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라면 강렬한 색채와 미장센을 이야기해야겠지만
조금 섭섭하게도 먼저 치밀한 플롯 구성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플롯은 스토리와는 다르다
스토리가 시간순서에 따른 이야기 흐름이라면 이것을 영화로서 재배열 하고 그 사이에 여러가지 장치들을 해놓는 것을 뜻한다

먼저 영상을 보도록하자  이 2분 45초의 영상은 일본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도입부 즉, 타이틀 시퀀스라고 할수 있다
이 영화를 본사람은 알겠지만 이것은 마츠코의 조카의 시점으로 그녀의 일생을 파헤치는 플롯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성에서 타이틀 시퀀스가 어떻게 구성되어졌는지 살펴보자

영화의 초반부에 나오는 나레이션은 인간이 꿈을 꾸는 것은 자유지만 그것을 이루고 행복해 지는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다소 시니컬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화를  끝까지 보면 알지만 이것은 이 영화의 주제이며 그것을 처음부터 드러내놓고 있다
그것을 위해 감독이 장치한 재미있는 장면을 보자

<영화의 초반부에 나오는 av배우 소라 아오이>
꿈에 대한 나레이션과 나오는 것은 처음에 전광판에 나오는 뮤지션 그리고 그밑의 길에서 춤을 추는 젊은이들 그리고 그 뒤 구석에서 그것을 구경하는 여고생이다
재미있는 것은 16초경에 나오는 이 여고생이 한국에서도 송혜교를 닮은 것으로 너무나 유명한 일본의 av(adult vedio)배우 소라 아오이다

<영화에서 이 소녀는 탤런트 제의, 길거리 캐스팅을 당한다>
알아보는 사람이 없더라도 이 장면은 플롯 구성상 불특정 대중의 이야기로 펼쳐질 수 있으며 사실상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이 너무나 많으므로 이야기는 더 깊게 관객에게 파고든다

<소라아오이는 영화상에서도 av배우가 되어있다>
내가 클립해 놓은 영상 2분 15초경에 나오는 이 장면을 통해서 우리는 그녀가 영화 안에서도 av배우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실제 av배우를 영화안의 엑스트라로 출연시킴으로서 2가지의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첫번째로 바로 앞의 여고생이 탤런트 제의를 받고 순순히 따라가지만 나쁜놈들에게 속아서 av배우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그녀의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아서 편하다는 것이다
보통 관객에게 영화의 처음에 나오는 여자가 1~2분 뒤에 잠깐 비디오 자켓에 나오는 것으로 알아보게 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일이다
그렇게 하려면 그녀의 외모를 상당히 특이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럴 필요 없이 소라 아오이를 출연시키는 것만으로 많은 관객에게 이 장면을 설득한다
그녀의 얼굴을 아는 사람들은 처음에 교복을 입고 나온 그녀를 기억할 것이고 조금 뒤에 나오는 이 비디오의 재킷을 보고 '아 탤런트 제의를 받고 나서 av 배우가 되다니 속았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웃기는 것 같지만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두번째 효과가 바로 이 감독이 소라아오이를 출연시킨 진의라고 생각되며 앞에서의 영화구성적인 방법이 아닌 철학적인 효과를 창출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영화의 주제는 꿈을 꾸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그것을 이루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소라아오이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단순히 꿈을 꾸는 수많은 일본 청년들이 비춰지고 거기에서 꿈을 이루지 못하는 마츠코의 조카만을 보고 꿈을 이루는 것이 어렵다고 이야기 한다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감독은 소라아오이를 알아볼 수많은 관객을 위한 장치를 준비했다
그녀를 뒤에 av비디오에서 다시한번 노출함으로써 영화의 이 주제를 현실과 매치 시킨다
꿈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것인지 감독은 av배우 소라아오이를 통해서 관객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를 보라 배우가 되기 위해 수많은 사람앞에서 옷을 벗고 부끄러운 행위를 찍어야 한다 어느 누가 av배우를 처음부터 꿈꾸겠는가
그녀는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위해서 이길을 택한 것이다
실제로 소라아오이는 요즘 av가 아닌 영화에도 출연을 하고 있고 드라마도 찍었다
한국에서는 아직 말도 안되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에로배우 하소연등이 가수가 되는 것과 비슷한 케이스라고 말할 수 있다

아무튼 이 영화에서 감독은 자신의 주제를 영화의  도입부에 나레이션을 통해 설명하면서 실존인물을 마치 허구의 이야기에 그대로 반영 시킴으로써 자신이 만드는 허구의 이야기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현실의 이야기처럼 만들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영화는 더 큰 설득력을 가질 수 있으며 소라아오이를 알아보는 관객들에게는 영화의 초반에 스토리 외적인 재미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이 영상 클립에서 사실 다른 이야기를 더하려고 2분 넘게 잘라놓았는데
소라아오이의  이야기만으로 너무 길어서 다음편에서 계속 하려고 합니다


<씨네마틱에 기사화된 글입니다>



처음 이영화의 제목을 듣고 생각했다
일본인인데 왜 앨리스일까?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내용은 '앨리스'를 이용한 메타포(상징)이다

먼저 이사진을 보자

<아버지와 카드놀이를 하는 앨리스>

이 카드놀이를 하고나서 '바닷가에서 비슷한걸 했었다가 바람때문에 날아갔다'는 이야기로 우리는 앨리스가 남자 주인공과 사귈적의 이야기를 꾸미기 위해 아버지와의 추억담을 늘어 놓았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워 아이 니 라고 말했던 앨리스가 나중에 남자주인공에게 같은 말을 하는것으로 그녀가 사랑하는 대상이 아버지에서 그 남자로 넘어갔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카드의 뒷면 그림이다
옛날에 아버지와 (물론 어머니와 함께) 갔을때 사용한 그림은 내가 첨부한 영상에 나오는 앨리스와 토끼가 키스를 하는 그림이다
하지만 부모님은 이혼을 하시고 앨리스가 다시 가지고 있는 카드는 오직 토끼만 있는 카드이다

<현재 앨리스가 가지고 있는 토끼만 있는 카드>
<아버지가 있을 시절엔 앨리스가 토끼와 키스를 하는 카드였다>

그렇다면 이 카드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째서 이와이 슌지는 굳이 앨리스가 토끼와 키스를 하는 그림카드와 토끼혼자 있는 그림 카드를 사용했을까
소품담당이 사온 카드가 우연히 이런것이었을까?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

우리는 여주인공이 이름이 앨리스라는 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카드안의 앨리스를 아오이 유우에게 매치 시킬수 있다
그렇다면 아오이 유우와 키스를 하는 토끼는 누구일까?
그것은 단순히 말하자면 아버지 그리고 폭넓게 이야기 하자면 아오이 유우가 사랑하는 대상이 된다
아버지와 같이 살때에는 바로 앨리스와 토끼가 함께 있는 그림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와 떨어져 살게 된 앨리스는 대신에 토끼만 그려져 있는 그림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토끼(아버지)에 대한 앨리스의 그리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앨리스는 예전에 아버지와 바닷가에 가서 날아간 카드중에 하트 에이스를 먼저 찾는 내기를 했다 하지만 그때는 찾지 못했고
다시 비슷한 상황이 하나와 앨리스 그리고 선배에게 펼쳐지자 앨리스는 똑같은 시합을 하자고 한다
토끼만 그려진 하트에이스는 앨리스가 찾았다
이것은 토끼 즉, 앨리스가 사랑하는 대상을 찾았다는 메타포이고 그 대상은 바로 선배이다
앨리스가 카드를 찾은 직후 이제 선배는 자기거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그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바로 하나와 앨리스의 시합은 토끼(사랑하는 대상 즉 선배)를 차지하기 위한 시합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합에서 이긴 앨리스는 당연히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만 이것은 결국 하나와 앨리스의 난투극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선배가 찾은 토끼와 앨리스의 그림은 바로 완성된 사랑이다
앨리스와 아버지는 그것을 결국 찾지 못한채로 바닷게 두고 왔다
이것은 결국 그 둘이 가족이지만 같이 살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상징하며 그것을 찾은 선배는 결국 앨리스와 자신의 마음이 서로 통했다는 것을 말한다

내가 클립해놓은 영상에서 앨리스는 그 카드를 보고 울음을 터뜨린다
이것은 표면적으로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의 눈물이며 상징적으로는 선배와 자신의 사랑이 완성되었지만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눈물이다
결국 앨리스는 사랑의 완성의 카드를 선배에게 준다

<카드를 선배에게 건네는 앨리스>

이것은 앨리스가 이 사랑을 받아 들일수 없다는 의미이며 결국 자신은 토끼만 그려진 카드를 가지고 새로운 사랑을 기다린다는 의미로 해석 될 수 있다
그리고 선배가 이 카드를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한 하나가 그 카드를 찢어버리려고 하는 것 역시 이 메타포를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조금 다른 해석이지만 바닷가에서 줄넘기를 둘이서 할수 없다는 이야기를 통해 옛날에 어머니와 셋이 왔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때 앨리스와 토끼의 카드를 찾지 못한 것은 앨리스와 아버지의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을 이야기 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쨌든 옛날의 카드는 사랑의 완성(물론 이것은 이성간의 사랑만이 아니다)을 상징하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토끼의 카드는 앨리스의 바램을 말한다



이번에 소개 할 내용도 역시 '몽타주'이다
이 용어에 관한 설명은 앞에서 많이 했으므로 생략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러한 몽타주 장면은 굉장히 많이 올리게 될것 같다

먼저 위의 영상을 보도록 하자
어느 부분의 컷이 몽타주되었는지 알겠는가?
앞의 1분동안을 뒤의 한컷을 위해 할애했지만 앞의 이야기 문맥을 이해 시키기 위해서 어쩔수 없었다
영화를 안본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길거리 캐스팅을 당한 앨리스가 하나에게 전화해서 기획사에 같이 가보자고 한다
하지만 하나는 '속여서 사귄 남자친구'가 집에와서 자신의 컴퓨터를 고쳐주고 있는 상황이라 그럴수가 없다
그래서 하나는 이제 옛날처럼 둘이서만 붙어다닐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그말에 화가난 앨리스가 앞으론 전화를 안한다며 끊는다
이에 하나가 다시 전화를 끊어 넌 왜그렇게 제멋대로냐고 말하는 순간 컷이 되고 하나와 남자친구가 보러간 애니메이션에서 마치 '그래 난 제멋대로야!!'하는 것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오늘 당장 기획사로 가보자는 앨리스에게 난색을 표하는 하나>

<컷된 직후에 갑자기 나타나는 애니메이션>

내가 올려놓은 동영상 1분 15초경에 보여지는 이 컷은 분명 씬 전환 컷이다
기본적으로 영화 문법에서 배우기를 우리는 '설정샷'이라는걸 배운다
한마디로 말해서 하나의 집에서 극장으로 장소가 옮겨질때 극장 간판이라던가 전경이 보여지고 그 이후에 영화를 보는 장면이 나온다는 말이다
이러한 설정컷을 사용하는 방식은 굉장히 자연스럽지만 꽤나 오래된 방식이며 영화의 스피드와 리듬감을 없애고 느낌과 감정을 단절 시킨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수많은 영화에서 모든 장면전환 방식이 '설정컷'으로 되어있지 않으며 이러한 방식은 감독이 선택할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이와이 슌지가 선택한 몽타주는 이 설정컷을 이용한 방식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진다
첫째로 빠른 장면 전환을 통해 리듬감을 생성한다
하나의 넌 왜그렇게 제멋대로니? 하는 직후 애니메이션에서 '그래 난 제멋대로야!!'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소년의 행동이 보여지면서 영화는 마치 한장면에서 일어났던 것처럼 리듬감있게 다음 씬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두번째로 마치 무엇이든지 장난하며 웃고 넘기는 10대 소녀들의 영화에 꼭 맞는 장면전환 방식이다
사실 애니메이션에서 소년이 하는말은 해석이 안되있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앨리스의 대사가 나와야 하는 타이밍에 앨리스의 대사 대신에 나오기에 어울리는 말을 마치 전혀 상관 없는 애니메이션이 하는 것처럼 익살스럽게 꾸민 것이다

이러한 장면은 전에 말한 '트릭'이기도 하다
그리고 전에 소개한 하나와 앨리스에서 발레씬 뒤에 이어지는 병원 ct촬영 몽타주 역시 이러한 트릭이다
하나와 앨리스는 계속해서 관객들을 순간적으로 속이면서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고 그로 인해 스토리 외적인 재미를 제공한다

잠시 원론으로 돌아가서 정리해보면 몽타주라는 것은 컷a와 b가 충돌하여 새로운 의미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몽타주는 '트릭'이 되기가 쉽다 순간적으로 관객에게 제3의 의미를 생성하여 전달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 속을 수 있다
내가 클립해놓은 이 동영상에 보면 하나의 대사 이후에 앨리스가 뭐라고 했는지 관객들은 모른다 관객에게 전달되는 정보는 단지 하나와 남자친구가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갔다는 것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몽타주로 인해 관객은 마치 앨리스가 '그래 난 원래 제멋대로야!!'라고 말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이것은 느낌일 뿐이지 정보는 아니지만 이와이 슌지는 이러한 장면 전환을 통해 앨리스의 말을 뒤에 나올 영화와 동일시 시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씬을 넘기는 장면전환의 연구는 영화의 양식과 느낌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
물론 그러한 것들이 영화의 전체적 느낌에 잘 맞아야 하지만 말이다


<씨네마틱에 기사화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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