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다
친구에게 추천을 받아서 봤는데
참 좋은 영화라서
너무 잘만든 영화라서
어째서 이렇게 좋은 영화를 따라하는 추종자들이 나오지 않는걸까 생각했는데
평을 읽어보니 쓰레기라고 하고 평점은 6점이 안되고..

기쁘다
그래도 누가 적은 리뷰에는 30대 이하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그들이 이해하기엔 '사랑'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를거라고
그리고 극장에서 서둘러 나가는 20대 속에서 멍하니 앉아있는 50대 부부가 있었다고
50대 부부가 20대 젊은이들보다 영화를 잘 보겠는가
20대도 놀랄만큼 스타일리쉬하고 너무나 벽을 넘어서 스타일리쉬하지도 않다는 병신같은 평가를 듣는 영화를 50대 분들이 이해할리 만무하다
그래도 이 영화에는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에 그럴것이다
혹자는 미미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 소설속 주인공이라고 말하지만 난 아니라고 본다
이영화는 정말 남자의 첫사랑에 관한 영화다
그래서 30대에게는 너무나 아름답다

연애시대에서 나왔던 대사가 생각난다 30대에게 연애는 꿈이라고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유일한 꿈이라고
그리고 첫사랑은 나이가 먹을수록 아름답게 치장된 내 생에 최고의 꿈이니까

<감독은 M에 대하여 모딜리아니, 모짜르트, MOON, 민우라고 말한다>

영화가 시작되고 민우의 뒤에서 혼자 나레이션을 속삭이는 미미
감독은 미미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적으로 영화의 제목에 대해 설명한다
그것은 미미가 좋아하는 것들 모딜리아니, 모짜르트, 달, 민우의 이니셜이기 때문

이것은 미미의 입장에서 민우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을 설명한다
미미가 민우를 짝사랑하는 여자처럼 나오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 영화의 제목 M은 민우가 잊지 못한 첫사랑에 대한 이니셜이다

<미미, 모딜리아니, 모나리자>

영화 제목 M은 처음부터 관객에게 알려준 대로 이연희의 입장에 선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이름 미미, 그녀의 어머니가 하던 미용실 모나리자 그리고 인터넷 리뷰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 할수 있는 영화속 모딜라아니 초상화적 이미지와 마그리트의 초현실 주의적인 화풍 모든 것이 제목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가시적인 것들 보다도 추상적인 면에서의 이야기를 겸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문자 M이다

제일 강력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 강동원이 의식적으로 지워버린 첫사랑의 기억 Memory이다. 이 영화는 강동원의 잊어버린 기억들이 돌아오는 과정을 뒤틀리게 그리고 있으며 주제적으로 첫사랑의 기억을 말하고자 하는 면을 생각해 볼때 제목의 M의 의미로 첫번째로 손꼽힌다.

그리고 나를 잊지 말아달라고, 내가 생각나서 재밌는 영화를 보다가도 울음이 나올 정도로 슬펐으면 좋겠다는 말을 생각해 볼때 M은 미미가 말하는 Me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생각해보면 미미의 이름이 mimi가 아닌 meme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며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광적인 그녀의 사랑에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내가 없는데 어떻게 잘 지낼수가 있냐고 말하는 것이나 자신의 떠올리며 평생 슬퍼하라는 자기 중심적인 의미 'me'가 바로 이 영화의 또 하나의 주제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귀엽다 이연희>

이명세 감독의 연극적 연출로 인한건지 타고난 건지 이연희의 발연기는 좀 거슬리긴 하지만 얼굴이 잘 커버한다. 위의 첫번째 샷은 그냥 너무 귀엽고 좋아서 첨부해본다 ㅋ

두번째 그림을 어느 리뷰에서 마그리트의 하늘이라고 하던데.. 과연..그의 그림에서 나올법한 하늘이긴 하다.

초자연적인 물체가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이명세가 마그리트를 나타내고 싶었다면 강동원과 공효진의 몸을 하나로 만들지 않았을까?

이 영화를 보고 바닐라 스카이가 떠올랐다. 미스테리라는 점이 그랬고 주인공 남자의 내적 갈등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는 점도 비슷했다. 톰크루즈나 강동원은 참 꽃미남이고.. 그리고 일본 만화 I's를 떠올린건 나뿐일까?

I's의 제목은 만화에 등장하는 4명의 등장 인물들의 이름으로 생각되는데 주인공인 이치타카와 이즈미(?) 이소베(?) 잘 기억은 안나지만 아무튼 그랬다 참 좋은 만화인데 이 영화도 그렇게 참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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