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는 수많은 씬 수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을 말하는 방법과 순서는 모두 감독의 몫이다
실제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와이 슌지가 어떻게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하는지 보자

<츠다와 유이치는 통화를 하고 있다>

 츠다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부탁받아서 츠다에게 전화해 만날 약속을 잡는 유이치
하지만 츠다는 혹시 호시노의 용건이냐며 남자를 손님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슬픈말을 아무렇지 않게 남긴다

<그리고 다시 전화가 걸려온다>

원래 처음에 유이치가 전화를 걸어서 말한다
그리고 츠다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온다
내가 클립해놓은 동영상은 츠다가 걸어서 통화하는 내용부터이다
전화를 끊고 유이치에게 다시한번 전화가 온다
관객과 유이치 모두 츠다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직후 전화기를 내동댕이치는 츠다의 컷이 보여지고 유이치는 갑자기 일어나 심각한 태도로 전화를 받는다

분명히 이와이 슌지는 여기에서 유이치에게 걸려온 전화는 누구일까? 라는 순간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질문을 앞의 츠다와의 전화를 통해서 잠시 츠다의 전화라고 속인후에 묻고 있다

<호시노의 전화였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관객은 전화가 누구였는지 통화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너무 쉽게 알아 낼 수 있다
전화의 직후 유이치는 쿠노를 호시노에게 불러준다
전화를 건것은 호시노였으며 쿠노를 불러오라는 명령이었다

관객이 영화에 생략된 이야기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알수 있는 것은 이와이 슌지가 모든 상황을 연관지어서 말하기 때문이다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의 이야기들은 모두 연관지어 있다
이것은 중학생들의 삶이 항상 친구들과 얽힌다는 메타포를 담는 영화의 이야기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호시노가 아오네코라는걸 아직은 관객이 모르기 때문에 아오네코가 말하는 첫사랑의 그녀를 쿠노라고 연관지을 수는 없지만 이 전의 합창 씬과 이장면은 충분히 연관이 가능하다
심각한 눈빛으로 합창단을(쿠노를) 바라보는 호시노의 눈빛의 의미가 이 장면에서 확실해진다 그는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쿠노를 유인해서 강간하고 비디오로 찍는 장면을 통해서 역으로 츠다가 당했던 일을 관객이 유추할수 있게 해준다 이것 역시 쿠노와 츠다의 이야기를 연관지어주는 덕분이다
유이치가 통화하던 츠다와 거의 동일선상에서 호시노의 전화로 불려온 쿠노... 이러한 장면의 배치를 어떻게 우연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겉으로 보기엔 츠다에게 걸려온 전화인것 같은 단순한 속임수 이지만 감독이 노리는 의미는 바로 모든 사건의 연관이다
그리고 츠다, 쿠노, 호시노에 연관되어 있는 유이치는 그저 눈물을 흘리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에게 연관되어 죄책감과 괴로움만이 유이치에게 계속해서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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