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극초반 퀴즈쇼에 나가서 완전히 얼어 있는 자말의 모습과 퀴즈쇼가 끝나고 고문을 받는 장면이 교차로 보여진다. 하지만 교차라는건 결국 양쪽의 이야기를 어느 타이밍에 끊어서 보여주는가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소개할 장면에서는 '언제'보다는 '어떻게'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편집이다.

<퀴즈쇼에서 얼어 있는 자말의 얼굴로 싸대기가 날아온다>

이 장면은 처음부터 대니보일이 편집을 위해서 촬영한 장면이다. 즉, 영화에서 실제로 퀴즈쇼장면에서 자말을 때린 사람은 없다. (때릴 이유도 없다) 하지만 위의 사진을 보면 어째서인지 어리버리한 자말의 얼굴을 덮치는 검은 손이 있다.

손의 위치로 보아서는 카메라 밑에 숨어있던 스텝이 때린것으로 보이는데 뭐 어쨌든 이 손은 단순히 편집을 위해서 존재하는 허구의 것이란 말이다.

퀴즈쇼에서 왠일인지 뺨을 맞은 자말의 얼굴이 왼편으로 날아가면서 장면은 어느새 취조실로 바뀐다. 그리고 실제로 맞은 것은 퀴즈쇼의 자말이 아닌 취조실의 자말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워낙에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이 편집에서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퀴즈쇼에서 자말이 맞은 것이 아니라 이후에 나온 장면에서 맞았다는 것을 손쉽게 알 수 있다.

<이후의 장면에서 상황 파악을 하기 때문이다>

취조실로 이동한 장면에서 자말의 이름을 묻던 경관은 다시한번 자말의 뺨을 때린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앞의 장면에서 손이 나오고 컷이 되고 나서의 퀴즈쇼 장면에서의 자말은 멍한 얼굴로 거친 숨을 쉬고 있을 뿐이다.

이 장면과 비교해 봤을때 대니보일이 허구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퀴즈쇼에서 처음 뺨을 때리기 시작한 이유는 명확하다. 앞에서 손이 나와 때리고 그 소리에 맞춰 컷이 변화하고 얼굴이 날아가야 제일 자연스러운 교차편집이 될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건 약간의 실험 촬영이 있었다면 앞의 퀴즈쇼 장면에서 얼굴을 돌리는 타이밍에 취조실에서 손이 나와서  때렸더라도 충분히 노리는 효과는 똑같이 거둘 수 있었을텐데 하는 것이다.

편집을 위해서 허구의 장면을 넣는 것이 나쁘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장면에서는 오직 그런 미적 유희를 위해 실제적인 플롯을 해치고 있다는 생가기 들기 때문이다.(물론 관객들은 눈치채지 못하니까 상관 없다고 할수 있지만..)

아무튼 이런식으로 교차편집이 되면서 계속해서 넘어가는 플래쉬 포워드는 아주 거칠고 무섭게 편집되어 있다. 이러한 스킬로 인해서 퀴즈쇼에서 자말의 엄청난 긴장상태를 표현할 수 있으며 긴박한 느낌의 효과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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