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인사이드 (2007)

The Sea Inside 
7.8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출연
하비에르 바르뎀, 벨렌 루에다, 롤라 두에냐스, 마벨 리베라, 셀소 부가요
정보
드라마 |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 125 분 | 2007-03-15
글쓴이 평점  





2009/09/09 - [영상문법] - 이야기를 시작하는 방법 -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嫌われ松子の一生: Memories Of Matsuko>


100분에서 2시간 정도 되는 러닝타임

그 시간동안 영화는 수많은 장면을 보여준다.

2시간을 끌고 가야할 영화의 첫씬과 마무리 짓는 마지막씬은 아무리 말을 해도 부족할 정도로 중요하다. 

영화 <씨 인사이드>에서 감독은 주인공을 어떻게 '보여주고'있는가?


암전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고 실제 스크린이 열리는 것처럼 그렇게 영화는 시작된다. 


목소리는 관객에세 상상해보라고 한다. 그렇다 이제부터 보여줄 영화의 이야기는 우리가 상상하지 않으면 안될 이야기다. 결코 우리는 겪어보지 못했을 일이며 주인공의 내면으로 동조되기 쉽지 않은 스토리다. 


스크린이 열리고 보여진 바다 장면에서 폭우가 내리치며 창문장면으로 바뀐다. 우리는 나레이션의 그녀와 유사한 목소리의 여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녀는 한남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관객에게 그 남자의 모습은 비춰지지 않는다. 영화적으로 말하자면 이 첫 시퀀스에서 우리는 '남자의 시선'만을 보게된다.


영화가 첫씬에서 보여주어야할 주인공의 모습을 숨긴채 그렇게 감독은 주인공을 시선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바꾸어 놓는다.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우리는 주인공을 실컷 보게 된다. 그는 자신의 침대에 누워 있으며 격렬한 액션씬도 핸드헬드도 나오기 쉽지 않다. 앞으로 질리도록 볼 그 모습을 관객에게 잠시 숨겨둔다. 그로인해 우리는 그 인물에 더 집중하게 된다. 히치콕감독이 보여주는것보다 보여주지 않는 것이 더 무섭다라고 말한 것처럼 보여주는 것보다 보여주지 않는 것이 우리의 관심을 끈다.


그렇게 관객의 집중을 한몸에 받게 한 주인공을, 영화 내내 시선의 대상이 될 주인공을 처음부터 그렇게 되도록 만들지 않았다. 이제부터 실컷 구경거리가 되고 저 사람의 생각이 옳은가?하는 비판의 주인공이 될 그를 배려하고 있다.


그는 누워있다. 27년이라는 영화의 스토리 시간동안 누워있었으며 자살을 원한다. 그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생각은 할 수 있다. 주체적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생각의 차원이다. 그래서 감독은 영화의 첫씬은 그를 시선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표현한다. 이 영화는 주인공을 두고 관객이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영화가 아니라 주인공의 시선과 생각을 관객에게 들려주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관객이 인물을 판단하게 하지마라 그것은 폭력적인 것이다. 주인공은 엄연히 살아있으며 스스로 무언가를 주장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 인권이라는 이유로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이유로 다른사람의 삶을 좌우하는 것이야 말로 폭력이며 인권을 침해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업신여기는 것이 아닌가?

 


돈의 맛 (2012)

The Taste Of Money 
6.3
감독
임상수
출연
김강우, 백윤식, 윤여정, 김효진, 마우이 테일러
정보
드라마 | 한국 | 115 분 | 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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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저작권 문제가 대두되면서 동영상 올리는건 포기하고 스샷으로만 대체하고 있었는데 어떤 블로그보니까 영화 리뷰를 위한 동영상은 딱히 저작권을 문제 삼지 않는것 같아서 좋으네요

 

영화 '돈의 맛'은 한마디로 부자들의 이야기죠 그것도 보통 부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1%도 아닌 0.1%?정도의 사람들을 소재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영화 초반 헐리우드영화에서 흔히 하듯이 그들의 캐릭터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임상수 감독은 그 부자들의 캐릭터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화면의 연출을 통한 시적 표현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위의 동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영화의 도입부 돈가방을 싸들고 나서는 백윤식과 주실장(한명은 본명 한명은 극중이름을 쓰는 이유는 그냥 주실장 본명 찾기 귀찮아서 데헷)과 외부의 차량들의 시간의 흐름이 다릅니다.

 

그리고 이놈의 티스토리는 전에는 제 블로그의 다른글 링크가 쉽게 되있었는데 그 기능이 없어진건지 어디간건지 모르겠네요 시간의 확장과 압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아무튼..

 

 

 

 

등장인물들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 화면은 아래쪽의 도심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분명 엘레베이터와 안의 사람들의 속도는 정상적이었는데 그 밑에서 지나가는 차량들은 불빛이 번질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음악과 함께 계속해서 이런 장면들이 반복되는데 차안에서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배윤식과 주실장의 창 바깥을 보면 또한 세상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고 마지막 스샷에서 보듯이 다리위의 차량은 정상속도인 반명 고가 밑의 차량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임상수 감독의 이 연출 방식은 아주 명확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그들과 서민들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죠

명시적으로 그들이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는 의미를 떠나서 일단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명확한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그리고 이런 연출이라면 부자를 정상속도로 하고 서민의 속도를 늦추게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감독이 택한 이 연출의 의미를 두가지 정도로 생각해보면..

 

첫번째로 그들의 시간은 서민보다 '길다'입니다. 이런 상대적 시간을 보면 서민들은 항상 바삐 움직이고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지만 상대적으로 그들은 여유있고 시간을 많이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실제적으로도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의 시간과 돈이 많은 사람들의 시간은 다르죠..

 

두번째로 (이건 약간 억측이지만) 세상은 빠르게 끝없이 변화하지만 그들의 삶은 천천히 흘러 변함이 없다는 과격한 비판적 메세지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가 진행되면서 딸은 요즘 세상에 그런 짓이 말이 되냐고 하지만 윤여정과 왕두목노인은 옛날 방식을 고수하며 대한민국은 어쩔 수 없다 변화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고 있죠.

 

뭐 이런 이야기가 억측이던 감독의 의도이던 간에 언제나 이런식의 전형적이지만은 않은 연출은 대환영입니다. 물론 적절히 써야겠지만.. 어쨌든 이 영화의 초반 도입부는 멋지고 인상적이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기본적인 픽스샷과 핸드헬드(들고찍기)의 차이라고 한다면 픽스가 좀더 동화적인 느낌을 만들고 들고찍는것이 현실감과 감정적인 장면을 표현한다고 하는 편이 가장 일반적일 것이다. 만화원작 러브콤은 카메라워킹의 선택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샷이 픽스계열이다>

영화의 처음부터 달리, 크레인 등의 픽스계열로만 촬영되던 영화가 갑자기 이 O.S.S에서 핸드헬드로 변한다. 감독이 원하는 바는 확실히 코이즈미가 꼬맹이에게 반하게 되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것은 일반적이고 무난한 카메라 워킹의 변화라고 생각되지만 카메라 감독이 원래 핸드헬드를 안찍어 본 사람인지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든다. 카메라의 떨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내가 옛날에 처음으로 핸드헬드를 찍을 때 처럼 의도적으로 카메라를 흔든다는 느낌이 든다.

뭐 아무튼 이 영화가 대부분의 장면에서 픽스계열을 선택하고 있는 것도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만화가 원작인 이 영화는 모션그래픽등을 이용해서 현실적인 이야기를 표방하기 보다는 만화보다 더 만화같은 영화를 표방하고 있다. 때문에 내용을 조금더 동화적으로 만들어주는 크레인과 달리등의 사용은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 장면에서 갑자기 핸드헬드를 사용하고 있다. 뭐 사실 관객은 전혀 이 촬영의 변화를 알아챌 수 없지만... 확실히 이 장면에서 조금더 감정적인 느낌을 전달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2샷으로 돌아가면서 촬영은 다시 픽스계열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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