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의 업데이트다.. 3개월만에 새로운 영화를 분석하는 글을 쓴다
기쁘다..

소개할 장면은 영화 '우동'의 타이틀이 들어가기 직전의 장면이다. 요즘의 영화가 그렇지만 첫 시퀀스 이후에 타이틀이 나온다. 그런 형식을 취하고 있을때의 이 첫 시퀀스는 상당히 중요하며 감정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에서 코메디언을 꿈꾸는 주인공은 좌절한다>

영화가 시작하면 주인공 '마츠이 코스케'는 미국의 술집에서 만담을 하고 있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에 왔으나 전혀 웃기지도 않고 그의 꿈은 막바지에 치달았다. (하지만 이 미국인들이 마츠이의 개그에 전혀 웃어주지 않는 설정이 조금 어설픈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이제막 미국에 상경한 상태의 마츠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랜시간동안 활동하며 지쳐있는 상황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는 일자리에서 쫓겨나고 가지고 있는 돈도 전부 바닥이 나자 좌절하게 된다

<그의 좌절을 표현하기 위해 멍하니 서있는 그의 주변위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첫번째 장면을 보면 마츠이와 지나가는 사람들의 윤곽이 또렷이 보인다. 즉 정상적인 속도로 재생되고 있다. 하지만 두번째 장면을 보면 곧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오른쪽의 자동차 불빛이 길게 번져있는 것을 볼수 있다. 그렇게 멍하니 서있는 마츠이를두고 주변의 상황은 빠르게 지나가 버리고 마침내 이 큰 도시에 마츠이만 빼고 전혀 사람의 모습을 찾아볼수 없게 된다(세번째 장면)

극단적인 표현방법이지만 감독은 마츠이가 '이 도시에서는 할수 있는게 없다'라는 사실을 관객에게 말하기 위해 사용한다. 멍하니 서있는 마츠이의 주변으로 세상은 힘차고 빠르게 돌아간다. 아무것도 할수 없고 이 세상과 섞이지 못하는 마츠이의 상황을 가장 알기 쉬운 방법으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길을 나서는 그의 얼굴은 슬로우로 보여준다>

감정 표현의 대표적 방식이라면 역시 '슬로우 모션'이다. 몇번 언급했던것 같지만 여기서의 슬로우 모션은 '고속촬영'과는 다른 방식을 말한다.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서있다가 다시 길을 나서는(일본으로 돌아간다) 마츠이의 얼굴을 보여주다가 화면은 슬로우 모션으로 변한다.

그의 좌절을 보여주기 위해 장치한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초반이기 때문이고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되어있는 이 영화에서 굳이 슬로우까지 걸지 않고 약간은 쿨하게 넘어가는 것이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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