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9 - [video grammer] - 영상문법 - 전지적 작가 시점 <아멜리에>에서 처럼 영화에서의 전지적 작가 시점은 대부분 나레이션으로 표현되기 마련이다. 반면 만화에서는 수많은 작품에서 작가가 직접 등장하여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표현방식이 만화에 더 맞고 좋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그러한 방법이 보편화 되었을 뿐이다.

보편화 되지 않은 방식으로 러브콤에서는 주인공의 심리를 발설해 버린다.

<이 사람이 영화 감독인가?>

만화책에서 주로 이런식으로 등장하는 사람은 펜을 가지고 있는 모습으로 작가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저 할아버지가 이 영화의 감독일까?

아무튼 이 장면에서 만화 원작의 영화 러브콤은 확실하게 만화적인 표현을 하고 있다. 옛 여친에게 미련이 남았냐는 질문에 미련이 남지 않았다고 대답하지만 먼곳을 바라보는 오오타니의 얼굴에서 화면이 멈춘다. 그리고 프레임의 밑에서부터 왠 할아버지가 올라와서 이건 상당히 미련이 남는 얼굴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사실 굳이 이런 할아버지가 나오지 않아도 상관없다. 관객은 이미 오오타니가 미련이 남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충분히 할수 있다. 보통의 영화라면 이런 표정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끝이다. 좀더 확실히 하기 위해서 어떤 다른 사건에서 상징적으로 미련이 남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영화에서는 보통 이렇게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직접 이야기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만화가 원작인 코메디 장르라는 특성을 등에 업은 것일까? 아무튼 할아버지가 나와서 직접 이야기 해버린 탓에 관객들은 오오타니가 확실히 미련이 남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영화가 이렇다면 얼마나 편할까? 직접 관객에게 알려주고 싶은 정보를 알려줄 수 있다면. 하지만 이런 방식은 결코 영화에서 중요한 장면에서는 쓰여서는 안된다. 이 영화에서도 결국 중요한 감정은 전통의 영화적 표현으로 감당하고 있다.





계속해서 말하지만 이 영화 러브콤은 만화가 원작이다.  때문에 만화에서 나왔던 수많은 장소나 인물등이 최대한 원작과 같을 때의 기쁨이 이런 영화에는 존재한다. 예전에 H2의 드라마 버젼에서 어린시절 히로가 그렸던 히까리 도깨비가 정말 똑같이 그려진걸 보고 신났었는데... 뭐 아무튼 그렇다

<원작에서 나오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만화와 게임의 왕국인 일본에서 이런 소녀팬을 위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있는 것이 특별히 이상하다고 여겨지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원작 만화에서 여주인공이 플레이 하는 게임이다.

문제는 영화화 하는 과정에서 이 게임을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미쟝센은 원작과의 동일성이 기본적으로 받쳐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한가지 문제가 더 있다. 바로 주인공이 플레이하는 이상형의 남자인 저 케인의 현실판이 나중에 학교 선생님으로 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뭐 하지만 기본적으로 만화에서 제공한 저런 웨이브의 특이한 머리스타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실제로 어려움이 있었는지는 모르고 하는 나의 헛소리) 비슷한 캐릭터의 선생님을 등장 시킨다.

이런 게임 미쟝센이 가지는 효과는 굉장히 많다. 이 게임의 몇장면을 제작함으로써 원작에서 나왔던 것이 그대로 나온다는 기쁨을 가지게 한다. 스토리의 보편성의 문제와는 다르게 이것은 관객이 예측했다하여 실망하거나 시시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만화가 원작인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와 배경등의 미쟝센을 원작과 최대한 똑같이 구성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영화 자체를 잘만들어도 그것은 같은 제목을 가지고 극장에 걸릴 가치가 없다고 관객들은 생각한다.

그리고 위의 동영상을 보면 강가에서 이야기하는 3명의 소녀들의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다음장면으로 넘어가는 설정샷 역할을 한다. 이것이 또 꽤나 유리하다. 언제 어느때 이 게임 화면으로 넘어가도 별 무리 없이 다음장면으로 넘어 갈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또한 러브콤 처럼 모션그래픽을 난무시키고 설정샷에 일러스트레이트나 포토샵 효과를 준 만화 원작 영화에서는 실제적인 만화적 장면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이 게임의 장면으로 영화는 만화를 원작으로한 실사 영화에서 정말 만화 같은 영화로 관객들의 가슴에 박힐 수 있기 때문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러브콤'에서는 쉴새없이 모션 그래픽을  때린다. 한국의 왠만한 쇼프로보다 화려한 자막을 넣어서 쉴새 없이 귀엽게 데코레이션된 영화를 만들어 낸다. 심지어 중간에 들어가는 설정샷은 아예 그림이라고 할정도다.

<학교에서 까페로 넘어가는 씬에서의 설정샷을 보자>

첫번째 그림인 학교에서의 씬이 끝나고 다음씬인 까페로 이동할때의 설정샷이다. 두번째 그림을 보면 (사실 필자는 이 영화를 처음볼때는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았지만) 일단 하늘 색깔이 색칠되어 있다. 그리고 하늘에 있는 구름역시 아무리 봐도 그림처럼 보인다. 즉 포토샵으로 만들어진 설정샷이라는 것이다.

하늘뿐 아니라 건물도 잘 뜯어보면 어딘가 어색한 것이 그래픽으로 간판과 건물들을 재배치 했다는 느낌이 확연히 든다. 굳이 실제의 까페의 전경샷을 찍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사실 하늘색을 칠하고 구름을 그린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정말로 그림같은 하늘을 만들고 싶었을 테니까. 하지만 까페 전경정도야 일본에 얼마든지 예쁜곳이 많을텐데 저렇게 티나게 굳이 그래픽으로 처리하는 것이 조금 어색해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2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2009/06/14 - [video grammer] - 영상문법 - 모션그래픽 <러브콤>에서 말한 것처럼 만화를 원작으로 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는 많은 관객이 이미 만화를 접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유치할수도 있는 그림 설정샷이 더 좋게 받아들여 질수도 있다. 내가 만화의 원작을 지금 가지고 있지 않아서 비교해 볼순 없지만 실제로 저 설정샷의 그래픽이 만화에서 나오는 까페의 전경과 똑같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관객들은 그 설정 하나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테니 말이다.

또한 확실히 비용 절감이라는 차원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모션그래픽이 확실히 영화에서 많은 부분을 커버하면서 비용을 줄일수 있는 방법이다. 이런 설정샷 또한 촬영 한다면 기본적으로 훨씬 많은 비용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뭐 연출이라기 보다는 제작에 관한 이야기지만 돈이 드는 작업인 만큼 쉽고 간단하게 할수 있는게 장땡이라는 것이다.

설정샷을 찍는다면 좋은 날씨에(하늘은 그린다고 쳐도) 예쁜 배경을 찾아서 사람들을 통제하고 조명을 치고 촬영을 해야한다. 이 한 컷에 동원되는 인원과 시간을 따져보면 혼자서 할수있는 그래픽 작업이 훨씬 능률적이라는 이야기다.

아무튼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에서 이런 그림으로 되어 있는 설정샷은 상당히 좋은 표현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영화의 장르가 코메디라는 장르르 가지고 있어서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소년탐정 김전일 같은 만화를 영화화 하는데 설정샷이 그림으로 되어있다면 존ㅋ망ㅋ 하지 않겠는가?

만화같은 내용을 더 만화같이 꾸미려는 형식. 이것이 러브콤의 표현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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