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언어를 진짜 언어와 대치 시켜서 생각했을때
영상 문법에도 직설 은유 과장법 같은 것들이 있다
그 중 과장법은 거의 코메디 장르에서 사용된다

위의 영상은 '우리개 이야기'라는 영화의 한 에피소드로서
개밥 광고의 콘티를 만들어낸 감독에게 계속해서 콘티의 수정을 요구하는 이야기이다

처음으로 가져간 콘티는 무척 훌륭했지만
<처음의 정상적인 광고>

클라이언트의 매니저 같은 사람이 여주인공의 섹시 의상을 요구하고
<섹시의상으로 변경된 광고>

클라이언트가 자기네 사장이 엔카(일본의 트롯)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BGM을 엔카로 바꾸고 여배우의 매니저가 자기네 배우의 이미지샷으로 채워달라고 하고
<엔카를 깔고 여주인공의 이미지샷으로 채워진 광고>

마지막으로 클라이언트가 개밥에 들어간 좋은 원료들을 자막으로 넣어달라고 요구한다
<마지막에 좋은 원료의 자막을 넣은 광고>

결국 만들어진 영상은 엔카 BGM에 바다에서 뛰노는 여배우의 이미지샷에 화면을 가득채우는 조잡한 자막으로 채워지고 마지막에 이상한 흑인 트리오 셋이서 춤을추며 끝맺게 된다

실제로 광고가 저렇게 웃기게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말 클라이언트와 일을 하다보면 이런식의 어처구니 없는 요구가 받아들여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 영화는 이러한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수정되는 부분들에다 과장에 과장을 더하여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이러한 과장법식 코메디에는 주인공도 굉장히 과장스러운 연기를 하는것이 일반적인데
여기 주인공은 처음부터 진지하고 낮은 어조로 이야기한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암담하고 인생이 코메디같은지를 역설하기 위해 이 에피소드의 표현 방식은 오직 광고만이 과장스럽게 바뀐다는 설정을 하고 있다

과장법은 웃음을 유발하는 훌륭한 효과를 보이지만 과하면 우스워지고 징그러워지는 수가 있다 또한 스토리의 진실성을 잃어버릴 우려가 있다
하지만 우리개 이야기에서는 결코 그 진실성을 잃지 않는다
이것은 영화의 한 에피소드일 뿐이고 영화의 전반을 꽤 뚫는 진실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결코 지나친 과장은 하지 않는다

결국 이 에피소드는 진지하게 CF를 만드는 감독과 반대편에서 진지하게 그들의 무리한 요구를 제안하는 사람들
그로인해 어처구니 없이 만들어지는 CF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어처구니 없이 요구하는 관계자들이 너무나 진지 하기 때문에 이 에피소드는 실제의 이야기와 같은 진실성을 가지고 결과물에대해 큰 웃음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과장법은 앞에서 말했듯이 코메디 장르에서 주로 쓰인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러한 과장으로 도배되어있는 훌륭한 영화들을 소개하겠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나 미국식 패러디 영화들을 봐서 다들 알지 않는가? 훗

<씨네마틱에 기사화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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