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문법 - 사운드, 미쟝센 <캐쉬백, Cashback>

기타/video grammer 2009.04.24 06:24 Posted by sitarta GOTAMA SITARTA



위의 장면은 마치 이터널 선샤인에서 미쉘공드리가 보여주는 표현양식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캐쉬백이라는 영화역시 상당히 스타일리쉬하게 표현된 영화이므로 이런 방식에 이질감은 없다. 이터널 선샤인에서의 표현이 피하고 싶은 파괴적인 느낌이라면 캐쉬백의 표현양식은 피할수 없이 빨려드는 느낌이다.

<간단하게 사운드 이야기부터 해보자>

수지에게 전화해서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는 벤. 하지만 수지는 안된다고 말한다. 전화를 하는동안 천천히 들려주던 스릴러 영화식의 불길한 음조가 벤의 '녀석이랑 잤어?'라는 대사에 귀에 확연하게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수지의 '응'이라는 대답과 함께 벤의 일그러진 표정이 나오자 음조에 슬픈 멜로디가 더해진다.

그리고 결국 수지가 전화를 끊자 5초 정도의 '우퍼'라고 부를만한 쿵쿵쿵쿵 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무기력하게 보이는 벤의 가슴이 심하게 쿵쿵거린다고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관객의 무의식을 자극한다.

좋은 영화라면 영화의 음악도 이렇게 디테일한 연출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찍은 단편영화에 어쩔수 없이 기존의 곡을 통째로 삽입하는 것이 아닌. 이러한 순간순간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음악이야 말로 진정한 영화 음악이다.

<전화를 끊은 벤은 뒤로 미끄러지더니 어느새 침대에 눕게된다>

꽤나 이터널 선샤인 같은 이런 몽환적인 표현. 수지가 자신을 떠나 다른남자를 만나지만 침대에 드러눕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벤의 심정을 적절하게 표현한다.

전화가 끊긴후 장소가 벤의 방으로 바뀌어 벤이 드러눕는다면 어떨까? 적어도 벤이 걸을 기운은 있구나라고 느껴질 수 있다. 이 표현과 비교하자면 현재의 표현 방법은 벤은 걸을 기운조차 없이 그저 침대에 드러누울 수 밖에 없다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영화의 전반에 걸쳐있는 벤의 무기력한 이미지에 딱 맞는 표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어떻게 표현한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아마 세트를 하나 만든 것 같다. 학교 복도처럼 보이는 곳 뒤에다 벤의 방바닥처럼 보이는 벽을 만들어서 이동차 같은곳에 벤을 올려놓고 후진하면 찍은 것이라 생각된다. cg를 이용한 기법 같지만 세트라면 미쟝센이라고 생각해서 제목에 썼다.

그리고 전화를 하는 컷은 전체적으로 꽤 긴 롱테이크에 ARC를 사용해서 촬영됐다. 전화를 거는 벤의 쓸쓸한 뒷모습에서 시작해서 얼굴에 환한 빛이 들어왔다가 수지와의 대화가 절망적으로 이어지자 어둡게 처리되는 벤의 얼굴과 젠킨스와 잤다는 그녀의 말을 들은 벤의 표정이 정확한 타이밍에 촬영되도록 구성된 훌륭한 샷이다.

실제로 많은 영화에서 이렇게 인물의 뒷모습에서 시작해서 앞으로 돌아가는 ARC의 샷을 많이 보여주는데 확실히 감정을 전달하는데 효과적인 문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터널 선샤인이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꿈에 대한 이야기와 꿈같은 이야기의 영화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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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인스포팅으로 10개가 넘는 포스팅을 해왔는데 드디어 이번이 마지막이다. 마지막 장면이라 클립한 동영상이 5분이나 되기도 하고 할 이야기가 참 많기도 하다.
먼저 음악 이야기를 해보자.

<벡비가 마크에게 담배연기를 내뿜는 순간 음악은 시작된다>

벡비가 내뿜는 담배연기를 마크가 맡는 7초부근부터 음악이 시작된다. 이 음악은 마지막까지 나오면서 앞으로 나올 모든 장면의 감정을 조절하고 있다.

먼저 7초부근부터 나오는 음악의 의미는 마크가 돈가방을 가지고 달아나야겠다는 결심을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영화를 보면 이 전의 장면에서 벡비가 술먹고 부딪힌 사람에게 시비를 걸고 피떡이 되게 두들겨 패고있는 동안 마크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채 계속해서 돈가방만을 바라보고 있다. 이 때를 틈타 도망갈까 고민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결국 도망가지 않고 담배를 가져오라는 벡비의 말투와 행동에서는 이미 이 패거리의 우두머리가 된 듯하다. 마크는 당연히 느꼈을 것이다. 벡비는 앞으로도 훨씬 심하게 대장 노릇을 하려고 할 것이다. 그 힘으로 모두를 굴복시킬 것이다. 벡비로부터 벗어나야한다.

이러한 마크의 결심을 감독은 음악의 시작으로 나타낸다.

<음악은 계속 이어지고 마크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가사가 시작된다>

7초에서 시작된 음악이 가사가 없는 약간 짠한 느낌의 음악이지만 마크가 침대에서 일어나는 35초부터는 일정한 리듬으로 읇조리는 듯한 가사가 추가된다. 그리고 이 가사는 앞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음악에서 긴장감을 추가한다. 벡비가 안고 자고있는 돈가방을 훔치기 위해 일어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크가 벡비의 팔을 잡는 순간 일정한 비트가 추가된다>

세면대에서 물을 마시고 돌아온 마크가 벡비의 팔을 들어 가방을 꺼내려는 순간 1분 43초경에는 긴장감의 최고조를 위해서 일정한 비트가 시작된다. 확실히 감독이 이 장면을 긴장되게 구성하기 위해 음악을 조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돈가방을 탈취한 마크가 벡비로 부터 떨어지는 10초간 음악은 또 바뀐다>

1분 45초경에 벡비가 가지고 있던 돈가방을 마크가 가져간다 그리고 잡고 있던 벡비의 팔을 놓는 10초정도의 시간동안 가사는 다시 사라진다. 그리고 방금전에 추가되었던 일정한 비트만이 음악을 장악한다.

집중력있게 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듯이 이 장면에서 긴장감은 최고조가 된다. 마치 심장이 뛰는 것 같은 비트소리가 화면을 장악하기 때문이다. 마크가 벡비의 팔을 놓고 떨어지는 순간에 다시 시작되는 가사는 더이상은 긴장감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마크의 성공의 기쁨을 음악이 표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도 이 음악은 3분정도 계속된다. 하지만 이 음악의 긴장감은 더이상 없다. 같은 음악이 계속되는데도 상황이 바뀜으로써 이제는 마크의 배신의 성공에 대한 기쁨을 화면 가득 채운다.

<감독은 화면을 옆으로 찍는다>

이 장면은 어떤 의도일까?
돈을 가지고 혼자서 유유히 사라지는 마크를 감독은 옆으로 찍는다. 마치 누워서 벽에 붙어 걸어가는 사람처럼...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도 표현한 것일까? 확실히 이 장면에서는 마크의 뛸뜻한 기쁨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인다. 벽에 붙어서 걸어갈 수 있을 만큼 나는 듯한 기쁨의 표현이 이 촬영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내부의 거울샷은 또 꽤나 의미가 깊다>

사실 위의 세장의 그림중 첫번째 그림의 클립한 동영상에서 나오는 부분이 아니다. 2009/04/07 - [video grammer] - 영상문법 - 관객을 영화안으로 초대하기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 의 장면의 바로 다음 장면으로 마크가 벡비와 식보이를 엿먹이겠다는 결심을 하는 장면이다. 식보이에게 도둑 맞을 것을 대비해서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혼자서 떠나겠다는 생각을 한것인지 마크는 자신의 여권을 사물함에 숨겨 놓는다.

사실 이 장면을 처음 봤을때 프레임인 프레임이나 반사된 장면을 통한 미쟝센으로 분석을 하려 했으나 할이야기가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 의미를 부여하기가 좀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의 세장을 나란히 붙여놓으니 제법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의 세장의 그림중 두번째 것만 외곽에서 촬영 되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영화의 제목 때문인지 영화는 반복되는 열차같은 이미지를 미쟝센으로 사용하곤 했다. 이 장면 역시 그런 맥락으로 파악해보자.

맨 처음의 그림과 세번째 그림중 반사가 아닌 실체가 화면의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고 그것을 양옆과 아래 쪽에서 반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두번째 그림의 경우 실체는 화면의 제일 가까운 쪽에 자리하고 반사는 오른쪽으로 멀어지며 나타난다. 나는 이것을 열차의 칸이라고 해석한다.

그런 미쟝센을 구상했을 경우 두번째에서 돈을 훔치는 것을 성공한 마크는 더이상 열차의 가운데에서 앞에서 이끄는대로 따라가는 수동적 인물이 아니다. 마크의 실체는 제일 앞에 있고 자신의 반사들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인 것이다. 스퍼드에게 돈을 놓아주는 이 장면은 그야말로 마크의 의지이며 능동적인 행동이다. 마약처럼 할수밖에 없어서 하는 행동과는 다르다. 하지만 처음에 여권을 숨기는 것은 식보이가 훔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완벽한 능동적 행동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이때는 아직 마크가 열차의 가운데 있어서 벡비와 식보이에게 이끌려 다닌다고 상징한다. 

생각해보자 분명 한번에 찍었을 이 세컷을 대니보일은 왜 가운데 장면만 앵글을 비틀어서 찍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의미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에 마크가 숨겨놓은 돈뭉치를 찾아내는 스퍼드의 장면역시 마찬가지다. 스퍼드는 아직도 열차의 가운데에 있다. 아직도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내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그리고 세상에 이끌리고 있다. 마크가 가져다준 돈을 잡는것도 자신이 얻은 것이 아니다 맨 앞열에 있는 마크가 이끌어 준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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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인스포팅을 보다보면 참 미쟝센이 뛰어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크가 좌약을 사가지고 혼자 돌아가는 씬에서의 뒤의 창문들이라던가 그의 방에 벽에 그려진 기차무늬라던가... 재기발랄한 표현양식을 위주로 분석해왔지만 이 작품의 미쟝센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벡비와 식보이를 겨우 쫓아냈는데 토미의 장례식 때문에 재회하게된 마크. 그리고 그들은 역시 또 마크의 돈으로 마약장사를 하자고 한다. 그리고 위의 장면이 마크의 돈으로 마약을 사서 누군가에게 비싼값으로 되팔러 가는장면이다. 이장면을 대니 보일이 어떻게 꾸며내고 있는지 보자

<마크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돈가방을 침대위에 올려놓고 방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들을 한컷으로 보여주기 위해 하이앵글로 촬영이 된다. 단 한컷으로 침묵이 계속되는 방의 긴장감을 보여준다. 그리고 한명을 문가에 앉히고 두목은 창가에서 밖의 동태를 살피는 위치를 설정함으로써 잠깐 지나가는 장면이지만 확실하게 방의 분위기를 설정하고 있다.

<기가 막히는 장면은 바로 여기다>

기가 막히는 장면은 바로 여기다.
마약을 가지고 안내자를 따라서 계단을 올라오는 마크일행의 등장을 실물로 보여주지 않는다. 마치 느와르 영화에서처럼 실루엣같은 효과를 내는 그림자로 그들의 등장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오른쪽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들의 실체는 왼쪽에서 등장한다.

<그림자에 이어서 그들도 모습을 드러낸다>

대충보고 넘어갈때는 아무생각 없이 지나가지만 잘생각해보면 확실하게 설정된 장면이라는걸 쉽게 알수 있다. 조명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흰벽에 그들의 그림자가 들어오게 하고 결국 그들의 실체가 들어오게 하는 방법. 이것으로 대니보일은 이 범죄 장면을 마치 느와르 영화처럼 만들고 있다. 비장한 음악이나 고속촬영같은 표현을 하는 것은 아니다. 트레인스포팅의 빠르고 무미건조한듯한 표현양식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순간적으로 재치있는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실 나도 이 장면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방금전에 우연히 찾아낸 것이다. 확실히 아무것도 아닌 장면에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좋은 표현방법을 찾아내는 대니보일의 노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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