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03 - [video grammer] - 영상문법 - 핸디캠이라는 문체로 말하기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서 전면적으로 사용한 핸디캠은 현장감을 위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바닐라 스카이에서의 장면은 현장감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관객과의 거리감을 만드는데 일조한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자료화면의 의미이다>

위의 5개의 스샷중 맨 위의것이 영화의 일반 컷이라면 밑에 4개의 것은 조금 좋지 않은 화질과 색감 그리고 미세하게 떨리는 것으로 봐서 핸디캠으로 촬영된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 장면은 톰 크루즈가 자신이 지금 냉동인간이며 지금 이것은 꿈이라는 것을 알게되는 부분이다. 이때 그가 냉동상태에 들어가는 장면이 핸디캠으로 촬영된다.

감독이 이것을 지금까지와의 촬영과 차별을 둔것은 이 장면의 시점의 선택에 있다. 이전과 똑같이 찍었더라면 아마 일반적인 3인칭 시점이라고 보여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핸디캠으로 찍혀서 마치 이 회사의 자료로서 보여지고 있다.

이렇게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은 마치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3인칭으로 보는 시점의 동시적이 아닌 자료화면으로 보는 시간차 시점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플래쉬 백이다. 분명히 시간적으로 과거의 일이긴 하지만 모든 과거가 이렇게 핸디캠으로 찍히는 것은 아니다. 영화에서 가끔 과거의 일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이 아닌 지금 직접 보는것 처럼 표현하고 싶을 때 이 핸디캠같은 촬영이 사용된다.

때문에 이 방법이 현장감을 준다기 보다도 오히려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이 비디오 자료를 보는 듯한 비현장감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2009/02/20 - [video grammer] - 영상문법 - 영화의 첫번째 씬 그 의미 <포미니츠,Vier Minuten>에서 처럼 영화의 첫씬을 배경과 캐릭터 설명대신에 상징에 크게 할애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바닐라 스카이 같은 미스테리 스릴러 영화의 경우는 특히 상징적 표현이 많다. 영화의 처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지는 이것들이 앞으로 일어날 일들과 매치되어 입체적이고 두근거릴정도로 꽉짜여진 영화를 구성한다.

<영화의 첫장면은 꿈이다>

영화의 첫장면은 꿈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일어나서 TV를 끄고 거울앞에서 흰머리를 뽑는 것까지 이후에 일어날 실제생활과 완전히 똑같다.

반복되는 장면을 꿈과 현실에서 2번을 보여줌으로써 감독은 말한다. 이후에 톰 크루즈가 꿈과 현실을 구분못하는 자아분열 증세를 보인다는 것, 그리고 관객역시 영화의 결말까지 톰 크루즈의 현실이 무엇인지 구분 못하게 한다.

영화의 중반 이후 사건 모두가 톰 크루즈가 혼란스러워 하는것처럼 꿈과 현실이 아니라 모두 꿈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을 관객은 결코 말해주기 전까지 알아차릴 수 없음을 암시한다.

특히 톰크루즈가 잠에서 깨어나는 장면에서 그의 자명종 소리는 여자의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하는 'Open your eyes'이다. 굳이 영화에서 이런 자명종을 설정한 것은 2001년 당시에 만들어진 이 영화가 미래 시대의 과학기술을 이야기하고 있는 공상과학 영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이유는 사실 개뿔 아무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영화의 제일 마지막에 톰크루즈가 이제 자신을 냉동인간에서 녹여달라고 하는 장면에서 바로 이 자명종 소리와 같은 대사에 눈을 뜬다. 그리고 번쩍 뜨여진 눈의 익스트림 클로즈업에서 영화는 끝나버린다.

영화의 시작과 끝을 똑같이 매치한 점도 재미있지만 이러한 장치로 앞으로 보여질 어떤 장면도 꿈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잠에서 깨어나면서 영화가 시작하지만 결국 영화 내용의 대부분이 모두 꿈이었다는 결말에 이르러서 또다시 잠에서 깨면서 영화는 끝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치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이제 당신도 눈을 뜨라고 말하는 것 같다.

아무튼 첨부한 동영상에 톰크루즈가 흰머리를 한가닥 뽑는 장면이 있다. 거울을 보고 세수를 하거나 물을 마시는 장면으로 충분할텐데 굳이 그가 흰머리를 뽑는 이유가 있다. 이후에 사고로 얼굴이 망가져서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질 톰크루즈의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 자기 자신의 외모에 관심이 많고 자신감이 있다는 설정으로 받아들이면 될것이다. 실제로 흰머리를  뽑고나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옆얼굴을 보며 웃는 장면을 보면 그런 설정이 잘 드러난다.

<이 장면은 이후에 나올 현실 장면보다 더 타이트하게 커팅된다>

꿈에서 나오는 이장면은 나중에 반복될 현실장면보다 짧게 편집되어 있다.
자세히 보면 시계와 신분증과 지폐를 집어가는 손 동작 이후에 컷은 완벽한 연속 편집이 아니다. 분명 시계를 집으려 했을 때 허리를 숙였을텐데 이후의 웨스트 샷은 허리를 꼿꼿이 피고 시선또한 약간 위를 향하고 있다. 그리고 방금 물건을 집은 것치고는 양팔을 털어 흔들어 버린다.

이후에 꿈에서 깨고 이 장면이 다시 반복될 때를 보면 시계를 집은 후에 허리를 피고 입은 남방을 툭 털며 돌아서는 것으로 이어진다. 결국 앞에 나왔던 꿈 장면에서는 동작의 더 많은 부분을 생략하게 편집이 되어 있다.

이것은 앞에서 보여지는 꿈속에서의 장면은  빠른 호흡으로 지나가야 하기를 원해서 일수도 있다. 아니면 꿈장면과 현실 장면의 약간의 차이를 두기 위해서 일수도 있다. 실제로 자명종 소리의 뒤에 녹음된 줄리의 목소리와 그녀의 등장, 그리고 톰크루즈가 타는 자동차가 꿈속에서의 장면과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버벌 키튼의 이야기에 따르면 카이저소제의 부하 고바야시(마지막 장면을 보면 이 고바야시는 실존 인물이며 카이저의 부하로 나온다. 즉, 버벌 키튼의 이야기중 상당부분이 진실을 바탕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가 키튼이 사랑하는 이디를 인질로 잡아와서 협박한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고바야시를 죽이려 했던 키튼 일당은 카이저소제의 명령을 따를 수 밖에 없게 되고 결국 그의 함정에 빠져 모두 죽음을 맞이한다.

이 장면은 고바야시가 키튼을 협박하는 장면이다. 100마디 대사보다 힘있는 단 한컷을 구성하기 위한 계획적인 미쟝센을 살펴보자.

<유리의 틈이 있는 부분으로 이디를 가린것도 의도가 아닐까?>

고바야시는 일을 맡길게 있어서 이디를 불러왔다고 말하며 그녀 옆에 가서 앉는다. 하지만 사실상 그녀를 죽이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수 있다는 무언의 압력이다. 이 장면을 표현하는 방법을 보자.

유리너머로 보이는 고바야시와 이디. 하지만 위의 첫번째 샷을 보면 유리는 분명 이디의 머리를 살짝 자르고 있다. 이것은 분명 모든 세트를 만들어 찍는 미국 영화라고 생각해봤을때 분명 설정이다. 이디가 결코 우리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무언의 압력을 키튼에게 주는 동시에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일부러 그녀의 머리를 잘라 놓을 수 있는 각도에서 촬영한 것이다.

<그리고 일부러 고바야시의 그림자를 움직여 키튼이 유리에 비치도록 한다>

그리고 앉아있던 고바야시가 갑자기 일어나 화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전혀 보이지 않던 키튼이 고바야시의 그림자로 어두워진 유리에 비춰지게 된다. 그리고 살짝 뒤돌아 보는 고바야시와 계속노려보고 있는 키튼이 마치 서로 노려보는 것처럼 보여지게 된다.

이 장면을 만들어 내기 위해 조명을 설치하고 배우들의 위치를 정확하게 설정하는 수고를 했겠지만 효과는 명확하다.

이디의 옆 얼굴에서 부터 시작해 고바야시의 그림자가 움직이며 줌인해 들어가는 카메라는 결국 유리에 비칠 키튼을 바스트샷으로 잡아낸다. 그리고 포커스는 예정한대로 딱 유리창에 맞아서 키튼과 고바야시의 그림자가 선명해진다.

악당으로 나오는 고바야시를 어둠의 그림자로 표현하고 그에 비춰지는 키튼의 표정을 순간 잡아냄으로써 카이저 소제가 실제로 키튼을 협박해서 이 일에 끌어들였다는 것을 관객에게 납득시켜준다.

화면의 왼쪽 오른쪽에서 마주보는 것이 아닌 겹쳐져셔 서로 노려보는 투샷을 만들어내서 대사로, 음악으로 설명할 수 없는 키튼의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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