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20 - [video grammer] - 영상문법 - 영화의 첫번째 씬 그 의미 <포미니츠,Vier Minuten>에서 처럼 영화의 첫씬을 배경과 캐릭터 설명대신에 상징에 크게 할애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바닐라 스카이 같은 미스테리 스릴러 영화의 경우는 특히 상징적 표현이 많다. 영화의 처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지는 이것들이 앞으로 일어날 일들과 매치되어 입체적이고 두근거릴정도로 꽉짜여진 영화를 구성한다.

<영화의 첫장면은 꿈이다>

영화의 첫장면은 꿈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일어나서 TV를 끄고 거울앞에서 흰머리를 뽑는 것까지 이후에 일어날 실제생활과 완전히 똑같다.

반복되는 장면을 꿈과 현실에서 2번을 보여줌으로써 감독은 말한다. 이후에 톰 크루즈가 꿈과 현실을 구분못하는 자아분열 증세를 보인다는 것, 그리고 관객역시 영화의 결말까지 톰 크루즈의 현실이 무엇인지 구분 못하게 한다.

영화의 중반 이후 사건 모두가 톰 크루즈가 혼란스러워 하는것처럼 꿈과 현실이 아니라 모두 꿈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을 관객은 결코 말해주기 전까지 알아차릴 수 없음을 암시한다.

특히 톰크루즈가 잠에서 깨어나는 장면에서 그의 자명종 소리는 여자의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하는 'Open your eyes'이다. 굳이 영화에서 이런 자명종을 설정한 것은 2001년 당시에 만들어진 이 영화가 미래 시대의 과학기술을 이야기하고 있는 공상과학 영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이유는 사실 개뿔 아무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영화의 제일 마지막에 톰크루즈가 이제 자신을 냉동인간에서 녹여달라고 하는 장면에서 바로 이 자명종 소리와 같은 대사에 눈을 뜬다. 그리고 번쩍 뜨여진 눈의 익스트림 클로즈업에서 영화는 끝나버린다.

영화의 시작과 끝을 똑같이 매치한 점도 재미있지만 이러한 장치로 앞으로 보여질 어떤 장면도 꿈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잠에서 깨어나면서 영화가 시작하지만 결국 영화 내용의 대부분이 모두 꿈이었다는 결말에 이르러서 또다시 잠에서 깨면서 영화는 끝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치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이제 당신도 눈을 뜨라고 말하는 것 같다.

아무튼 첨부한 동영상에 톰크루즈가 흰머리를 한가닥 뽑는 장면이 있다. 거울을 보고 세수를 하거나 물을 마시는 장면으로 충분할텐데 굳이 그가 흰머리를 뽑는 이유가 있다. 이후에 사고로 얼굴이 망가져서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질 톰크루즈의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 자기 자신의 외모에 관심이 많고 자신감이 있다는 설정으로 받아들이면 될것이다. 실제로 흰머리를  뽑고나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옆얼굴을 보며 웃는 장면을 보면 그런 설정이 잘 드러난다.

<이 장면은 이후에 나올 현실 장면보다 더 타이트하게 커팅된다>

꿈에서 나오는 이장면은 나중에 반복될 현실장면보다 짧게 편집되어 있다.
자세히 보면 시계와 신분증과 지폐를 집어가는 손 동작 이후에 컷은 완벽한 연속 편집이 아니다. 분명 시계를 집으려 했을 때 허리를 숙였을텐데 이후의 웨스트 샷은 허리를 꼿꼿이 피고 시선또한 약간 위를 향하고 있다. 그리고 방금 물건을 집은 것치고는 양팔을 털어 흔들어 버린다.

이후에 꿈에서 깨고 이 장면이 다시 반복될 때를 보면 시계를 집은 후에 허리를 피고 입은 남방을 툭 털며 돌아서는 것으로 이어진다. 결국 앞에 나왔던 꿈 장면에서는 동작의 더 많은 부분을 생략하게 편집이 되어 있다.

이것은 앞에서 보여지는 꿈속에서의 장면은  빠른 호흡으로 지나가야 하기를 원해서 일수도 있다. 아니면 꿈장면과 현실 장면의 약간의 차이를 두기 위해서 일수도 있다. 실제로 자명종 소리의 뒤에 녹음된 줄리의 목소리와 그녀의 등장, 그리고 톰크루즈가 타는 자동차가 꿈속에서의 장면과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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