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라면 강렬한 색채와 미장센을 이야기해야겠지만
조금 섭섭하게도 먼저 치밀한 플롯 구성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플롯은 스토리와는 다르다
스토리가 시간순서에 따른 이야기 흐름이라면 이것을 영화로서 재배열 하고 그 사이에 여러가지 장치들을 해놓는 것이 바로 플롯이다

이 영화를 본사람은 알겠지만 이것은 마츠코의 조카의 시점으로 그녀의 일생을 파헤치는 플롯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성에서 타이틀 시퀀스가 어떻게 구성되어졌는지 살펴보자

영화의 초반부에 나오는 나레이션은 인간이 꿈을 꾸는 것은 자유지만 그것을 이루고 행복해 지는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다소 시니컬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화를  끝까지 보면 알지만 이것은 이 영화의 주제이며 그것을 처음부터 드러내놓고 있다
그것을 위해 감독이 장치한 재미있는 장면을 보자

<영화의 초반부에 나오는 av배우 소라 아오이>

꿈에 대한 나레이션과 나오는 것은 처음에 전광판에 나오는 뮤지션 그리고 그밑의 길에서 춤을 추는 젊은이들 그리고 그 뒤 구석에서 그것을 구경하는 여고생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여고생이 한국에서도 송혜교를 닮은 것으로 너무나 유명한 일본의 av(adult vedio)배우 소라 아오이다

<영화에서 이 소녀는 탤런트 제의, 길거리 캐스팅을 당한다>

알아보는 사람이 없더라도 이 장면은 플롯 구성상 불특정 대중의 이야기로 펼쳐질 수 있으며 사실상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이 너무나 많으므로 이야기는 더 깊게 관객에게 파고든다

<소라아오이는 영화상에서도 av배우가 되어있다>


이렇게 실제 av배우를 영화안의 엑스트라로 출연시킴으로서 2가지의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첫번째로 바로 앞의 여고생이 탤런트 제의를 받고 순순히 따라가지만 나쁜놈들에게 속아서 av배우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그녀의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아서 편하다는 것이다
보통 관객에게 영화의 처음에 나오는 여자가 1~2분 뒤에 잠깐 비디오 자켓에 나오는 것으로 알아보게 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일이다
그렇게 하려면 그녀의 외모를 상당히 특이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럴 필요 없이 소라 아오이를 출연시키는 것만으로 많은 관객에게 이 장면을 설득한다
그녀의 얼굴을 아는 사람들은 처음에 교복을 입고 나온 그녀를 기억할 것이고 조금 뒤에 나오는 이 비디오의 재킷을 보고 '아 탤런트 제의를 받고 나서 av 배우가 되다니 속았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웃기는 것 같지만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두번째 효과가 바로 이 감독이 소라아오이를 출연시킨 진의라고 생각되며 앞에서의 영화구성적인 방법이 아닌 철학적인 효과를 창출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영화의 주제는 꿈을 꾸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그것을 이루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소라아오이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단순히 꿈을 꾸는 수많은 일본 청년들이 비춰지고 거기에서 꿈을 이루지 못하는 마츠코의 조카만을 보고 꿈을 이루는 것이 어렵다고 이야기 한다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감독은 소라아오이를 알아볼 수많은 관객을 위한 장치를 준비했다
그녀를 뒤에 av비디오에서 다시한번 노출함으로써 영화의 이 주제를 현실과 매치 시킨다
꿈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것인지 감독은 av배우 소라아오이를 통해서 관객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를 보라 배우가 되기 위해 수많은 사람앞에서 옷을 벗고 부끄러운 행위를 찍어야 한다 어느 누가 av배우를 처음부터 꿈꾸겠는가
그녀는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위해서 이길을 택한 것이다
실제로 소라아오이는 요즘 av가 아닌 영화에도 출연을 하고 있고 드라마도 찍었다
한국에서는 아직 말도 안되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에로배우 하소연등이 가수가 되는 것과 비슷한 케이스라고 말할 수 있다

아무튼 이 영화에서 감독은 자신의 주제를 영화의  도입부에 나레이션을 통해 설명하면서 실존인물을 마치 허구의 이야기에 그대로 반영 시킴으로써 자신이 만드는 허구의 이야기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현실의 이야기처럼 만들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영화는 더 큰 설득력을 가질 수 있으며 소라아오이를 알아보는 관객들에게는 영화의 초반에 스토리 외적인 재미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처음 이영화의 제목을 듣고 생각했다
일본인인데 왜 앨리스일까?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내용은 '앨리스'를 이용한 메타포(상징)이다

먼저 이사진을 보자

<아버지와 카드놀이를 하는 앨리스>

이 카드놀이를 하고나서 '바닷가에서 비슷한걸 했었다가 바람때문에 날아갔다'는 이야기로 우리는 앨리스가 남자 주인공과 사귈적의 이야기를 꾸미기 위해 아버지와의 추억담을 늘어 놓았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워 아이 니 라고 말했던 앨리스가 나중에 남자주인공에게 같은 말을 하는것으로 그녀가 사랑하는 대상이 아버지에서 그 남자로 넘어갔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카드의 뒷면 그림이다
옛날에 아버지와 (물론 어머니와 함께) 갔을때 사용한 그림은 앨리스와 토끼가 키스를 하는 그림이다
하지만 부모님은 이혼을 하시고 앨리스가 다시 가지고 있는 카드는 오직 토끼만 있는 카드이다

<현재 앨리스가 가지고 있는 토끼만 있는 카드>
<아버지가 있을 시절엔 앨리스가 토끼와 키스를 하는 카드였다>

그렇다면 이 카드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째서 이와이 슌지는 굳이 앨리스가 토끼와 키스를 하는 그림카드와 토끼혼자 있는 그림 카드를 사용했을까
소품담당이 사온 카드가 우연히 이런것이었을까?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

우리는 여주인공이 이름이 앨리스라는 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카드안의 앨리스를 아오이 유우에게 매치 시킬수 있다
그렇다면 아오이 유우와 키스를 하는 토끼는 누구일까?
그것은 단순히 말하자면 아버지 그리고 폭넓게 이야기 하자면 아오이 유우가 사랑하는 대상이 된다
아버지와 같이 살때에는 바로 앨리스와 토끼가 함께 있는 그림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와 떨어져 살게 된 앨리스는 대신에 토끼만 그려져 있는 그림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토끼(아버지)에 대한 앨리스의 그리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앨리스는 예전에 아버지와 바닷가에 가서 날아간 카드중에 하트 에이스를 먼저 찾는 내기를 했다 하지만 그때는 찾지 못했고
다시 비슷한 상황이 하나와 앨리스 그리고 선배에게 펼쳐지자 앨리스는 똑같은 시합을 하자고 한다
토끼만 그려진 하트에이스는 앨리스가 찾았다
이것은 토끼 즉, 앨리스가 사랑하는 대상을 찾았다는 메타포이고 그 대상은 바로 선배이다
앨리스가 카드를 찾은 직후 이제 선배는 자기거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그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바로 하나와 앨리스의 시합은 토끼(사랑하는 대상 즉 선배)를 차지하기 위한 시합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합에서 이긴 앨리스는 당연히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만 이것은 결국 하나와 앨리스의 난투극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선배가 찾은 토끼와 앨리스의 그림은 바로 완성된 사랑이다
앨리스와 아버지는 그것을 결국 찾지 못한채로 바닷게 두고 왔다
이것은 결국 그 둘이 가족이지만 같이 살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상징하며 그것을 찾은 선배는 결국 앨리스와 자신의 마음이 서로 통했다는 것을 말한다

내가 클립해놓은 영상에서 앨리스는 그 카드를 보고 울음을 터뜨린다
이것은 표면적으로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의 눈물이며 상징적으로는 선배와 자신의 사랑이 완성되었지만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눈물이다
결국 앨리스는 사랑의 완성의 카드를 선배에게 준다

<카드를 선배에게 건네는 앨리스>

이것은 앨리스가 이 사랑을 받아 들일수 없다는 의미이며 결국 자신은 토끼만 그려진 카드를 가지고 새로운 사랑을 기다린다는 의미로 해석 될 수 있다
그리고 선배가 이 카드를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한 하나가 그 카드를 찢어버리려고 하는 것 역시 이 메타포를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조금 다른 해석이지만 바닷가에서 줄넘기를 둘이서 할수 없다는 이야기를 통해 옛날에 어머니와 셋이 왔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때 앨리스와 토끼의 카드를 찾지 못한 것은 앨리스와 아버지의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을 이야기 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쨌든 옛날의 카드는 사랑의 완성(물론 이것은 이성간의 사랑만이 아니다)을 상징하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토끼의 카드는 앨리스의 바램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앨리스의 아버지가 중국말을 하는게 아니라 한국말을 하면 어땠을까?
아오이유우의 입으로 '사랑해요'를 들을 수 있었을텐데 제길 아쉽다
미쟝센에 대한 용어 설명부터 간략하게 해야겠다
뭐 어디서부터 유래됐고 어느나라 말이고 그런건 중요하지 않고  딱잘라 말해서 '장면화'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즉 영화의 프레임안의 장면을 구성하기 위한 모든 비주얼적인 요소들을 말한다
예를들어 의상 세트 조명 구도 메이크업등 모든것이 미쟝센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오늘 소개할 장면은 거짓말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선배와 사귀기 시작한 하나가 어처구니 없는 투정을 하는 대목이다
여하튼 스토리의 전후를 감안하지 않고 미쟝센편이니까 이 장면을 자세히 보도록 하자
왜 자신을 좋아해주지 않느냐며 하나는 앞에 있는 유리벽에 얼굴을 갖다댄다
의도적인 이 장면은 하나가 정확히 얼굴의 반을 갖다대고 카메라 위치에서 보면 반쪽이 반사되어 온전한 하나의 얼굴이 보여진다
하지만 이 얼굴은 평소의 하나의 얼굴과는 약간 다른 굉장히 고집스럽고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비춰진다


<이 사진을 보자 완전히 고집스러운 못생긴 여자애가 아닌가>


이러한 모습을 만들어 낸것은 이장면의 하나의 대사가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투정이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전혀 관심 없는 남자에게 기억상실증을 걸렸다고 거짓말을 해놓고는 선배가 먼저 고백해놓고는 왜 자신을 좋아해주지 않느냐며 투덜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이 슌지는 의도적으로 이러한 얼굴을 만들어 냈다
애초에 그녀의 고집스러운 얼굴을 만들기 위해 분장이나 조명을 이용하기 보다는 이러한 거울의 반사를 이용하여 창조해낸 것이다
이러한 거울 장난은 누구나 한번쯤 해보거나 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거울 반사가 사람의 얼굴을 어떻게 왜곡 시키고 재미있게 만들어주는지 얼핏 알고 있을 것이다
이와이 슌지는 이것을 이용하여 여주인공 하나의 고집스러운 얼굴을 만드는 미쟝센을 완성시킨것이다

이 장면이 대단한 것은 결코 많은 영화에서 쓰이는 흔한 기법이 아닌 이영화의 제작팀이 생각하고 창작해낸 장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스릴러 영화에서는 거울을 이용하여 왜곡된 영상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 이전에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10대의 청춘 멜로 영화에서 이러한 거울의 왜곡을 이용하여 원하는 장면을 만들어 내는 이러한 노력과 센스는 많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장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감독에게서 지시받은 여배우가 이 얼굴을 만들어 내기 위해 정확히 조준하는 것을 알수 있다
카메라의 위치는 정해져있고 이러한 반사각을 만들어 내기 위해 분명 여배우는 정확한 지점에 이마의 특정 포인트를 갖다대고 고개의 각도를 짜여진대로 숙여야만 했을것이다
영화를 잘 보면 여배우가 이마를 갖다대고 살짝 포인트를 움직이는 장면을 포착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정말 미묘해서 대사를 들으며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당연히 생각도 못할 일이지만 정말 편하게 그저 기대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닌 장면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분명 하나가 정확한 지점에 얼굴을 갖다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장면이 미쟝센이라고 부르기에 조금 낯설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감독의 의도에 의한 장면화이므로 이것을 미쟝센 이외의 용어로 설명하기도 애매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용어는 아무렴 어떤가 그저 나는 이장면의 연출이 너무나 훌륭하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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