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내용은 정말 너무나 명확하고 간단한 내용이다

호시노가 아오네코라는걸 알게된 피리아의 분노인지 하스미로서 호시노를 죽일 수 밖에 없었던지 아무튼 호시노를 살해한다
그리고 하스미는 죄책감에 자살을 생각한다

<자살 장면을 보여주려는 듯한 전형적인 카메라 무빙이 보여진다>

집안의 빈 풍경을 보여주는 방식... 문맥상으로도 그렇지만 이건 문법상으로 분명히 자살의 뉘앙스를 풍긴다
하지만 카메라가 찾아간 곳에서 하스미는 피아노를 치고 있다

<그리고 다시 천장부터 훑으면 자살한? 유이치가 보인다>

이번 샷이 정말 기가 막히다
피아노를 치고 있던 유이치의 뒷모습에서 컷이되고 카메라는 천장에서 부터 훑으며 아래로 고개를 내린다

저걸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윗벽에 얼굴이 가려진채 목부터 축 늘어진 하스미의 몸이 보여진다
누가봐도 목을 매단 하스미의 모습을 카메라는 아래로 천천히 보여준다

<하지만 하스미는 목을 매달지 않았다>

하지만 하스미는 죽지 않았다
이것은 죽을까 고민하는 그의 심경을 표현한다

이와이 슌지는 관객들에게 미리 거짓된 사실을 전달한다
하스미가 자살했다 목을 매달았다
하지만 그것은 곧 속임수였다는 것을 알게되고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하스미가 자살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관객들은 하스미가 죽은줄 속았지만 사실 하스미는 정말로 죽을까 고민했을 거라는 것을 단 한컷의 미쟝센으로 보여준다
윗벽에 의해서 잘려나간 머리 그리고 프레임으로 의도적으로 보여주지 않은 발
그래서 관객은 하스미의 목에 줄이 매달려 있는지 그의 발밑을 의자가 받혀주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우리가 보아온 이미지 대로 상상하고 그것을 믿게 된다
그리고 관객의 상상속에서 하스미는 죽었다

그리고 이 이후의 씬에서 하스미는 다시한번 어머니의 파마기계로 자살을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죽지 않는다
앞에서의 이 미장센 덕분에 뒤에서 하스미가 파마기계안에 얼굴을 집어넣는 행동을 자연스럽게 '자살'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역시 앞에서 포스팅한 2009/03/05 - [video grammer] - 영상문법 - 연관지어 말하기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에서 처럼 연관지어 말하기이다

이제 영화는 끝이났다
하지만 왜 호시노와 츠다는 죽고 쿠노와 하스미는 살아남았을까
릴리슈슈의 모든것은 무엇일까


이 장면은 둘다 기억을 잃고 몬톡에서 만나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장면이다
조엘에 대한 모든 기억을 잃은 클레멘타인은 또다시 그를 얼어버린 호수위로 데려온다
이 장면은 내가 굳이 이러저러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될만큼 명확하고 아름답다
영화의 구도란 그 안에 나오는 피사체와 펼쳐지는 이야기와 관계 없이 특정한 느낌을 주게끔 설정 될 수 있다
그것이 미쟝센 - 구도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얼음위에 나란히 누운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프레임의 한가운데도 가장자리도 아닌 오른쪽으로 약간 치우쳐진 곳에 살짝 대각선으로 틀어져 누워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 무엇이 크게 충격을 줬는지 한 포인트로부터 얼음은 사방으로 균열이 가있다
그 포인트는 마침 그들의 발 끝과 비슷한 라인 위치에 있으며 서로의 위치를 방해하지 않고 아주 잘 어울리게 그려져 있다

이것은 아마 한폭의 그림일 것이다
얼음위에 누워있는 둘의 그림을 아름답게 그려보라고 한뒤에 그대로 만들어서 찍은 것이 아닐까
얼음의 깨진 균열이 마치 눈의 결정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위에서 무거운 것이 떨어진듯이 보아 이것은 제작진이 고의적으로 만들어낸 균열일 것이다
이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기 위해 몇번이고 실험해서 만들어냈을 것이다
가만히 보면 조명도 그들의 주위에는 약간 어둡게 들어간다
마치 하늘의 달빛이 그들만 비춰주듯이 불공평하게 들어간 조명으로 이 그림을 더 집중력있게 한다

<카메라는 살짝 그들의 머리위로 움직인다>

둘이 눕고 처음에는 그들이 프레임의 아래위 딱 중간에 위치한다
하지만 천천히 카메라가 움직여서 그들은 적당한 헤드룸과 발밑의 공간을 가지게 된다
처음의 둘의 대화에는 천천히 무빙을 주다가 원하는 그림을 만들어 낸후 카메라는 멈추게 된다

한가지 해석을 덧붙이자면 얼음위의 균열은 둘사이를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한번 깨져버린 둘의 관계를 기억하지 못하는 둘처럼 그들은 금이간 얼음위에 누워있는 것이 아닐까
나중에 나오는 처음으로 이곳에 왔던 기억이나 호빗과 클렘의 장면에서는 이렇게 아름다운 샷도 얼음의균열도 보이지 않는다
균열이 생겼지만 그위에 안전하게 누워있을수 있듯이 그들의 사이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메타포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번편이 영화 아멜리에를 분석하는 마지막 장면이 될듯 싶다
사실 처음 아멜리에를 분석하려고 생각했던것이 바로 이 침대 미쟝센의 변화였다
이 영화에서 아멜리에의 침대는 여러번 등장한다 하지만 어떻게 된것인지 침대 시트의 색이 바뀌게 된다

<맨처음 등장하는 아멜리에의 침대는 붉은 시트에 흰색과 갈색의 이불이 있다>

이 장면은 처음 등장하는 침실이므로 별 다를게 없다 하지만 이후의 변화를 살펴보자



<그 다음번에는 이불 외피는 없다쳐도 시트가 녹색으로 변해있다>

이 시트의 변화는 확실하게도 의도적이다 
실제 생활에서 이불의 시트가 여러장일수는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굳이 그럴필요가 있겠는가? 
이 장면에서 흰색 베개와 흰색 이불내피는 그대로이다 하지만 갈색 덧이불과 붉은시트가 사라지고 대신 녹색 시트가 덮여져있다
감독은 한 장면의 느낌을 바꾸기 위해서 소품의 색을 바꿨다고 생각한다
처음의 침대 장면이 붉은 벽과 함께 나오는 샷인데 반해 두번째 장면은 벽을 자르고 오직 침대만이 등장하는 것이 그렇게 분석하는 원인이다
즉 감독은 두번째 장면에서 갈색, 붉은색 계열이 나오지 않길 바랬다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이번에는 어찌된 일인지 베개가 녹색이 되었다>

이번에는 어떻게 된 일일까 시트의 색은 잘 보이지 않지만 베개가 녹색으로 변해있다
이 색의 배치는 뒤의 강아지 그림의 배경색과 비슷하다 의도는 분명히 않지만 감독은 베개의 색을 바꿈으로써 또다른 의미를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다

<녹색베개 붉은시트 오렌지색 덧이불 하지만 침대의 위치가 바껴있다>

이불과 베개의 색은 이번에는 바뀌지 않았지만 아멜리에가 편지를 늘어놓는 장면을 위해서 침대의 위치가 옮겨진 것을 알수있다
첫번째 사진과 이전의 사진을 보면 침대의 머리는 분명 벽에 딱붙어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멜리에의 머리가 나온후 늘어진 편지를 촬영할 수 없기 때문에 침대의 위치가 옮겨져 있다
이것은 사실 명백한 옥의 티다
하지만 이전의 침대와 베개의 색의 변화도 엄밀히 말하자면 옥의 티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그 순간의 표현을 위한 의도된 장면이므로 이것은 연출이라 부르겠다

<드디어 니노와 이루어진후 베개와 이불은 다시 색을 감춘다>

결국 어렵사리 니노와 이루어진 아멜리에는 그를 꼭 끌어안은채 생각에 잠겨있다
하지만 이장면에서는 갈색의 덧이불이 없고(이것은 더워서 그렇다고 해줄수 있다) 베개는 다시 흰색으로 돌아와있다

한두번은 분명 실수라고 생각할수 있다 
하지만 5번의 침대 장면동안 계속해서 변화된 이 소품들이 결코 실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붉은 침대 시트를 녹색으로 변화시킨것은 절대 있을수가 없는 실수이다
누가 시트가 잠깐 없어서 다른걸로 대체할때 보색관계의 색을 가져다 놓겠는가

나는 미술에 대해 문외한이고 색에 대한 감각이 떨어져서 이장면들의 의미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히 감독은 붉은색과 녹색 그리고 흰색을 배합하여 장면마다 새로운 느낌을 연출해 내고 싶어한다는 것이 분명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