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픽스샷과 핸드헬드(들고찍기)의 차이라고 한다면 픽스가 좀더 동화적인 느낌을 만들고 들고찍는것이 현실감과 감정적인 장면을 표현한다고 하는 편이 가장 일반적일 것이다. 만화원작 러브콤은 카메라워킹의 선택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샷이 픽스계열이다>

영화의 처음부터 달리, 크레인 등의 픽스계열로만 촬영되던 영화가 갑자기 이 O.S.S에서 핸드헬드로 변한다. 감독이 원하는 바는 확실히 코이즈미가 꼬맹이에게 반하게 되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것은 일반적이고 무난한 카메라 워킹의 변화라고 생각되지만 카메라 감독이 원래 핸드헬드를 안찍어 본 사람인지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든다. 카메라의 떨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내가 옛날에 처음으로 핸드헬드를 찍을 때 처럼 의도적으로 카메라를 흔든다는 느낌이 든다.

뭐 아무튼 이 영화가 대부분의 장면에서 픽스계열을 선택하고 있는 것도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만화가 원작인 이 영화는 모션그래픽등을 이용해서 현실적인 이야기를 표방하기 보다는 만화보다 더 만화같은 영화를 표방하고 있다. 때문에 내용을 조금더 동화적으로 만들어주는 크레인과 달리등의 사용은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 장면에서 갑자기 핸드헬드를 사용하고 있다. 뭐 사실 관객은 전혀 이 촬영의 변화를 알아챌 수 없지만... 확실히 이 장면에서 조금더 감정적인 느낌을 전달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2샷으로 돌아가면서 촬영은 다시 픽스계열로 바뀐다.



2009/01/29 - [video grammer] - 영상문법 - 전지적 작가 시점 <아멜리에>에서 처럼 영화에서의 전지적 작가 시점은 대부분 나레이션으로 표현되기 마련이다. 반면 만화에서는 수많은 작품에서 작가가 직접 등장하여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표현방식이 만화에 더 맞고 좋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그러한 방법이 보편화 되었을 뿐이다.

보편화 되지 않은 방식으로 러브콤에서는 주인공의 심리를 발설해 버린다.

<이 사람이 영화 감독인가?>

만화책에서 주로 이런식으로 등장하는 사람은 펜을 가지고 있는 모습으로 작가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저 할아버지가 이 영화의 감독일까?

아무튼 이 장면에서 만화 원작의 영화 러브콤은 확실하게 만화적인 표현을 하고 있다. 옛 여친에게 미련이 남았냐는 질문에 미련이 남지 않았다고 대답하지만 먼곳을 바라보는 오오타니의 얼굴에서 화면이 멈춘다. 그리고 프레임의 밑에서부터 왠 할아버지가 올라와서 이건 상당히 미련이 남는 얼굴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사실 굳이 이런 할아버지가 나오지 않아도 상관없다. 관객은 이미 오오타니가 미련이 남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충분히 할수 있다. 보통의 영화라면 이런 표정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끝이다. 좀더 확실히 하기 위해서 어떤 다른 사건에서 상징적으로 미련이 남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영화에서는 보통 이렇게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직접 이야기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만화가 원작인 코메디 장르라는 특성을 등에 업은 것일까? 아무튼 할아버지가 나와서 직접 이야기 해버린 탓에 관객들은 오오타니가 확실히 미련이 남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영화가 이렇다면 얼마나 편할까? 직접 관객에게 알려주고 싶은 정보를 알려줄 수 있다면. 하지만 이런 방식은 결코 영화에서 중요한 장면에서는 쓰여서는 안된다. 이 영화에서도 결국 중요한 감정은 전통의 영화적 표현으로 감당하고 있다.





계속해서 말하지만 이 영화 러브콤은 만화가 원작이다.  때문에 만화에서 나왔던 수많은 장소나 인물등이 최대한 원작과 같을 때의 기쁨이 이런 영화에는 존재한다. 예전에 H2의 드라마 버젼에서 어린시절 히로가 그렸던 히까리 도깨비가 정말 똑같이 그려진걸 보고 신났었는데... 뭐 아무튼 그렇다

<원작에서 나오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만화와 게임의 왕국인 일본에서 이런 소녀팬을 위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있는 것이 특별히 이상하다고 여겨지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원작 만화에서 여주인공이 플레이 하는 게임이다.

문제는 영화화 하는 과정에서 이 게임을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미쟝센은 원작과의 동일성이 기본적으로 받쳐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한가지 문제가 더 있다. 바로 주인공이 플레이하는 이상형의 남자인 저 케인의 현실판이 나중에 학교 선생님으로 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뭐 하지만 기본적으로 만화에서 제공한 저런 웨이브의 특이한 머리스타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실제로 어려움이 있었는지는 모르고 하는 나의 헛소리) 비슷한 캐릭터의 선생님을 등장 시킨다.

이런 게임 미쟝센이 가지는 효과는 굉장히 많다. 이 게임의 몇장면을 제작함으로써 원작에서 나왔던 것이 그대로 나온다는 기쁨을 가지게 한다. 스토리의 보편성의 문제와는 다르게 이것은 관객이 예측했다하여 실망하거나 시시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만화가 원작인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와 배경등의 미쟝센을 원작과 최대한 똑같이 구성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영화 자체를 잘만들어도 그것은 같은 제목을 가지고 극장에 걸릴 가치가 없다고 관객들은 생각한다.

그리고 위의 동영상을 보면 강가에서 이야기하는 3명의 소녀들의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다음장면으로 넘어가는 설정샷 역할을 한다. 이것이 또 꽤나 유리하다. 언제 어느때 이 게임 화면으로 넘어가도 별 무리 없이 다음장면으로 넘어 갈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또한 러브콤 처럼 모션그래픽을 난무시키고 설정샷에 일러스트레이트나 포토샵 효과를 준 만화 원작 영화에서는 실제적인 만화적 장면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이 게임의 장면으로 영화는 만화를 원작으로한 실사 영화에서 정말 만화 같은 영화로 관객들의 가슴에 박힐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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