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플롯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다
다시한번 설명하지만 플롯은 원래 있던 이야기의 시간적 흐름(즉, 스토리)을 다른 시간으로 재구성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리하겠다

이번에 첨부한 장면은 영화의 극초반부이다
원래 이런 도입부에서는 영화의 결말이나 나중에 나올 부분들을 교차로 보여주는 시간적 혼재 편집이 많이 등장한다 이번역시 그런 경우지만 조금 색다른 면도 있다

<누군가 퀴즈쇼의 오프닝을 하고 있으며 사회자와 자말은 대기하고 있다>

퀴즈쇼의 오프닝이 진행되고 있으며 긴장한 얼굴의 자말과 쇼의 사회자가 대기하고 있다 이 장면을 보면 쇼의 오프닝을 말하는 남자와 사회자는 다른 사람인듯 보인다
오프닝 멘트가 나가고 있지만 자말 옆에 있는 사회자는 입도 뻥긋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자말옆에 있는 사회자의 멘트였다>

처음에는 분명 오프닝 멘트를 말하는 성우와 자말 옆에 있는 사회자는 다른 사람이었다 하지만 오프닝 멘트가 같은 목소리로 이어지고 마지막 멘트의 중간부분부터 컷이 바뀌면 이것을 쭉 자말 옆의 사회자가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처음부터 다른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오프닝 멘트를 하는 것과 자말에게 '준비됐나? 행운을 비네'라고 말하는 다른 시간대의 사건을 동시에 편집해서 보여준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결국 사회자가 오프닝 멘트를 하는 사운드위에 멘트 직전에 사회자와 긴장한 자말의 영상을 편집해서 보여 준것이라 할수 있다

이러한 것으로 대니보일 감독은 긴 오프닝 멘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려줌과 동시에 그 전에 있었던 사회자와 자말의 대화를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오프닝멘트의 떠들썩하고 화려함 대신에 긴장하고 있는 자말에게 낮은 어조로 속삭이는 사회자의 목소리로 긴장감을 높여주고 있다
또한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부분의 편집 자체가 2009/02/11 - [영상문법] - 영상문법 - 스릴러 플롯구성 <슬럼독 밀리언네어,Slumdog Millionaire> 에서 이야기 했던 플롯 구성과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즉 이것은 전체를 닮은 부분적 편집이라고 생각된다

무슨말이냐하면 영화의 전체는 3가지 다른 시간대가 교차로 보여지다가 그것이 하나의 시간대로 합쳐진다
그리고 이 오프닝 멘트 부분의 편집역시 다른 2가지의 시간대가 바로 위의 사진에 나오듯이 둘의 뒷모습부터는 합쳐지게된다
어디선가 들려오던 성우의 목소리는 비로소 자말 옆에 있는 사회자의 입모양과 싱크가 맞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 다른 것은 이장면에서는 2가지 시간대를 교차가 아닌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다른 시간대의 장면이 하나 껴있다>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돈을 까는 장면은 미래의 시간대이다
하지만 백만달러 퀴즈쇼라는 프로그램 제목과 매치되어 이 장면은 아무런 거부감도 없이 이곳에 섞여서 편집된다

하지만 실제로 이 장면은 다음날 연장된 퀴즈쇼와 동시에 일어나는 장면이며 결국 이시점에서는 미래의 이야기이다

결국 내가 첨부한 영상에 등장하는 시간대는 영화의 전체와 마찬가지로 3가지가 된다
이것이 또한 기막힌 우연이라고 생각되지만 감독의 의도인지도 모르겠다

이 미래의 장면을 넣는 것은 다른 의미가 있다
12 몽키즈에서 어린 브루스 윌리스가 미래의 자기자신이 총맞는 장면을 목격하는 것이 영화의 초반에 등장하는 것처럼(12 몽키즈에는 훨씬 많은 의미가 있지만) 이 장면역시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사실상 찍어놓은 샷들중 퀴즈쇼의 오프닝에 맞는 그림이라 넣은것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애초에 오프닝멘트 시퀀스를 위해 존재하는 장면이라고 생각된다

이 돈을 뿌리는 장면은 영화의 초반에 뜻모를 것으로 그저 대사와 매치될 뿐이지만 사실상 이것은 퀴즈쇼를 하게된 자말이 얻는 커다란 결과(돈을 얻는것이 아닌)를 보여주고 있는것이다
당연히 돈을 뿌리는 장면 이외의 더 자세한 부분은 보여주지 않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고나서 다시 이장면을 보면 결국 결말을 암시하고 있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이것은 액자식 구성이라는 표현으로 영화적 문법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이영화에서는 이것이 대대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부분적으로 살짝 노출되고 있다

결국 이부분의 편집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3가지 시간대를 동시에 보여주면서 영화가 시작하는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사회자가 말하는 준비됐나?는 마치 영화를 보기위해 앉아있는 관객에게 하는 말 같으며 그 속에 영화의 결말을 암시하는 장면을 넣은 것이다

굉장히 많이 쓰이는 장면이지만 이 부분이 좋은 것은 바로 영화의 전체적 컨셉이 부합하는 편집방법이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이 대니보일 감독이 너무나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냥 묻어 나온 것일수도 있으나 언제나 부분이 모여 전체가 되는 것이고 한 부분을 보았을때 영화의 전체를 느낄수 있는 것이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편집 방법은 스토리의 결말을 기대하며 보기 보다는 그 과정과 순간을 즐기게 만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