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는 접속사라는게 있다
그리고 그러나 그래서...
하지만 이런 접속사를 압축하는 문장도 또한 만들 수 있다

'나는 그녀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모른다'
'내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그녀는 모른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영상에서도 접속사를 생략할 수 있다

첨부한 영상 23~24초 부근의 씬이 넘어가는 부분을 집중력있게 보자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것이다

<남자는 편집부에는 이야기 할수 없다고 말한다>

제니의 부친과 기자의 대화이다
정확히 무슨 내용이 오고갔는지는 모르지만 맥락상 제니의 부친으로 부터 그녀가 콩쿨에 나갈 수 있게 언론의 노출을 요구한 듯 싶다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기자에 말에 자리에서 일어난 제니의 부친에게 교도소장이 할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아쉬운 소리를 내뱉는다 하지만 편집부에 말할수는 없다는 말을 하고 제니의 부친은 아무말 없이 자리를 떠난다

<현장음이 커지면서 이후의 농구장의 소리와 겹쳐진다>

제니의 부친이 자리를 뜨자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는 기자
그위로 계속해서 들려오던 현장음이 조금씩 커지고 그것은 농구장의 환호소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 부분이 바로 사운드 디죨브이며 이번 포스팅의 핵심이다

<편집부에는 말 못하지만 어째서인지 기자는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다>

편집부에 말할 수 없다는 기자는 왠일인지 교도소에 와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다
크뤼거와 그녀가 가르치는 제니의 기사를 쓰러 온듯...
앞에서 편집부에 말할수 없다던 씬과 상반된 이 씬을 연결한 사운드 디죨브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이 두씬의 이야기의 텍스트적 의미를 생각해보자
제니의 부친이 기자에게 기사를 써주기를 부탁했지만 기자는 편집부에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기자는 어째서인지 교도소에 가서 크뤼거와 제니를 취재하려고 한다
이런 의미로 정리할 수 있다
나는 일부러 위의 문장에 '하지만'이라는 접속사를 사용했지만 사실은 접속사를 사용하지 않는게 맞다 왜냐하면 영상이 그렇게 편집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하지만'이라는 접속사를 영상으로 표현한다면 아마 교도소의 전경샷이나 하는 설정샹이 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 취재하러온 기자의 모습으로 넘어왔을 거다

하지만 앞씬의 현장음을 점점 크게 키워 뒷씬과의 사운드를 연결시켜버린 이 편집으로 이 두씬의 거리는 훨씬 가까워지게 된다
'하지만'이라는 접속사로 이야기를 한숨 쉴수 있는 타이밍이 없이 바로 취재를 하려고 온 기자의 모습이 보여지기 때문이다
'기자는 편집부에 말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크뤼거와 제니를 취재하러 나타났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이 영상에 가장 적합한 텍스트일 것이다

그리고 현장음과 이어지는 농구장의 환호소리가 마치 '오~ 그래? 과연 편집부에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고 들리는 것 같지 않은가? 이렇게 느끼는 것은 조금 과장 해석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나는 감독의 의도가 있었다는 가능성을 전혀 배재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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