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와 앨리스 시간의 압축 확장때 확장때 주로 이야기 했던 평행 편집부분이다
이 영상에 나와있는 것처럼 다른장소의 이야기들을 교차로 보여준다고 해서 교차편집이라고 편하게 부르기도 한다

영화의 대부분의 장면은 사실 한장면이 쭉 보여지고 그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것은 주로 영화의 주인공을 따라서 사건이 흘러가기 때문에 카메라는 주인공을 계속 비춰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물은 매우 많으며 사실상 주인공이 여러명인 영화도 많다
그러므로 감독은 동시에 일어나는 일을 교차로 보여준다는 선택을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선택으로 많은 영화적 메시지와 감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

첨부한 동영상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비극과 희극을 교차한다는데 있다.
이것은 R.ef의 이별공식의 가사에서 처럼 햇빛 눈이 부신날의 이별은 비오는날 보다 심하고 작은 표정과 눈물을 감출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노래한 것과 비슷하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이부분에서 만담을 하러 올라가기 전에 그리고 이미 무대에서는 만담이 펼쳐지고 있는데 무대 뒷편에서는 너무나 슬프게 우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던져준것이다. 이것은 사실상 무대위의 희극과 대비되어 더 가슴아프게 느껴진다는 것이 문법적으로 맞는 것 같지만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아니다.
관객들의 감정이 슬퍼하는 하나에게 완전히 몰입해야 하는데 중간중간에 희극장면을 넣는다는 것은 감히 편집하기 두려운 일일 것이다.
아무튼 이와이 슌지는 그렇게 편집을 했고 나는 꽤 성공적이게 장면이 완성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무대뒤와 무대위의 만담이 교차편집 된다>


그리고 이부분에서 조금더 디테일한 사운드 편집 장면이 들어가있다
이 교차편집은 다른장소지만 사실은 무대위의 소리가 들릴만큼의 가까운 거리이므로 무대위의 소리가 뒷쪽까지도 완전히 전달된다
하지만 이와이 슌지는 이 무대위의 사운드를 선택적으로 무대뒤쪽에 들려준다
처음에는 만담이 없어서 전혀 들리지 않던 무대위의 소리가 1분 55초경을 보면 분명히 하나의 울음위로 들려온다.
하지만 하나의 울음이 극에 달하는 1분 59초의 순간에는 음악만을 들려주고 순간적으로 무대위의 소리를 들려주지 않는다.

<하나의 울음이 폭발하는 순간 음악이외의 사운드는 들리지 않는다>

이것은 대단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 영화를 보던 대부분의 관객은 그 짧은 순간에 밖의 소리를 인위적으로 차단하여 하나의 슬픔을 극대화 시킨것을 모르고 지나가기 때문이다.
그저 하나의 슬픔이 극에 달하고 울음을 꿀꺽 삼키는 듯한 느낌만을 받을 뿐이다
그리고 다시 교차편집이 되며 다시 무대뒤의 하나의 샷에서는 무대위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단 한컷만이 무대위의 사운드를 차단시켜준다
이것은 역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지만 굉장히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서 감독은 2분 11초경에 나오는 하나의 단독 클로즈업 샷까지는 무대위의 소리를 들려주지만 2분 16초경부터는 하나의 대사가 시작되고 다시금 무대위의 소리를 차단시켜 준다

이 사운드 편집을 종합해서 설명하면
사실 처음부터 무대위의 사운드를 차단하고 시작했다. 무대위의 소리는 이야기를 시작하는 하나에게의 관객몰입을 방해하는 것이었고 들려줄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하나가 말을하다가 울기 시작하고 이제서야 무대위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한순간 울음이 극에 달하는 순간 무대위의 소리를 차단하지만 다시 들려주고 결국 하나가 다시 이야기를 하는 순간부터는 다시 무대위의 소리를 차단해 준다.

이 하나가 우는순간 무대뒤로 전달해준 만담의 사운드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이것은 하나의 이야기가 끊기고 우는 순간 그녀의 귀로 들려오는 만담소리가 하나에게 더 큰 슬픔과 창피함을 전달해준다는 감정적인 편집이라고 말하고 싶다
실제로 슬픔이 극에 달하는 순간에는 만담소리가 그녀에게 들리지 않고 이야기를 다시 시 작하는 시점에는 만담의 소리를 들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하나의 감정에 치우친 편집이라고 생각하지만 관객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하나가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 무대위의 만담이 들려오고 이것은 위에서 말한대로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하나의 슬픔을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씨네마틱에 기사화된 글입니다>


이 장면은 러브레터 이후 아오이 유우를 우리나에 격하게 알린 이와이 슌지의 하나와 앨리스 라는 영화의 첫 부분이다

오늘 소개할 내용은 영화의 편집과 시간의 관계에 대해서이다
위의 동영상 내용을 설명하기전에 먼저 기본적으로 영화에서 어떤식으로 시간을 다루는지에 대해서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

장편영화를 90분정도라고 치면 영화밖에서의 시간은 말그대로 리얼타임 즉, 90분이 된다.
하지만 영화 안에서의 시간은? 말그대로 며칠이 될수도 있고 몇년이 될수도 있고 심지어는 몇백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영화도 간혹 있다.
이런식으로 대부분의 영화는 스토리상의 시간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물론 90분의 시간동안 똑같이 90분을 보여줄수도 있으며 흔치 않게 90분동안 더 짧은시간 예를들어 단 5분간의 시간만 보여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영화들이 존재하며 실험정신으로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시간의 압축과 확장은 어떻게 하는가?
간단하게 말하자면 편집을 통해서 이다
시간의 확장은 오히려 간단한 편이다 90분동안 보여주고 사실은 5분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시계를 보여주면 된다(영화안에서)
물론 5분동안 일어날 수 없는 사건들을 다루는 것은 너무 뻥같아서 안되겠지만 실제로 시간확장류의 영화들은 말도 안되는 사건들을 더 짧은시간안에 이루었다고 표현할수도 있다
시간 확장의 똑같은 방법은 평행편집이다
5분동안 일어나는 일 18개를 적당히 섞어서 보여준다고 생각해보자
5x18 = 90 즉, 90분을 보여줄수 있다
이것은 리얼타임이므로 4~5개 정도의 사건을 뒤죽박죽 보여주고 스토리상 플래쉬 백이라던지 그런것으로 보여준 장면을 반복함으로써 90분을 채울수도 있다

그렇다면 시간의 압축은? 기본적으로 영화에서 행해지는 것이므로 더 디테일하게 작업된다
대부분의 영화가 90분보다 훨씬 긴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그러므로 영화는 매씬마다 매순간마다 시간을 압축한다고 볼수 있다
기본적으로 영화가 씬이 나뉘어 지는 이유가 바로 시간의 압축이다
씬의 정의가 무엇인가? 바로 시간이나 장소가 바뀌어지면 씬이 바뀐다는 것이다
시간이 바뀐다는 것은 중간의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며 씬이야 말로 시간 압축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그리고 한 씬 안에서 시간을 압축하는 수단이 있다 바로 편집이다.
이번에 소개할 내용은 바로 이것에 관해서이다
내가 첨부한 동영상을 보면 처음에 하나와 앨리스가 앞뒤로 열심히 걷고 있다
그리고 컷이 바뀌고 전철역이 나오고 화면멀리서 화면안으로 하나와 앨리스가 뛰어들어온다

<화면안으로 뛰어들어오는 하나와 앨리스>


어째서 그녀들은 굳이 화면밖에서 안으로 뛰어들어오는가 (프레임 인 하는가?)
결론을 이야기하면 시간의 압축이다
처음에 하나와 앨리스가 걷고 있는 곳은 길거리이다 그장면에서 그녀들은 어떤 문이나 건물을 만나지 않았다
그런데 다음장면에서 바로 기차역안에 들어와 있다면? 그것은 관객을 놀라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들은 길거리에 있다가 컷이 바뀌고 2~3초후에 화면안으로 들어옴으로써 그 중간의 시간을 뛰어넘는다

같은 방식으로 또 그녀들은 화면밖으로 사라진다 (프레임 아웃한다)
그리고 컷이 되고 그녀들은 또 밑에서 부터 위로 화면안으로 들어온다 육교를 올라온 것이다

<화면 안으로 밑에서 뛰어들어오는 하나와 앨리스>


여기서도 똑같은 시간 압축이 행해진다 실제로 육교를 올라오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아무리  빠르고 체력이 좋은 여고생이라도 10초는 걸리지 않을까?
10초동안 육교를 오르는 모습을 보여줄수는 없다 그래서 이렇게 편집된다
문안으로 들어와서 왼쪽으로 뛰어사라진 컷직후 그녀들은 육교를 오르고 있다
그리고 컷이 된후 화면밑에서부터 등장하기 전까지 그녀들은 육교를 오르고 있었다
단순한 표현이지만 이런식으로 모든 영화는 시간을 압축한다

다시한번 그녀들은 육교를 오른후 화면 오른쪽으로 빠져나간다
이번에는 그 직후 전철의 역이름이 표시된 판이 보여진다 (사실 이 장면은 영화에서 어떤 텍스트적 의미도 없다고 볼수 있다)

<그녀들이 육교위를 뛰어가고 역의 간판이 보여진다>


<그리고 나온 컷에서 그녀들은 화면안으로 들어오지도 더이상 뛰고 있지 않다
멈추어 서있다>

생각해보자 만약 그녀들이 육교를 뛰어올라와 오른쪽 화면밖으로 뛰어 사라진후 컷이 되고 역이름이 나오지 않고 바로 육교를 내려와 멈춰서 있는 모습이 나온다면?
사실 그녀들은 화면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시간압축이라고 볼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을 그렇게 편집할수도 있다
하지만 계속 뛰다가 갑자기 멈춰서있는 그 쌩뚱맞은 느낌은 지울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감독은 그 사이에 그녀들이 이미 육교를 내려와서 입김을 불며 장난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전철역의 이름이 표시된 설정샷을 집어 넣는다

사실 방금 설명한 마지막 컷은 시간의 압축을 위해서라면 굳이 집어 넣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시간을 압축한다고 그냥 마구마구 해버린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장르적 씬별 느낌에 맞게 압축해야 한다
이와이 슌지는 달리로 촬영한 전철역 이름 설정샷 하나를 넣음으로써 그녀들이 육교를 뛰어내려와 숨을 고르고 입김을 불며 장난을 칠수 있는 시간을 리드미컬한 시처럼 압축했다

바로 이것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연출할때 신경써야할 부분이다
영화의 시간적 압축은 영화의 리듬을 만든다
리드미컬하지 않은 영화는 딱딱하고 머리아픈 책을 읽는것 만큼이나 재미 없다



<씨네마틱에 기사화된 글입니다>


 


대부분 아는 내용이지만 180도 법칙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하면

화면안에서 왼쪽을 보는 사람은 계속해서 왼쪽을 봐야한다이다

시선과 동선의 일치를 위해서 한방향으로 향하던 사람은 계속 그 방향을 향해야 관객에게 혼란을 주지 않는다는 전형적인 영화의 가장 기본적인 문법이다

고전적 헐리우드 스타일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어졌으며 사실상 연속편집의 체계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99퍼센트가 이 법칙을 따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 작가들중에 (감독을 작가라고 부르는게 나는 좋다) 연속편집의 틀과 180도 법칙을 가장 잘 무너뜨린 사람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 이와이 슌지를 선택하겠다

 

이 동영상은 이와이 슌지 감독의 대표작 러브레터의 한장면이다

화면에 등장하는 와타나베 히로코는 죽은 남자친구의 앨범에서 발견한 글자를 급하게 손목에 따라적는다

<손목에 앨범에서 발견한 주소를 적는 히로코>



여기서 내가 소개하고 싶은 것은 이 펜을 찾기 위한 장면의 편집이다
이 장면에서 이와이 슌지는 연속편집의 체계를 무너뜨린 점프컷을 사용하고 180도 법칙을 어기고 있다

이것은 그녀의 급한 상황을 표현하려 한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분석할 수 있으며 현대의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 '점프컷'을 인물의 불안감을 표현하는 것이 이제는 문법화 되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아무튼 이 동영상의 18초 부근에 와타나베 히로꼬는 한번은 왼쪽으로 뛰고 그 직후 음악과 함께 컷이 되고 오른쪽 카메라 멀리로 뛰어간다 이것은 분명히 180도 법칙을 위반한 것이고 결코 튀어보인다거나 허접해 보이지 않고 감독의 의도를 명백히 드러낸다.

<펜을 찾는 연속 컷 하지만 하나는 왼편을 향하고 그직후의 컷은 오른쪽을 향한다>



물론 이런 문법을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아 그녀가 급박하게 무엇을 찾고 있구나라는 문맥을 가장 적정하게 표현하기 위한 성공적인 방법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또 그녀의 생각하는 표정에서 조그맣게 시작된 음악이 후지이 이츠키의 어머니가 들어옴으로써 급박하게 꺼짐으로써 이  음악이 단순히 그녀의 급박한 심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그녀가 움직이는 장면이 컷편집 될 때마다 음악이 맞춰진 것도 형식과 표현적인 면에서 일관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180도 법칙은 모든 영화에서 99퍼센트가 맞게 찍히기 때문에 이것을 지키는 것 보다는 이 것을 어떻게 어겨야 하는가를 공부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영화에서는 이 법칙이 무시되는 경우가 왕왕 있으므로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건강에 좋을 듯 싶다.


<씨네마틱에 기사화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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