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문법] 영화의 시작과 끝 - 건축학개론, 2012

영상문법 2016.05.30 05:48 Posted by sitarta GOTAMA SITARTA

영화를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끝낼 것인가?

 

이것은 시나리오의 문제와는 다르다. 시나리오의 그것이 이야기의 문제라면 영화는 이미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똑같은 이야기라도 어떤 이미지를 선택할 것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영화 <건축학개론>이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것은 이런 이미지의 선택에 있어 훌륭한 지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포스팅을 시작으로 영화 건축학개론을 살펴보려고 한다.

 

 

<이 영화의 첫번째 씬은 굳이 필요한가?>

 

 

위의 장면이 건축학개론의 이른바 오프닝시퀀스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재밌게 본 관객이 과연 이 장면을 기억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당신에게 이 장면이 영화에서 꼭 필요할까? 라고 묻는 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이 장면은 왜 필요한지. 영화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 설명해 보자.

 

먼저 이 씬을 요약하면 어른이 된 양서연이 공사하다가 중지된 부모님의 집을 둘러본다.

그리고 지저분한 거실 바닥에 시멘트가 놓여있는 것과는 대조되게 그녀의 방(으로 추정되지?)은 마치 며칠전까지 사용하고 있었던 것 처럼 깨끗하다.

그리고 집을 살펴본 그녀가 떠나고 집의 외관이 멀리서 보이고 타이틀이 들어간다.

 

대사도, 특별한 스토리도 없는 이 장면이 영화 건축학개론에는 반드시 필요한 장면이다.

그렇지 않다면 관객들이 이 영화를 재미있어 했을리가 없다.

처음부터 불필요한 장면을 나열하는 영화를 좋아해줄 정도로 대중은 멍청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공사중인 집은 바로 현재의 양서연이다.

원래 영화에서 '집'이란 그 인물의 내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존재이다. 내면이 따뜻한 사람은 따뜻한 느낌의 집에서 살 것이고 성공만을 바라며 냉철하게 살아온 사람의 집은 그것과 다를 것이다.

 

이 집은 양서연의 상황을 어떻게 이야기 하고 있는가?

 

한마디로 얘기하면 부숴져있다.

영화의 시작지점에 그녀의 상태를 생각해 보자.

아버지는 아프고 꿈을 포기하고 했던 결혼은 파국을 맞이하고 있다. 아마 그녀 인생에서 제일 힘든 상황일 것이다. 그 상황에서 그녀는 아주 오래전에 친구였던 승민을 기억하고 찾아간다.

 

하지만 어째서 그녀는 갑자기 승민을 떠올린 걸까?

그가 건축과였으니까? 그렇다면 이 공사를 처음부터 그에게 맡겨도 되지 않았을까?

그녀의 결혼생활이 어땠고 정확히 무슨 이유로 승민을 떠올렸는지는 보여지지 않지만 이 집에서 혼자만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간직된 방이 있다.

이 방이야 말로 서연과 승민의 첫사랑의 기억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영화를 시작하고 서연은 자신의 옛 집을 둘러보다가 바로 그 방의 문을 열어본다. 방의 문을 열었다는 것은 그 때의 기억을 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방에 들어가보지는 않지만 이 방을 열어 보았다는 것이 승민을 떠올렸다고 생각된다.

 

뻥 뚫려있는 문을 통해 집으로는 들어가지만 닫혀 있던 자신의 방에는 들어가지 않고 그저 들여다 본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기 위해 현관문으로 들어가서 그곳에 오랫동안 닫혀 있던 기억을 마주한다고 해석하면 될 것이다.

 

어째서 이 방만 그때 그대로인가?

영화적 리얼리티로는 말도 안되는 책상에 포스트잍이 그대로 붙어 있는...

 

서연의 다른 삶은 그 이후로도 진행 되었고 그로 인해 좋던 나쁘던 변화했지만 승민과의 기억은 그 때 그대로 멈춰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때문에 그녀는 승민을 찾아갔고 자신이 인생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그와의 관계를 진전시킨다.

 

 

 

 

<그리고 서연은 집과 자신을 리모델링 시킨다>

 

 

이렇게 처음과 끝을 비교해보면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제법 명확하게 보이는 것 같다.

엉망이었던 서연의 삶과 집이 원하는대로 예쁘게 만들어진 것이다.

 

그녀는 이혼을 했고 아픈 아버지를 모시며 살 수 있게 되었으며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게 되었다. 그리고 집 역시 완벽하게 완성되었다.

영화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피아노 과외를 하는 장면을 보면 정확하게 맥락이 짚어진다.

 

그리고 그녀는 승민이 보내온 택배를 받는다.

서연이 두고간 그것을 승민이 보내옴으로써 둘사이의 이야기가 모두 맞춰진다.

 

과거에 서연에게 그 선배가 없었다면 둘이 이루어졌을지 모르는 것처럼 현재 승민에게 약혼자가 없었다면 둘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렇지 않았고 그것이 이 둘의 인연이었던 것이다.

 

카메라는 오랜만에 씨디를 재생하며 음악을 듣는 서연을 비춰주다가 결국 그녀에게서 떠난다.

그녀의 삶이 안정됐다는걸 확인 시켜주고 승민에게서 그녀를 떠나보내는 것처럼 관객에게도 그녀를 이제는 잊으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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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2015)_ 숨은 미장센을 찾아라!

겨드랑이 짱짱맨 2015.06.17 03:57 Posted by 김PD 용퐈브레가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2015)

Kingsman: The Secret Service 
7.9
감독
매튜 본
출연
콜린 퍼스, 태런 애거튼, 사무엘 L. 잭슨, 마이클 케인, 소피아 부텔라
정보
스릴러 | 미국, 영국 | 128 분 | 2015-02-11

 

디테일 성애자 김PD입니다.

이번주는 일이 너무 많아서 바쁜 관계로 좀 늦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짧고 굵게! 디테일하게!

오늘 소개할 영화와 디테일은 콜린퍼스의 수트 간지로 유명한 영화라고 표현하기에는 좀 아까운 영화 바로 킹스맨입니다.

매튜 본 감독이 연출을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힛걸'(클로이모레츠)이 나오는 영화 킥애스의 감독이기도 합니다.

사실 킹스맨을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우와~ 재미있네! 재미있게 표현했네! 정도였는데 다시 보니 매튜본 형님이 굉장하다는 걸

알수 있게 해줍니다. 킹스맨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은 나중에 하도록 하고, 오늘의 디테일 한장면! 숨은 미장센을 찾아보는 시간

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보여드릴 장면은은 바로 콜린퍼스와 사무엘 잭슨이 처음 만나는 장면입니다.

영화를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마 사무엘 잭슨이 콜린퍼스에게 맥도날드를 대접하는 부분입니다. 이 장면을 두고 "억지 웃음

을 주려고 한다." 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실 이 영화는 킹스맨의 맞춤 정장 vs 발렌타인의 힙합스타일, 맥도날드 햄

버거와 고급스런 와인 등 의상, 소품 등을 이용하여 주제의식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 또 다른 길로 새고 있었군요. 자 다시,  

콜린퍼스는 사무엘잭슨을 간보기 위해 그의 집으로 찾아갑니다.  

자 바로 이 장면입니다. 여기서 사무엘잭슨이 문을 직접 열어주는데요 저기 뒤에 보면 권총 그림이 보이실 겁니다. 권총의 총구

는 사무엘 잭슨을 향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사무엘잭슨 이 악당, 내가 널 죽이러 왔다! 혹은 널 죽

음에 이르게 할 것이다!" 여러분들도 그렇게 느껴지시나요?

콜린퍼스가 사무엘 잭슨 집안으로 들어갑니다. 훗 제발로 찾아오다니, 난 네가 누군지 다 알고 있지!!

집에 들어 온 순간 권총의 총구는 누구를 향하고 있나요? 바로 콜린퍼스입니다. 어떤가요?   "콜린퍼스 넌 죽을거야, 내가 널 죽

이고 말거야!!"  저 권총 그림이 말하고 있는 게 들리시나요? 결국 서로에게 총구를 겨눈 둘은 결과적으로 모두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연일까요?  감독이 의도하고 숨겨둔 미장센일까요?   판단은 여러분 몫입니다. 킹스맨에 대해서 더 주저리주저리 이

야기 하고 싶지만 전 바빠서 이만 물러갑니다. 영화를 보다 저를 자극하는 디테일이 보이면 언제든지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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랙 포커스 한마디로 말하자면 포커스 이동이다
위의 영상에서 포커스 이동을 통해 감추어졌던 정보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살펴보자

<렌트가 살고있는 집의 문에는 철그물이 있다>

렌트가 혼자 살게된 집의 현관문에는 철그물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이 장면에서만 나오는 것으로 아무래도 의도적인 미쟝센이라 생각된다

위를보면 심각한 표정으로 출근하는 렌트의 등뒤로 벡비가 나타난다
벡비는 포커스가 나가있지만 앞의 장면을 통해서 그리고 곧 바로 그의 포커스가 맞게 되므로 관객들은 손쉽게 이자식이 벡비인것을 알수있다

벡비가 뒤에 나타나는 타이밍에 렌트에 맞춰진 포커스가 문에 있는 철그물까지 보여지면서 마치 렌트가 감옥에 갇힌 듯한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

<철그물에 손을 얹고있는 렌트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철 그물에 손을 대고 있는 렌트의 장면 역시 의도적이라 생각된다
어째서 렌트는 문에 다가오자마자 손잡이를 잡지 않고 철그물에 손을 얹는가 그것도 상당히 타이트한 샷에서 자신의 얼굴 옆에 프레임안에 적절히 보여지게 말이다

너무나도 의도적인 이 장면은 뒤에서 벡비에게 포커스가 맞는 장면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렌트가 벡비와 함게 사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 표현하고 있다
물론 나레이션과 렌트의 표정만으로도 알수 있지만 영화가 가진 또하나의 표현양식 미쟝센을 통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또, 문 밖에서 촬영하면서 렌트와 벡비를 똑같이 철그물 안에 배치하고 있다 벡비와 함께 있을때의 렌트가 감옥에 갇힌듯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마지막 샷이 가장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벡비가 방에 들어가고 렌트역시 문을 열고 나간뒤에 카메라가 선택하는 포커스는 바로 철그물이다
렌트가 나가는 장면에서 포커스는 살짝 그를  따라가므로 특별히 따로 포커스를 이동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철그물에 맞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감독은 바로 이 마지막 장면을 통해서 가장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감옥에 갔어야할 벡비가 도망쳐서 은거하는 렌트의 집이 렌트에게는 감옥이 된것을 표현하기 위해 처음으로 정확하게 철그물에 포커스를 맞춘다

그리고 철그물에 걸려있는 여러 먼지들 역시 렌트의 삶이 순탄하지 않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의도하지 않은 먼지들이라면 당연히 깨끗이 치우고 촬영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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