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인스포팅을 보다보면 참 미쟝센이 뛰어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크가 좌약을 사가지고 혼자 돌아가는 씬에서의 뒤의 창문들이라던가 그의 방에 벽에 그려진 기차무늬라던가... 재기발랄한 표현양식을 위주로 분석해왔지만 이 작품의 미쟝센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벡비와 식보이를 겨우 쫓아냈는데 토미의 장례식 때문에 재회하게된 마크. 그리고 그들은 역시 또 마크의 돈으로 마약장사를 하자고 한다. 그리고 위의 장면이 마크의 돈으로 마약을 사서 누군가에게 비싼값으로 되팔러 가는장면이다. 이장면을 대니 보일이 어떻게 꾸며내고 있는지 보자

<마크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돈가방을 침대위에 올려놓고 방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들을 한컷으로 보여주기 위해 하이앵글로 촬영이 된다. 단 한컷으로 침묵이 계속되는 방의 긴장감을 보여준다. 그리고 한명을 문가에 앉히고 두목은 창가에서 밖의 동태를 살피는 위치를 설정함으로써 잠깐 지나가는 장면이지만 확실하게 방의 분위기를 설정하고 있다.

<기가 막히는 장면은 바로 여기다>

기가 막히는 장면은 바로 여기다.
마약을 가지고 안내자를 따라서 계단을 올라오는 마크일행의 등장을 실물로 보여주지 않는다. 마치 느와르 영화에서처럼 실루엣같은 효과를 내는 그림자로 그들의 등장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오른쪽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들의 실체는 왼쪽에서 등장한다.

<그림자에 이어서 그들도 모습을 드러낸다>

대충보고 넘어갈때는 아무생각 없이 지나가지만 잘생각해보면 확실하게 설정된 장면이라는걸 쉽게 알수 있다. 조명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흰벽에 그들의 그림자가 들어오게 하고 결국 그들의 실체가 들어오게 하는 방법. 이것으로 대니보일은 이 범죄 장면을 마치 느와르 영화처럼 만들고 있다. 비장한 음악이나 고속촬영같은 표현을 하는 것은 아니다. 트레인스포팅의 빠르고 무미건조한듯한 표현양식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순간적으로 재치있는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실 나도 이 장면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방금전에 우연히 찾아낸 것이다. 확실히 아무것도 아닌 장면에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좋은 표현방법을 찾아내는 대니보일의 노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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