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할 인물은 티제이, 니콜, 히셔, 티제이부, 티제이조모이다

누구부터 어떻게 이야기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영화는 티제이부터 보여주고 있으므로 영화의 순서를 따라가보자

 

 

 

 

 

 

 

 

이 영화의 제목은 '히셔'다

인물의 이름을 제목으로 선택하는 영화는 당연하게도 캐릭터 중심의 영화다

때문에 등장인물들의 성격은 다른 장르의 영화보다도 입체적이며 이해하기 어려울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이런 영화의 전부다

제목이 인물의 이름인 영화에서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떤의미를 찾을수있을까?

 

며칠전 히셔가 꽤나 통렬한 영화라고 친구에게 추천했다가

감독의 허세가 작렬한다는 평을 들었다

나는 니가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안되서 그렇다고 이야기햇지만 어쩌면 관객이 이해못할 캐릭터를 만든 것은 감독에게도 책임이 있다

때문에 나도 이 영화를 처음봤을때는 아무런 감흥이 없었으며 네이버 리뷰에 때론 불만스러운이야기들이 있는것이다

 

하지만 좋은 영화라는건 언제나 쉽게 눈에 띄지 않는법이다

누가봐도 재밌는 영화라면 딱봐도 알기쉬운 캐릭터라면 어떻게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수 있겠는가?

 

히셔 조셉고든래빗 나탈리포트만 영상문법

왜 였을까?

이 영화를 처음봤을 때는 쭉 도덕적 관점에 주목했다

도덕적으로 살아가지 않는듯해 보이는 또라이 히셔(조토끼)가 왜 티제이의 가족에게 뭐라고 큰소리를 치는걸까?

자기 멋대로 들어와서 살고있는 깡패같이 보여서 나는 마음이 내내 불편했다

 

오늘 지인을 만나 히셔란 영화가 참 좋았다는 이야길 듣고 집에와서 검색해보니 이 영화를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나 많았다

내가 무엇인가 놓친것인가 생각이 들어 영화를 다시봤다

어떻게 된일인지 이 영화는 너무나 알기 쉽게 통쾌하고 멋지고 익살스러운 영화였다

 

 

 

 

 

 

히셔를 좋은놈이라고는 절대 할수 없다

꼬맹이라고 해도 자신이 살던(?)집에 유리창을 깨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생각되어지면 가차없이 짓밟는다

미행해서 집에 쳐들어와서는 팬티바람으로 협박을 한다

그리곤 그래도 눌러 앉아버린다

 

처음에 영화를 봤을 때는 이부분이 상당히 거북했다

아무리그래도 어떻게 이렇게 과격하게 행동할수 있는가?

어떻게 이렇게 제멋대로인가?

 

그렇다 히셔는 제멋대로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남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가 경찰에게 폭탄을 던지고 자동차에 불을 질러도 항상 평온해 보이는 이유다

그는 감정의 폭탄을 쌓아두지 않는다

화가나면 화를내고 부당한 일을 당하면 바로 복수해버린다

이런 것을 도덕적으로 옳다고 볼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은 영화이고 우리는 한번쯤 이런 삶을 꿈꾼다

 

 

 

중고차판매점의 양아치에게 맞고있던 티제이를 구해준 우리의 여신 니콜(나탈리포트만)은 뜬금없는 이야기를 한다

안구해주면 죄책감이 들어서 구해준거라고 나만 생각해서 미안하다고..

이게 도대체 무슨말인가?

영화의 초반에 들어가서 살짝 쌩뚱맞긴 하지만 이 대사는 감독이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의견이다

이 영화에서 만큼은 모든 인간은 자기자신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존재인 것이다

 

어머니를 잊지 못하고 자동차를 다시 되찾아 오려는 티제이

혼자서 쓰레기처럼 지내고 있는 아빠

그리고 지낼 곳을 잃자 물불 가리지 않고 남의집에 눌러앉는 히셔

 

하지만 이것은 전제일뿐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은 아니다

영화는 티제이라는 주인공의 시점으로 히셔라는 인물을 난입시켜 갈등을 만들어 나간다

그렇다면 영화의 방향을 제시하는 이 히셔라는 인물이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히셔의 행동은 미친놈처럼 보이지만 (사실 미친놈이긴하다) 명백한 일관성이 있다

우선 자기 자신이 최우선이라는 것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는 것이다

 

티제이가 유리창을 깨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생각한 히셔는 가차없이 목을 조른다

자신에게 해를 가한 인물에게는 그대로 갚아준다는 생각이다

여기에는 아동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의 구조따윈 엿이나 먹어라다

히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결국 지낼 곳을 잃은 그는 티제이를 미행해 그의 집에 눌러 앉는다

하지만 이것은 히셔로서는 당연한 행동이다 티제이가 자신을 엿먹여 지낼곳을 잃게 했으니까

 

그래서 그는 남의 인생은 참견하지 않는다

티비의 채널이 부족할땐 직접 움직이지만 티제이가 학교 화장실에서 괴롭힘 당하고 있어도 못본척 한다

하지만 그런 히셔에게 티제이가 왜 도와주지 않냐며 화를 내자

히셔는 양아치의 차를 폭발시켜 준다 (이부분 짱이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티제이를 놔두고 차를 출발시킨 히셔는 티제이와 이미 친구가 됐다고 생각한다

차로 티제이를 치고 정강이를 맞고 비겼다고 말하는 히셔의 대사가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다음날 니콜을 훔쳐보러간 티제이를 따라가서 니콜을 꼬시게 도와준다

히셔는 이렇게 자기 마음 내키는대로 행동한다

니콜과 자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고 한다

여자와 자고싶은 감정은 나쁜것이 아니라고

 

이렇게 자기 마음대로 사는 그가

티제이 부자에게 화를 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럴 자격이 있는가?

 

히셔는 티제이에게 감정에 솔직해지는 법을 가르친다

복수를 위해서 차를 박살내고

친구가 곤경에 처했을땐 협박이라도 해서 도와준다

 

히셔라는 노숙캐릭터를 통해 감독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고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존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존재는 가족과 뒤엉켜 사는 존재들을 만난다

 

히셔는 혼자 지낸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제멋대로에 범죄를저질러도 상관 없다

자기 자신이 책임지면 되니까..(그래도 역시 범죄는 좀 그렇지..)

하지만 그런 히셔가 보기에 티제이 부자는 너무 한심하다

아버지는 패배자처럼 지내면서 패배자들의 모임에 혼자나가기를 두려워하고 티제이는 할머니와 산책을 해주지 않는다

히셔가 보기에 그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티제이는 엉엉 울고 싶은 것이고 아버지는 벽에 머리라도 부딪히고 싶은 감정인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참고있다

현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라고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머리가 할일이고 눈물을 흘리는 것은 감정이 할일이다

눈물을 흘린다고 현실을 인정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

 

그렇게 답답하게 살고 있는 티제이 부자와 우리 관객들에게 미친놈이 하나 나타나서

커다랗게 터뜨려주는 것이다

폭탄을 터뜨리고 복수하고 심지어 니콜과 섹스도 한다

 

복수하는 것 섹스하는 것 우는 것 모두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일이다

그리고 그러기 전에는 그들은 죽은 사람을 잊지 못한다

 

'인생은 빗속을 걷는것과 같다. 우리는 비를 피할수도 맞으며 걸어 갈 수도 있다'

할머니의 유언처럼 되버린 이 말은 티제이 부자에게 그리고 관객들에게 하는 말이다

비를 피하는 것도 비를 맞는것도 상관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엔 거짓말이 없다

히셔를 좋은놈으로 포장하지도 않는다

히셔처럼 이 영화도 솔직함을 미덕으로 삼는다

히셔가 나탈리 포트만과 잔것도 잘못한 것이고 티제이가 할머니와 산책을 하지 않은것도 잘못한 것이다

아버지가 패배자처럼 지낸것도 잘못한 것이다

하지만 상관 없다 누구나 잘못을 하니까

솔직하게 사과하고 다시 깨끗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잘못을 인정하며 마지막으로 할머니의 관을 산책시키는 장면은 정말 대단하다

할머니에대한 사과이며 잘못의 인정으로부터 다음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행위이다

 

 

 

마지막으로 개쩌는 히셔의 등장씬을 보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1992)

Our Twisted Hero 
8.7
감독
박종원
출연
홍경인, 고정일, 최민식, 태민영, 이진선
정보
드라마 | 한국 | 119 분 | 1992-08-15
글쓴이 평점  

 

얼마전 라디오스타에 나온 홍경인의 이야기를 듣고 문득 이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졌다

책도 읽었지만 나에겐 영화가 훨씬더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었다

 

20년도 넘은 이 영화는 지금 봐도 요즘 영화보다 훨씬 훌륭하고 재미있었다

영화가 왜 재미있는지 어느부분이 훌륭한지 이야기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건 오랜만이다..

 

이 글의 대부분은 캐릭터 분석이 될 것이며 그중에서 주인공 한병태의 첫번째 짝궁 김영팔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바보의 입을 통해서 진실을 말하라는 세익스피어의 이야기를 빌어온 것은 바로 이 김영팔 때문이다

 

 

 

주인공 한병태의 왼쪽에서 웃고 있는 이 바보(이 표현이 비 도덕적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의 이해를 위해 간단하게 이렇게 표현하고자 한다)가 바로 김영팔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김영팔의 이야기를 하기전에 엄석대와 한병태의 권력싸움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위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한병태는 똑똑하지만 요령이 없는 바보같은 사람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보다는 학습능력이 뛰어난 전형적인 한국형 모범생이다

그래서 그는 서울에서 배웠던 민주주의를 엄석대에게 강요했고 엄석대에게 배운 독재체제가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했다

 

새로운변화를 두려워하고 전통합리주의 방식의 학습체제 안에서 똑똑했던 한병태는 아직도 엄석대를 잊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마음안에서 엄석대에 대한 미움과 존경에 대한 양가성의 감정을 아직도 미래에도 누가 가르쳐주지 않으면 모를것 같기 때문이다

 

 

 

깨알같은 달리 인 줌 아웃

 

히치콕형님이 현기증에서 선보인것보다 훨씬 러프하지만 이 투박한 영화에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달리의 흔들거림이 한병태의 내적 갈등을...(남자라면 꿈보다 해몽)

아무튼 꽤 적절한 장면이었다 내가 92년에 이 장면을 봤으면 아마 오줌쌌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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