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브래스 티포트

The Brass Teapot 
6
감독
라마 모슬리
출연
주노 템플, 알렉시스 블리델, 마이클 안가라노, 에일리아 쇼캣, 매트 월쉬
정보
코미디, 판타지 | 미국 | 100 분 | -
글쓴이 평점  

 

미국 영화인데 포스터를 보고 아랍? 인도? 영화인줄 알았다... 어째서..?

영화의 내용이 고대 유물이 등장하는 거라 그렇게 만든건지 아무튼 그저 그런 포스터보다는 훨씬 좋았다 이상한 기대감 같은 것도 들게 했고

 

이 영화는 아주 단순명쾌하다

 

경제적으로 힘든 부부가 상처를 입으면 돈이 생기는 마법의 주전자를 얻은 이야기

 

이런 판타지 계열의 영화는 이후에 이런 생각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하는데 재미가 좌우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조금 색달랐다

 

사실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갈등과 그것을 뿌리치는 욕망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서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미국영화처럼 굵직한 갈등의 구조보다는 계속해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인해 정신없이 흘러가다보니 그들의 갈등도 욕망도 해결점에 들어서게 되었다(물론 개인적으로 이 과정이 훌륭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감명받은 부분은 바로 폭력과 상처에 대한 현대적 해석이다

 

 

물리적인 상처로 인한 고통을 느껴야만 돈이 생기는 지 알았던 이 마법의 주전자에 말다툼 직후 돈이 생겨난다

 

여 주인공은 바로 눈치를 채지만 이 마법의 주전자는 마음의 고통에도 돈을 지불한다

 

 

영화는 심리학의 아버지 프로이트보다 늦게 태어났다

 

하지만 모든 영화가 이 정신분석학을 바탕으로한 심리적 상처와 그로인한 정신병리 현상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은 심리학을 공부하지 않으며 설사 그것에 통달했다 해도 관객들이 못알아 주니까

 

영화감독들은 기다려야 했다

 

사람들이 정신과 상담을 받는것이 미쳐서가 아닌 일상이 되고 다리가 부러지고 나면 후유증이 남듯 마음의 큰 상처를 입으면 그것이 평생가도 욱신 거린다는 것을 알게 될 때를

 

그리고 이 영화에서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상처라는 것은 살이 찢어지고 뼈가 부러지는 것만이 아닌 마음이 꺾이고 부숴지는 일인 것을

 

 

몸이 불편한 사람을 우리는 금방 알아 볼수 있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쉽다

 

하지만 마음이 불편한 사람을 우리는 알아보기 힘들며 어떻게 도와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이 영화에서 아쉬운점은 바로 이런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때 지급되는 액수의 양을 크게 늘리는 설정이다

 

마음의 가치를 경제화 하는 것에 대한 비난이 있을 수 있겠지만 몸의 상처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치유되기 어렵다는 깊은 사유의 철학을 영화에 담을 수 있었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2011/08/12 - [영상문법] - 시치미 떼며 시작하기 <모짜르트와 고래 : Mozart And The Whale, 2005>

이 글도 참고하길 바란다

 

 


천사의 사랑 (2011)

My Rainy Days 
7.9
감독
칸치쿠 유리
출연
사사키 노조미, 타니하라 쇼스케, 야마모토 히카루, 오오이시 미츠키, 나나카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일본 | 119 분 | 201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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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읽는다면

2013/02/12 - [영상문법] - 천사의 사랑따위의 제목으로 변질 돼버린 훌륭한 원제 : My rainy days 이글 도 읽기를 추천합니다 결국 천사의 사랑은 소설원작의 제목이었으로 판명났지만...

 

오랜만에 미쟝센 이야기를 해보네요

요즘 미쟝센 전시회도 열리던데...

 

이 영화는 위의 링크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감독의 굉장한 집요함을 볼 수 있습니다. 남주인공의 의상에 대한 집요함은 놀라울 정도..

 

뇌종양을 선고받던 날 그의 의상

 

서로를 모르던 두 오자와가 우연히 마주치던 첫번째 씬의 과거의 장면에서 코우키는 검은옷을 입지 않고 있습니다.

왜 이런 얘길 하냐구요?

 

 

 

 리오를 처음 만난날

 그후에도 계속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바뀐듯한 시간에도 (사실상 영화속에서 코우키가 보여주는 d-day를 생각하면 3~4개월정도의 시간이 흐르죠) 주인공 코우키는 검으색 옷만 입습니다(외출할때 말이죠)

 

이것은 개인적으로 좀 아쉬움이 남는 이야긴데 죽음을 암시하는 '검정'색이 변하지 않는 전통이듯 이렇게 또 영화속 죽음을 기다리는 코우키는 검은색만 입습니다.

 

 

 

집에서는 검은색이 아닌 회색 비슷한 색을 입는 코우키는 어째서인지 밖에서는 오직 검정 셔츠만 입습니다.

이것은 그가 죽음을 기다리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혼자 있을 때 보다 남들앞에서 검은색을 입음으로써 스스로는 모든것을 포기하고 죽음만을 담담히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알아달라고 외치는 것처럼 보입니다. 친척들과의 관계도 끊고 혼자서 죽음을 맞이하는 그가 어째서 집에서는 입지 않던 검은 옷을 밖에서는 고집스럽게 하루도 빠짐 없이 입는가?

내가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는 무의식속의 외침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그의 외침 덕인지 리오라는 여고생이 그에게 반해서 결국 연인아닌 연인관계로 발전하게 되고 그로인해 코우키는 더 괴로워하게 됩니다.

 

 코우키에게 옷을 사주는 리오

 

 

여고생이 대학교수에게 옷을 사주다니.. (부럽)

일단 존댓말을 쓰다보니까 어색해서 여기서부턴 반말로 하겠음

 

첫키스를 하고난후 (연인의 관계가 성립된후) 리오는 코우키에게 옷을 사준다. 그가 들고온 검은색과는 다른 밝은색 셔츠와 체크무늬 자켓을.. 그리고 이 비내리는 장면은 전에 설명했으니 생략하겠지만.. 영화속에서 엄청난 터닝 포인트로 작용한다

 

죽음을 묵묵히 받아들이던 코우키가 검은옷을 입기를 원하지 않는 리오는 그의 죽음을 바라지 않으며 절망만 있는 그의 삶에 희망이 있기를 바라며 그것은 바로 자신이라고 외치는듯 하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코우키의 내적 갈등(오 이런 고전적 표현)을 심화시킨다

 

 14일이 남았다(아마 이것이 시한부판정을 받아 살수 있는 날인듯)

 

 

 

 

 

리오를 집에 데려와 본격적 연인관계를 발전시키던 코우키는 누워서 생각한다. 이렇게 무책임해도 되는것인가?

상황은 설상가상 수업중에 뇌이상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단기기억상실(사실 이런 건망증은 나도 있는데)을 겪고 코우키는 리오를 껴안는다.

그리고는 리오를 떠날 준비를 한다. 연락을 끊자 찾아온 리오에게 한마디 말도 하지 않는다

혼자 집에서 떨리는 손을 불쌍하게 잡고 있는 코우키

다시 검은색 옷을 입은 그는 리오에게 알리지 않고 사라진다

 

 자신의 죽음을 더이상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없는 그는 검은색을 입지 않고있다

 

 

 

사라진 코우키를 찾아낸 리오

그러나 이 장면을 주목해야 한다. 집요하게 코우키에게 검은색 옷을 입혀대던 감독은 이 장면만은 검은색을 입히지 않았다

어째서일까? 이 부분은 영화적 해석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코우키가 검은색 옷을 입는건 '밖에서' 였다. 이것을 나는 그의 원초아(오 이런 프로이트식 표현)가 자신의 죽음, 불행을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감정이라고 해석했다

이것이 맞건 틀리건 코우키에겐 어떤 변화가 있었다

검은색 옷을 입고 나는 죽음을 기다리고 있어 나에게 남은 것은 죽음뿐이야 어떤 희망도 없어 라고 울부짖던 그가 리오라는 소녀를 만나 사랑하고 더이상 자신의 죽음을 불행하게 기다리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로 다시 만난 그의 표정은 상당히 홀가분해 보인다

 

그리고는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하게 된 코우키

감독은 병원복이라 검은옷을 입히지 못한 것이겠지만 사실 코우키는 이미 검은옷을 벗어난 상황이었다

그리고 병원에서의 이 푸른색 옷은 영화가 도착학 행복한(?)결말을 예견하는 지도 모른다

 

그의 푸른옷처럼 코우키는 희망을 가지고 수술하기로 결정한다

 

 리오의 검은옷 훼이크

 

 

 

전에 말했듯 리오의 검은옷으로 마치 장례식장에 가는듯한 착각을 주며시작하는 마지막씬에서 코우키는 영화에서 처음으로 하얀옷을 입고 나온다. 종양을 떼어내 더이상 죽음의 그림자는 없는것처럼(영화에서는 재발의 두려움을 표현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그리고 또 악화될지 모른다는 죽음의 공포를... 그 마음고생을 리오에게 덜어낸다(그런의미로 검은옷을 입힌것은 아닐까)

 

그의 수술은 성공했고 그는 이제 하얀옷을 입고 리오와 포옹한다

 

 

 

 이 장면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영화의 초반 자신의 영정셀카를 찍을때 흰셔츠를 입은것은 이해가 가지만 그 사진을 전해주기 위해 사촌을 만났을때 딱한번 코우키는 장례식복을 입는다

 

영정셀카를 찍고 그것을 사촌에게 전달하는 자신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과정인 것이다. 자신의 장례를 준비하는 일이니까 장례복을 입는 엄청나게 고지식한 코우키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는가?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마지막씬의 머리는 오바 아닌가? 수술받고 퇴원할때까지 얼마나 걸리길래 대체... 저정도 머리 기르려면 1년은 걸릴것 같은데...

 

 


모테키

Love Strikes! 
7
감독
오오네 히토시
출연
모리야마 미라이, 나가사와 마사미, 아소 쿠미코, 나카 리이사, 마키 요코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일본 | 118 분 | -
글쓴이 평점  

 

 

 

 

 

문체란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기 마련이다

 

영화가 무엇을 전달하는 언어라면 영화의 문체도 대부분 100분내내 일정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화가 연극, 소설, 뮤지컬보다도 자유로운건 시적허용에 비견될 만한 영화적 허용이 쉽기 때문이다

 

 

헐리우드에서 장르영화를 만들어내고 그것들이 세계 영화사의 교과서 역할을 하면서 각각의 장르에게 허락된 고유의 문체들이 있다

 

그리고 특히 이런 문체나 연출의 기술에 있어 가장 자유로운 장르가 아마 코메디일 것이다

 

 

예외적으로 프랑스 원작영화를 헐리우드가 리메이크한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는 스릴러의 문체를 가진 멜로영화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이런 영화적 실험은 코메디 장르에서 쉽게 녹아들어간다

 

뭐 어찌됐건 서론이 엄청 길었는데 영화 모테키에서 내가 소개하고 싶은 장면은 우리가 500일의 섬머에서 봤던 그것과 아주 흡사하다

2010/09/12 - [영상문법] - 대조법 <500일의 섬머 : [500] Days Of Summer, 2009>

 

 

사랑하는 여자가 생긴 주인공의 순간적인 기쁨을 뮤지컬적 환상으로 표현하는 같은 표현기법이다

 

뮤지컬이 끝난 직후에 절망적 상황으로 대조시키는 500일의 섬머와는 조금 다르게 영화 모테키는 남자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설레발이었다는 식으로 관객들의 관심을 지속시킨다

 

사랑의 결말이 처음부터 드러난 500일의 섬머와는 달리 결말을 알수 없는 연애의 희망과 절망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500일의 섬머보다는 모테키의 춤과 댄스가 더 좋았는데

세컨동정인 주인공의 찌질함이 그대로 베어나는 여성스러운 안무와 노래가 마음에 들었다

 

모테키의 주인공이 이 여주인공에게 얼마나 푹 빠졌는지 얼만큼 행복하지 표현하기 위해서 무려 4분정도의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이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고 이후에 펼쳐지는 영화속 주인공의 찌질함과 불쌍함을 한층 더 극대화 시킨다

 

 

 

노래가 시작되고 가방을 던지고 점프해서 에스컬레이터 위로 컷되는 더블액션은 정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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