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문법 - 미쟝센 <릴리 슈슈의 모든 것>

기타/video grammer 2009.03.06 17:00 Posted by sitarta GOTAMA SITARTA


이번 내용은 정말 너무나 명확하고 간단한 내용이다

호시노가 아오네코라는걸 알게된 피리아의 분노인지 하스미로서 호시노를 죽일 수 밖에 없었던지 아무튼 호시노를 살해한다
그리고 하스미는 죄책감에 자살을 생각한다

<자살 장면을 보여주려는 듯한 전형적인 카메라 무빙이 보여진다>

집안의 빈 풍경을 보여주는 방식... 문맥상으로도 그렇지만 이건 문법상으로 분명히 자살의 뉘앙스를 풍긴다
하지만 카메라가 찾아간 곳에서 하스미는 피아노를 치고 있다

<그리고 다시 천장부터 훑으면 자살한? 유이치가 보인다>

이번 샷이 정말 기가 막히다
피아노를 치고 있던 유이치의 뒷모습에서 컷이되고 카메라는 천장에서 부터 훑으며 아래로 고개를 내린다

저걸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윗벽에 얼굴이 가려진채 목부터 축 늘어진 하스미의 몸이 보여진다
누가봐도 목을 매단 하스미의 모습을 카메라는 아래로 천천히 보여준다

<하지만 하스미는 목을 매달지 않았다>

하지만 하스미는 죽지 않았다
이것은 죽을까 고민하는 그의 심경을 표현한다

이와이 슌지는 관객들에게 미리 거짓된 사실을 전달한다
하스미가 자살했다 목을 매달았다
하지만 그것은 곧 속임수였다는 것을 알게되고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하스미가 자살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관객들은 하스미가 죽은줄 속았지만 사실 하스미는 정말로 죽을까 고민했을 거라는 것을 단 한컷의 미쟝센으로 보여준다
윗벽에 의해서 잘려나간 머리 그리고 프레임으로 의도적으로 보여주지 않은 발
그래서 관객은 하스미의 목에 줄이 매달려 있는지 그의 발밑을 의자가 받혀주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우리가 보아온 이미지 대로 상상하고 그것을 믿게 된다
그리고 관객의 상상속에서 하스미는 죽었다

그리고 이 이후의 씬에서 하스미는 다시한번 어머니의 파마기계로 자살을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죽지 않는다
앞에서의 이 미장센 덕분에 뒤에서 하스미가 파마기계안에 얼굴을 집어넣는 행동을 자연스럽게 '자살'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역시 앞에서 포스팅한 2009/03/05 - [video grammer] - 영상문법 - 연관지어 말하기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에서 처럼 연관지어 말하기이다

이제 영화는 끝이났다
하지만 왜 호시노와 츠다는 죽고 쿠노와 하스미는 살아남았을까
릴리슈슈의 모든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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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카메라는 무엇인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가상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한 신의 시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감독은 이 카메라의 지점을 선택하고 보여주는 지속시간을 조절하여 영화를 조율한다
감독은 신이며 카메라는 그의 시점이다

하지만 때때로 영화에서는 카메라의 시점을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물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 특정인물의 시점샷이 그렇고 스릴러물에 가끔씩 등장하는 cctv 샷이 그렇다 물론 릴리슈슈의 모든것에 나오는 핸디캠 샷도 완전히 처음보는 표현 양식은 아니다

형식의 특성으로 아주 유명한 영화 블레어 윗치에서 대대적으로 도입한 방식이다
촬영의 리얼리티를 위해 사실상 등장하지 않는 카메라로 찍는 것이 아니라 서툴고 거칠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핸디캠으로 촬영하는 것이다
필자가 아직 블레어 윗치를 완벽하게 분석해보질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의 오키나와 시퀀스는 완벽하게 블레어 윗치를 오마쥬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키나와 시퀀스는 모두 핸디캠으로 촬영된다>

이건 사실 놀라운 일이다
영화의 몇십분동안을 토할정도의 흔들림속에서 보여진다는 것이...
현대의 관객이 영화에 상당히 익숙하기 때문에 받아들여질 수 있는 문체이지만 이 영화가 나왔을 당시에는 그렇게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블레어 윗치처럼 이와이 슌지는 핸디캠을 여러대 장착한다>

핸디캠이 아무리 흔들려도 한대라면 여러 각도에서 보여줄 수 없다
그것을 위해 이와이 슌지는 유이치의 일행에게도 여러대를 그리고 오키나와 여행사의 여직원에게도 한대의 핸디캠을 보급함으로써 촬영의 다각도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역시 이러한 촬영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 핸디캠의 촬영에 모든 것을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모르겠다 실제로 이들이 들고 있는 핸디캠의 촬영본을 영화에 사용한 것인지 아니면 이쪽 컷과 저쪽컷을 나눠서 프로 카메라맨이 촬영한 것인지 (하지만 역시 전자라고 생각한다 후자는 너무나 힘든 방법이며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노리던 현장감이라는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사운드의 경우 핸디캠으로는 잡아 낼 수 없는 깨끗한 음질이다 분명히 오디오는 따로 동시녹음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영화의 컷을 보면 같은 각도에서 보여지는 컷인데도 지속되지 않고 점프 컷이 보여진다 동영상의 24초 부근부터를 보도록 하자
오키나와의 도인같은 아저씨가 말하는 장면이 분명히 연속하는 대사인데도 불구하고 중간에 점프컷으로 편집된다 이것은 위의 두번째 사진에서 보여지듯이 아저씨가 말하는 것을 2명이 촬영하고 있다는 데서 얻을 수 있는 편집법이긴 하다
하지만 굳이 그것을 약간의 각도가 틀어지는 점프컷으로 편집 할 이유는 있었을까라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이와이 슌지는 이 시퀀스가 완벽하게 새로운 문체이길 원했다

<여성의 엉덩이를 클로즈업한다>

이와이 슌지는 어째서 오키나와 시퀀스에 이런 촬영과 편집을 감행하는가
영화의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 오키나와 시퀀스는 상당히 중요하다
영화를 전반과 후반으로 가를 수 있는 시퀀스이며 호시노가 변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게 되는 장면이다

그리고 장소 역시 전혀 다른곳 바로 오키나와이다
그래서 생각하지 않았을까 이곳의 이야기는 고전적 헐리우드 스타일이 아닌(이와이 슌지가 완전하게 그렇지는 않지만) 새로운 문체로 이야기 해보면 어떨까 하고

마치 이 영화의 스토리를 이야기 하다가 이 오키나와의 장면들은 오키나와의 방언으로 이야기 하는 것 처럼 전혀 새로운 문체를 구성하고 있다
이 핸디캠의 사용으로 오키나와 시퀀스는 고전적 헐리우드 스타일이 가져야하는 보편적인 진리들을 모두 버려버릴 수 있다
180도 법칙, 연속 편집, 시점샷과 반응샷,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서 고전적 헐리우드 스타일이 가지는 단점을 버려버릴 수 있다
바로 현대에 와서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이 어쩔수 없이 생각하는 이것은 영화이며 허구일 뿐이다라는 생각을 모두 던져 버릴 수 있게 만든다

결국 핸디캠의 촬영으로 많은 관객들에게는 멀미를 안겨줬을지는 모르지만 기존의 방식이 가지지 못한 현장감을 전해줄 수 있었다 그것은 이와이 슌지가 여지껏 대대적으로 사용하던 핸드헬드로도 흉내낼 수 없을 정도의 파괴력이다
그리고 이러한 촬영법으로 이 시퀀스를 전혀 다른 문체로 표현 한 것이다
마치 초등학생들의 이야기를 채팅용어를 사용해서 설명 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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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의 시점샷을 1인칭 시점이라고 한다면 음악의 사용에도 분명히 1인칭 시점(청점이라고 해야하나)이 존재한다 시점샷이 특정인물의 눈을 통해서 보여주는 장면이라면 1인칭의 음이란 특정인물에게만 들리는 것이다 이와이 슌지는 여기서 이것을 사용한다

위의 동영상은 유이치가 혼자서 cd를 훔치다 걸리고 그것 때문에 학교에 알려진 것에 대한 호시노의 보복행위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사용되는 음악이다
호시노의 전화를 받기 전 유이치는 혼자 방에서 릴리슈슈의 음악을 듣고 있었다
위의 영상에는 포함되어있지 않지만 그때 슌지는 그것을 ost가 아닌 1인칭으로 사용한다 즉, 유이치가 헤드폰을 끼고 있을때는 크게 들리던 음악이 호시노의 전화를 받기 위해서 헤드폰을 벗자 아주 조그맣게 현장음에 섞여서 들려온다
이 음악은 관객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유이치가 듣고 있는 음악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시점샷보다도 훨씬더 감정적으로 관객을 유이치의 시점으로 만든다

그리고 호시노에게 불려가서 얻어맞기 시작한다

<유이치가 한참을 맞던 도중 릴리슈슈의 음악이 시작된다>

계속해서 같은반 친구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고 있는 유이치
클립해놓은 동영상의 10초 부근부터 유이치가 호시노의 전화를 받기 전에 듣고 있던 음악이 다시 흘러나온다 'I see you, you see me'라는 가사가...

<그리고 노래소리는 모든 소리를 잡아삼킬 만큼 커진다>

유이치의 의식이 이미 여기서는 멀리 사라진듯 카메라의 초점이 잘 맞지 않고 릴리슈슈의 음악은 아주 커다랗게 울려서 현장음을 집어 삼킨다
미리 이야기하지만 이 릴리슈슈의 노래는 유이치의 머릿속에서 울리는 것이다
집단구타를 당하고 있는 유이치가 현실 도피를 하기 위해서 릴리슈슈로부터 에테르를 제공 받고 있는 것이다

<호시노가 cd를 부숴버리자 음악은 멈춘다>

이것이 단순한 bgm이었다면 어째서 호시노가 cd를 부술 타이밍에 맞춰서 딱 끊긴 것일까 리듬감있는 편집을 위해 이렇게 했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단순한 작업이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cd가 부숴졌을때 음악이 끊긴 것은 음악이 이 cd에서 흘러나왔다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는 이 cd는 재생되고 있지 않았다 케이스 안에 담겨 있었지
하지만 릴리슈슈의 음악의 원천은 바로 이 cd였던 것이다 그리고 유이치의 마음속에서 현실도피를 위해 울리던 릴리슈슈의 음악이 cd의 파괴로 인해 멈춰버린 것이다

단순하게 cd가 파괴되어 논리적으로 음악이 나올 수 없는게 아니라 유이치의 릴리슈슈로의 도피가 부서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호시노의 릴리슈슈에 대한 통제는 유이치가 그를 살해하는데 가장 원천적인 동기를 부여했을 수도 있다

유이치가 맞기 시작하면서 부터 울리던 음악은 그의 마음속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관객에게 들리는 그것은 bgm이 아닌 마음의 외침이었다
하지만 부숴지고 유이치는 훨씬 심한 꼴을 당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장면의 촬영과 편집이다
사실 촬영같은 경우는 이영화의 수많은 부분에서 핸드헬드와 점프컷이 이루어지므로 특별할 것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장면에서 이와이 슌지는 의도적으로 발로 찍고 있다 일부러 카메라를 좌우로 흔들고 일부러 수평이 틀어졌다 돌아왔다 한다 이것은 핸드헬드의 가장 강력한 효과이지만 이미 영화에 충분히 익숙한 관객에게 다듬어 지지 않은 현장성을 제공한다

촬영이야 그렇다치고 놀라운건 조명이다
이전에도 릴리슈슈의 밤 촬영은 계속해서 이렇게 카메라에 달린 불빛으로 조명을 제공 받는다 카메라가 비추는 곳에만 빛이 들어간다
이러한 조명법은 이터널 선샤인에서 미쉘 공드리도 사용하는데 굉장히 쓰이지 않는 방법이다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꿈속 장면이라고 허용범위안에 있다고 치지만 이 현실성 없는 조명은 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이러한 조명이 어째서 관객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지는가

나는 이 조명이 현실성이 없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인 조명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조명법은 마치 카메라의 시점으로 후레쉬를 비추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나는 전에 카메라란 영화속에 존재하던 안하던 누군가의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명은 마치 그 무리속에 있는 누군가가 후레쉬로 그 장면을 보는 것 같은 현장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실제로 존재하는 누군가가 아닌)

만약 일반적인 경우라면 여러대의 조명을 쳐서 전체적으로 어둡지만 모든 곳을 구분할 수 있을정도의 밝기로 조명을 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방법은 너무나 현실적이기 때문에 관객을 그 장소로 옮겨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카메라가 비추는 곳만이 후레쉬로 비추는 것처럼 밝아진다면 관객은 마치 내가 그 장소에 있는 것처럼 그 모든 상황을 열심히 눈으로 쫓아야한다
그러므로 이것이 현실성 없는 현장감있는 조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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