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아마도 대부분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라는 영화를 보았거나 또는 이제 보려고 검색을 통해 유입됐을 것이다.


그런데 제목엔 웬 쌩뚱맞은 고양이를 구하는 사건이라 적혀 있으니 조금은 당황스럽지 않은가?


영화에 고양이를 구하는 사건은 등장하지 않는데 말이다.



고양이를 구하라라는 문구는 바로 이 시나리오 책에서 등장하는 이야기 인데,

영화 초반에 주인공 캐릭터의 내면을 보여주기 위해 감독이 배치한 사건을 가리켜 통칭하는 말로 받아들이면 된다.


무슨 이야기냐?


다니엘은 갑작스런 심장질환으로 당분간 일을 하지 못하는 몸이 되고 그래서 질병수당이라는 것을 신청한다.


성실하게 일을 하고 있었고 계속 일을 할 의지가 있기 때문에 다니엘은 당연히 이 질병수당의 수혜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다니엘의 바람이 이루어진다면 감독이 할일이 없어지지 않겠는가?

감독 켄 로치는 다니엘이 질병수당을 받을 수 없게끔 끊임 없이 방해한다.

아니 질병수당을 못받게 하고 구직 수당도 못받게 하고 다니엘이 인간으로서 살아가려고 하는 것을 끊이 없이 방해한다.


이것이 상식적인 일인가?

적어도 영화안에서 비춰지는 모습은 너무나도 비상식적이다.


<그렇다면 이런 비상식적인 사건을 만나는 주인공의 캐릭터는 어때야 할까?>


이 장면은 질병수당이 허사로 돌아가자 상담콜센터에 전화하지만 1시간 이상 대기만 하고 있던 중의 장면이다.


집앞으로 잠시 나온 다니엘은 개x을 치우지 않는 주민에게 큰소리로 호통을 친다.


바로 이 장면이 이 영화에서의 SAVE THE CAT이라고 생각한다.


이 장면이야 말로 다니엘이 가진 중요한 성격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배치한 장면이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서 느껴지는 다니엘의 성격은 무엇인가?


그는 그저 모두가 규범을 지키고 살면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이뤄지리라 믿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평생을 죄를 저지르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왔으며 옆집에 사는 청년이나 위 장면의 무례한에게 인간으로서의 기본 예의를 지키라고 이야기 한다.


왜?


이런 인물이 부당한 일을 당해야 관객들이 더 빡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다니엘이 아닌 다른 인물에게 벌어져도 영화의 스토리가 똑같이 흘러간다면? 

감독이 주인공 캐릭터 설정을 잘못한 것이다.

영화속 사건들은 오직 이 인물을 통해서 다뤄져야 가장 효과적으로 이야기 될 수 있도록 사건과 인물사이의 관게를 잘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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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500일 썸머는 처음부터 둘이 이별 할거란 걸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내러티브에서 클라이맥스는 무엇으로 해결할 것인가?

 

사실 500일동안의 이야기지만 썸머와 이별하는 것은 500일보다 훨씬더 이전이다.

 

500일에는 톰이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기부터 완전히 잊게 되는 시간이다.

 

그래서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둘의 이별이 아닌 바로 위의 장면이다.

 

톰이 썸머를 잊어갈때쯤 다시 눈앞에 나타난 그녀와의 재회를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를 배신하고

 

그녀가 청혼받은걸 알게 된다.

 

톰의 입장에서 너무나도 잔인한 이 장면을 감독은 분할화면으로 기가막히게 표현한다.

 

 

<이 분할 장면이 내가 세상에서 본 가장 완벽한 것이다.>

 

우선 분할에 들어가기전에 썸머의 집 현관을 열고 들어가는 톰을 보자.

아.. 너무나 감옥같은 느낌이 아닌가? 톰은 또다시 썸머라는 감옥에 들어가지만 결국 이곳을 탈출하게 된다.

 

 

 

분할 장면은 상상부터 시작이 된다.

상상에서 먼저 문을 열자마자 키스하는 것을 보여주고 과연 현실은 어떨까? 라는 서스펜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이렇게 중간에 완벽하게 똑같은 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톰의 기대가 아직은 남아 있음을 상징하는 것 같다.

물론 첫 장면은 기대와 달랐지만 앞으로는 기대와 현실이 같아지지 않을까 바라는 톰의 내면이 아닐까?

 

 

 

 

하지만 그가 바라보는 내부가 이미 미묘하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사실 이 뒷부분도 같은 장면으로 분할이 되기 때문에 굳이 이 장면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 약간 의아하긴 하지만 상상에서는 누군가 톰을 보고 반갑게 맞이하는 따뜻한 느낌인 반면 현실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톰은 그저 이 공간에서 완벽한 외부인일 뿐이다.

 

 

 

 

똑같은 책을 선물하고 똑같은 컷에서 시작하지만... 상상과 현실은 점점 멀어져간다.

책을 선물 받은 썸머의 반응샷의 사이즈 차이를 보라.

다른 장면이 아닌 다른 연출로 보여주는 분할 컷의 묘미 캬아

상상에서는 단둘이 대화를 하고 점점 가까워지지만 현실에서의 톰과 썸머는 아주 거리가 있다.

그리고 그는 혼자서 술을 마시게 된다. 결국 썸머로부터 완전히 내동댕이쳐직 되는 것이다. 물론 이 파티에서..

 

 

 

 

결국 이 분할을 끝내는 방식이 정말 압권이다.

혼자서 술을 마시던 톰.

상상에서는 둘이 은밀한 곳으로 가서 격렬한 키스를 나누지만 그 상상쪽을 바라보는 톰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상상으로 가려진 그곳에 무엇이 있길래?

 

분할장면은 상상장면을 점점 밀어내고 그곳에는 약혼반지를 친구에게 자랑하는 썸머의 모습이 보여진다. 결국 이 분할을 밀어내는 연출로 인하여 톰의 상상은 완전히 종료된다.

 

 

이 영화는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대조로 되어 있다.

운명과 사랑을 믿는 톰과 그렇지 않은 썸머.

사랑하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들.

기대와 현실.

분할장면이 이 영화에서 자주쓰이기도 하지만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은 바로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대조'의 철학 때문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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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장면은 톰과 썸머의 첫키스 장면이다.

 

반했지만 찌질킹 답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미적대는 톰에게 단숨에 키스까지 돌격하는 썸머.

 

마크 웹 감독은 이 훅들어오는 장면을 어떻게 연출했는가?

 

회사지만 단둘만의 공간을 위해 복사실을 설정하고 그 곳에서 이들의 연애의 시작을 알린다.

 

하지만 그것 뿐인가?

 

잘 보면 감독의 유머러스함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톰과 썸머, 둘 이외에 유일하게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인가?>

 

 

<그림1>을 보자.

 

톰과 썸머.. 그 이외에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종이에 벨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포스터다.

 

이 것이 붙어있는게 당연히 우연이 아닌것을 아시겠지요?

 

마치 감독은 톰에게 말하는 듯 하다. "조심해! 너 상처입을거야!"

 

이렇게 해석이 가능한 이유는 영화 초반 이 스토리가 감독이 자신을 상처입힌 한 여자를 생각하며 쓴 것같은 문구가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감독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톰은 훅들어오는 썸머를 도저히 피할길이 없고..

 

<그림2>에서 둘이 키스하는 얼굴 사이에 다시한번 이 포스터를 배치하다니..

 

감독님 ㅠㅠ 마지막까지 톰을 말리려 하셨군요 크흡... 하지만 우리모두 알잖아요 찌질킹인 우리는

 

여자의 키스를 거부할 힘이 없습니다...

 

결국 <그림3>에서의 포스터는 한쪽 구석에서 안타깝게 놓여지고...

 

키스를 마친 그 둘 사이에는 더이상 경고문구 따위 보이지 않는다...

 

아... 감독님.. 이런 미친 디테일은 어떻게 하는겁니까요?

 

 

이게 코미디의 문체인 것이다.

 

감독이 자기가 이야기를 써놓고 자기가 주인공을 상처받게 만들거면서 톰에게 상처받지 말라고 

 

경고 문구를 넣어주다니... 하아...

 

넘나 감동적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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