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500일 썸머는 처음부터 둘이 이별 할거란 걸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내러티브에서 클라이맥스는 무엇으로 해결할 것인가?

 

사실 500일동안의 이야기지만 썸머와 이별하는 것은 500일보다 훨씬더 이전이다.

 

500일에는 톰이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기부터 완전히 잊게 되는 시간이다.

 

그래서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둘의 이별이 아닌 바로 위의 장면이다.

 

톰이 썸머를 잊어갈때쯤 다시 눈앞에 나타난 그녀와의 재회를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를 배신하고

 

그녀가 청혼받은걸 알게 된다.

 

톰의 입장에서 너무나도 잔인한 이 장면을 감독은 분할화면으로 기가막히게 표현한다.

 

 

<이 분할 장면이 내가 세상에서 본 가장 완벽한 것이다.>

 

우선 분할에 들어가기전에 썸머의 집 현관을 열고 들어가는 톰을 보자.

아.. 너무나 감옥같은 느낌이 아닌가? 톰은 또다시 썸머라는 감옥에 들어가지만 결국 이곳을 탈출하게 된다.

 

 

 

분할 장면은 상상부터 시작이 된다.

상상에서 먼저 문을 열자마자 키스하는 것을 보여주고 과연 현실은 어떨까? 라는 서스펜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이렇게 중간에 완벽하게 똑같은 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톰의 기대가 아직은 남아 있음을 상징하는 것 같다.

물론 첫 장면은 기대와 달랐지만 앞으로는 기대와 현실이 같아지지 않을까 바라는 톰의 내면이 아닐까?

 

 

 

 

하지만 그가 바라보는 내부가 이미 미묘하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사실 이 뒷부분도 같은 장면으로 분할이 되기 때문에 굳이 이 장면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 약간 의아하긴 하지만 상상에서는 누군가 톰을 보고 반갑게 맞이하는 따뜻한 느낌인 반면 현실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톰은 그저 이 공간에서 완벽한 외부인일 뿐이다.

 

 

 

 

똑같은 책을 선물하고 똑같은 컷에서 시작하지만... 상상과 현실은 점점 멀어져간다.

책을 선물 받은 썸머의 반응샷의 사이즈 차이를 보라.

다른 장면이 아닌 다른 연출로 보여주는 분할 컷의 묘미 캬아

상상에서는 단둘이 대화를 하고 점점 가까워지지만 현실에서의 톰과 썸머는 아주 거리가 있다.

그리고 그는 혼자서 술을 마시게 된다. 결국 썸머로부터 완전히 내동댕이쳐직 되는 것이다. 물론 이 파티에서..

 

 

 

 

결국 이 분할을 끝내는 방식이 정말 압권이다.

혼자서 술을 마시던 톰.

상상에서는 둘이 은밀한 곳으로 가서 격렬한 키스를 나누지만 그 상상쪽을 바라보는 톰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상상으로 가려진 그곳에 무엇이 있길래?

 

분할장면은 상상장면을 점점 밀어내고 그곳에는 약혼반지를 친구에게 자랑하는 썸머의 모습이 보여진다. 결국 이 분할을 밀어내는 연출로 인하여 톰의 상상은 완전히 종료된다.

 

 

이 영화는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대조로 되어 있다.

운명과 사랑을 믿는 톰과 그렇지 않은 썸머.

사랑하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들.

기대와 현실.

분할장면이 이 영화에서 자주쓰이기도 하지만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은 바로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대조'의 철학 때문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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