 바닥에 고여있는 물에 비친다(이것은 합성이라고 생각된다 바닥에 비칠때 저렇게 상하 반전이 안될 수는 없다) 그리고 남자가 그것을 짓밟아 놓는다

영화는 처음부터 꿈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영화는 간단한 대사를 통해서 마츠코의 조카가 밴드를 그만두고 꿈이 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DREAM'이라는 물에 비친 간판을 짓밟는다
그의 꿈이 그리고 많은 사람의 꿈이 짓밟혔다는 상징일수도 있고 이미 마츠코의 조카의 꿈은 바닥에 떨어져서 수없이 짓밟힌다는 상징일 수도 있고 조금 마음넓게 해석해 보자면 그가 밟은 것은 물일 뿐이다 그것은 곧 다시 물이 고일테고 꿈은 또 다시 비추게 된다 마츠코의 조카가 밟은 것은 꿈이지만 그것은 결코 밟힐수도 파괴 될수도 없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할수도 있다

<AV를 빌려가는 마츠코의 조카는 TV에서 자신의 모습을 본다>
시에는 시적허용이 있다면 영화에도 당연히 영화적 허용이 있어야 한다
이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그가 본 환상일 수도 있고 그저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한 판타지적 장면일 수도 있다
아무튼 재미있게 표현된 이 장면으로 감독은 그가 이제부터는 꿈을 잃고 완전히 죽은 사람이며 또, 마츠코의 죽음을 곧 알게될 것에 대한 메타포일 수도 있다

<씨네마틱에 기사화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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