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사람이 전혀 다른외모로 등장하고 장소는 누구의 마음대로인지 아주 쉽게 변한다 그리고 팔을 파닥거리면 낮지만 하늘을 날 수 있다
꿈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자주 펼쳐진다
꿈은 모든것이 표현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꿈에서도 자주 나타나는 표현들이 있다

위의 장면은 이미 조엘의 꿈속이다
영화의 기능적으로는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사이를 추적해서 관객에게 보여주는 작용을 하지만 플롯상에서는 조엘이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최근 것부터 지워나가는 과정이다

영화에서는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시간과 장소를 마음대로 조절 할수 있다(제작의 실제적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때문에 이번편에 등장하는 조엘의 클레멘타인이 자신을 못알아 본다는 이야기는 얼마든지 회상등의 교차편집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미쉘 공드리는 그렇게 평범한 감독이 아니다

<서점을 빠져나오는 조엘뒤로 불이 꺼지고 문을 나서자 친구집 거실이 나온다>

조엘의 이야기의 시작은 분명 교차편집이었다
클레멘타인이 왠 젊은놈과 있었고 나를 못알아 봤다고 이야기하자 카메라는 어느새 서점으로 이동하여 클레멘타인과 조엘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것이 가장 무난한 표현법인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은 달랐다
충격을 받은 조엘이 서점을 나서자 서점의 전등들이 하나둘씩 모두 꺼지고 문을 나서자 바로 친구의 집 거실로 연결된다
이것은 분명 공간의 재구성이다
서점과 친구집의 거실이 문하나로 연결 되있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교차편집과 이러한 표현양식의 효과의 차이를 생각해보자
교차편집이 조엘의 친구들에게 클레멘타인과의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라면 (물론 관객에게는 실제로 보여주게 되지만) 이것은 친구들에게 마치 실제로 보여준듯한 느낌으로 작용한다
물론 보여줄수는 없다 그건 과거의 일이니까
하지만 이것은 조엘의 꿈이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그것을 보여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서점을 걸어나와서 바로 친구집 거실에 계단에 앉아버린 조엘의 슬픔이 공간의 단절이 없이 그대로 거실로 전해져온다
연속편집을 하더라도 컷은 분명히 상대적인 단절이다
특히 교차 편집은 이곳과 저곳을 거의 동시간대에 보여주지만 사실은 동시가 아니다 교차로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이 한컷으로 미쉘 공드리는 동시에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과연 이 한컷을 위해서 세트를 이렇게 만든 것일지 아니면 블루스크린등을 이용한 합성이나 cg를 이용한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한컷을 위해 많은 공을 들인 것은 사실이다

<패트릭의 얼굴을 고의적으로 가린다>

패트릭은 이미 영화의 앞에 나왔다
그것도 조엘에게 도와줄 것이 없냐고 묻는 수상한 남자로
그리고 나서 클레멘타인과의 이런 연인 관계가 드러난다면 관객들이 눈치를 챌것과 그 의미를 찾기위해 혼란에 빠질 것을 배려(?)하여 패트릭의 얼굴을 계속해서 숨긴다
영화의 뒤에도 패트릭의 얼굴은 조엘에게 계속하여 보여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두가지 의미가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관객에게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패트릭은 앞에서 조엘에게 도와줄 것이 없냐고 수상하게 묻는다
그것은 클레멘타인의 집 앞이었으며 관객이 느끼기에 둘은 몬탁에서 우연히 만나 그녀의 집앞으로 온것이다 그리고 이 서점 장면은 관객에게 그 이후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 앞에서 수상하게 나온 남자가 조엘을 잊고 클레멘타인이 새로 사귀는 남자라는 연관성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 의미는 바로 조엘의 꿈속이기 때문이다
이 꿈은 조엘의 클레멘타인의 기억이다 때문에 패트릭, 그리고 병원의 몇몇 사람들은 얼굴이 뭉개져서 나오기도 한다
클레멘타인을 지우기 위해 들어간 기억 속에는 이들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엘은 이 젊은남자를 모르기 때문이다 모르는 남자기 때문에 얼굴도 기억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꿈에서는 의도적으로 얼굴이 계속해서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나중에 기억을 지워달라고 찾아간 병원(?)에서 서류를 떨어뜨리고 뒤돌아 보는 패트릭의 얼굴은 뭉개져있다
이것은 극히 주관적인 조엘의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은 조엘의 꿈이고 그는 패트릭의 존재는 기억하지만 얼굴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에게는 패트릭의 얼굴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저 왠 젊은남자라고 말할 정도의 이미지면 충분하다

그리고 관객에게도 동시에 적용되는 것이지만 여기저기서 나오는 그의 얼굴로 인해서 흩어진 스토리의 조각이 맞춰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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