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2014)

Her 
8.4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호아킨 피닉스, 스칼렛 요한슨, 루니 마라, 에이미 아담스, 올리비아 와일드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126 분 | 2014-05-22

오늘은 비가 내렸습니다. 뭐 사실 어제라고 해야 맞는거겠죠~

요즘 심신이 지친 상태라 혼자 보기 좋은 영화 한편을 봤습니다.  사실 1년전에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던 영화인데 혼자보기에는 정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영화 Her를 파헤치는 정도는 아니고! 다시 보면서 발견한 몇 장면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사실 전 이 영화를 보고 아니 어찌 이렇게 영화를 잘 만들 수 있지? 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고 두번째로 ㅋㅋ 진짜 목소리 케스팅 하나는 기가막히게 했구나!! ^^ 자! 이 영화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공지능 운영체제와의 사랑을 다룬 로맨스 영화입니다. 색감, 대사, 특히 운영체제의 보이스가 정말 끝내주는 영화입니다. 목소리는 뭐 직접 보시면서 느껴보시고 사실 오늘은 색과 소품에 관련된 두가지만 말씀드리고 자리를 떠나겠습니다.

먼저 색과 관련된 이야기 입니다. 좀전에 말씀 드렸듯이 이 영화는 색 디자인을 정말 훌륭하게 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의 심리 변화에 따라서 화면을 차지하는 색의 영역과 종류 주인공이 입고있는 옷의 색이 다르게 디자인 되는는 걸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영화 포스터에서도 느끼셨겠지만 주인공을 대표하는 색입니다. 붉은 계열의 색이고 남자주인공인 테오도르를 대표하는 색이기도 하지만 OS인 사만다를 대표하는 색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위 사진과 같은 색을 주인공을 제외한 다른 장인물들에게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다른 인물들은 저 색체의 의상을 입고 나오지 않습니다. 물론 100퍼센트는 아닙니다.

영화 Her의 전체에서 주인공이 테오도르가 인공지능은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 후 사만다와 싸우는 부분이 크게 두번 나오게 됩니다. 첫번째는 사만다가 테오도르를 위해 대리 섹스 파트너인 이사벨라를 소개하지만 테오도르는 결국 섹스를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일로 둘은 말다툼을 하게 되고 사만다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잠수를 탑니다.그리고 친구인 에이미를 찾아가 이야기(상담)를 하는 장면에서 에이미가 입고있는 옷은 음... 비슷하긴 한데 완벽하지 않습니다.

두번째는 완벽하게 사만다가 테오도르와 이별하는 시퀀스입니다. 영화의 끝부분이기도 합니다. 테오도르는 줄곧 내내 잠잘때 잠옷을 제외하고는 노랑, 빨강, 체크, 하늘색 등등 유체색 의상을 입고있었는데 사만다와의 이별하는 날과 이후 영화에서 처음으로 흰색셔츠를 입는 장면입니다.

이별 후 친구인 에이미를 만납니다. 에이미의 옷을 보세요 드디어 완벽해졌습니다. 영화 처음에서 주인공이 입고 나온 옷의 색과 거의 일치하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자 결론을 내기 전에 한가지 더!!!

주변분들 보면 영화 Her에서 디테일 찾는다고 하시는 분들이 항상 말하는 소품이 있습니다. 바로 옷핀인데요.. 전 좀더 디테일해져보겠습니다. 물론 옷핀이 사만다를 배려하는 테오도르의 섬세함과 사랑의 정도를 현하는 소품이긴 합니다. 키가작은 만다을 위해 옷핀을 꼽고 카메라로 밖을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거 아셨나요? 저 옷핀이 두개개 꼽힌 장면이 나오는 장면이 있다는 것을!!!

테오도르가 결정적으로 사만다와 이별을 하게되는 시퀀스에서 사만다는 유명한 철학자를 OS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우린 10여가지 이야기를 동시에 나누고 있어요", "테오도르,앨런과 비음성 방식으로 잠시 얘기좀 나눠도 괜찮을까요?"...ㅜㅜ 테오도르의 심장을 후벼팝니다. 그런데 중요한건 이 장면이 나오는 부분에서 테오도르의 주머니를 유심히 보시면

옷핀이 아래에 하나 옆에 하나 총 두개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연애 혹은 사랑을 조금 해보셨으면 아실거라 믿습니다. 가두려고 하면 더 달아나는 법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구속하려는 순간 사랑은 끝이나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물론 영화에서 테오도르가 사만다를 구속하거나 가두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옷핀 두개가 갖는 의미는 사만다와의 이별을 암시한다는 측면에서 같은 선상에 있을거라 생각해봅니다.

 자 다시 처음부분의 결론을 내리자면 뭐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색으로만 분석해보면 공허하고 외로운 삶을 살던 남자는 자신과 같은 색(붉은색)갖고있는 여자(OS)를 만났고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여자는 떠나갑니다. 사랑을 잃었지만(흰색) 사랑하는법 더 나아가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 자기 옆에 의지할 수 있는 소중한 친구 에이미가(붉은색) 있기에 그리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뭐 언제나 그렇지만 판단은 여러분의 몫!! 저는 그냥 ㅋㅋ 제생각을 끄적일 뿐!! 




킥 애스 2: 겁 없는 녀석들 (2013)

Kick-Ass 2 
8.1
감독
제프 워드로우
출연
애론 테일러-존슨, 클로이 그레이스 모레츠, 크리스토퍼 민츠-플래지, 짐 캐리, 클락 듀크
정보
액션, 코미디, 범죄 | 미국, 영국 | 102 분 | 2013-10-17



2015/06/19 - [모태솔로 짱짱맨] - <킥애스1 vs 킥애스2 전격 비교 : 왜 2는 1보다 재미없나?> 1편 오프닝 시퀀스 비교

에 이은 두번째 글


첫 글에서 오프닝 시퀀스를 비교 했지만 역시 이번 글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여진다. 매튜본 감독의 1편은 씬의 디자인이 경제적이고 쿨하고 멋지다는 생각이 드는데 2편은 그에 비해 연구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이렇게 말해봐야 뭔소리야? 할테니 하나하나 장면을 따져가며 씹어보자.


http://youtu.be/atjtDqYBhRA



이 장면은 오프닝 시퀀스 직후 킥애스가 힛걸에게 자신을 파트너로 키워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다.

앞의 글에서 설명 했듯이 굳이 킥애스가 영웅짓을 포기 햇다가 영화 시작 3분만에 변심하는 ㅄ같은 플롯을 제쳐놓고 이 씬의 디자인만을 따져보자.


이 씬만 놓고 보면 별로 구리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1편에서 이 장면과 대비되는 장면은 어디일까? 1편에서도 오프닝 시퀀스 직후 까페에서 친구들과 고민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에서는 킥 애스의 추종자이자 2편에서의 적수가 되는 동창이자 악당의 아들이 등장한다. 


무슨 얘기냐? 즉 한 씬에서 두가지 이상의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내가 위의 영상이 좋지 못하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이다. 둘이 택시를 타고 대화를 하는 씬의 디자인은 둘의 대화에만 집중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다른 의미를 하지 못한다.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그러나 둘의 대화에 그렇게 까지 집중 시킬 정도로 중요한 장면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계속 이야기 했지만 킥애스가 영웅짓을 그만뒀다가 3분만에 다시 하려고 굳이 힛걸에게 부탁하는 이 장면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아무튼 1편에서는 주인공의 고민과 동시에 중요인물을 등장시켜 그 관계도를 설정하는 역할 까지 하고 있지만 2편에서는 단지 둘의 대화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러한 점은 확실히 2편이 1편에 비해서 씬을 경제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 경제적으로도 예술적으로도 떨어지지만)


http://youtu.be/Jr3AO2Kpij4



이 장면은 정말 구리다.

히어로 영화의 경우 2편에서 주인공의 장비를 보완해주는 일은 흔하다. 

어쨌든 영화에서 히어로가 멋지게 보여야 하니까 새로운 장비를 통해 더 강력한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히어로 영화의 할일이랄까?


그런 의미에선지 킥애스2에서도 힛걸에게 새로운 장비가 부여된다. (킥애스의 진짜 히어로는 힛걸이니까) 그러나 그 새로운 장비인 보라색 오토바이는 멋지게 등장한 것에 비해서 기능이 거의 없다. 일반 오토바이랑 크게 다르지 않는 정도? 


2편이 재미없는 이유는 이런 하나하나의 장면에서 환호할만한 연출이 적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힛걸에 새로운 장비인 오토바이 그것의 등장으로 민디는 순간적 위기를 벗어나려 한다. 그렇다면 벽을타고 올라가거나 순간적으로 투명이 된다거나 하는 뭔가 신박한 새로운 기능적 연출을 보여줬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카메라 연출로 굉장히 멋지게 보여주거나...

영화에서 오 힛걸의 새로운 장비가 나왔는데 일반 오토바이와 크게 다르지 않고 그걸 보여주는 카메라 방식도 그냥 너무 평범하다.


물론 킥애스가 히어로 영화를 비꼰 히어로 영화라 일부러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건 1편에서도 비꼬는건 킥애스지 힛걸은 완전한 히어로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오토바이는 이렇게 힛걸의 새로운 장비?마냥 등장해놓고 이후에는 어떤 장면에도 나오지 않는다. 이 역시 제프 워드로우 감독이 씬을 얼마나 경제적이지 않게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굳이 딱 한번 멋진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실상 그다지 멋지지도 않고) 오토바이를 등장시키는 (그것도 힛걸의 새로운 장비마냥) 너무나 그 순간을 떼우기 위한 조잡한 연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http://youtu.be/1v3TlQDYt1Q



그리고 10대 소녀의 나이에 잠시 방황(?)하는 힛걸은 잠시 일진들과 친해지게 된다. 그러던중 미국 여자 일진들의 주 무대인 치어리딩으로 주목을 받게 되는 씬인데... 이 장면은 ...


힛걸이 동일 연령대에서 보일 수 없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물론 치어리딩에서 가장 중요한게 앞에서 머리빈 금발이 보여준 섹시댄스가 아니라 아크로바틱이기 때문에 힛걸의 이러한 무술 동작들이 박수를 받는다는건 어느정도 이해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이 장면에서 관객은 이 동작에 놀랍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1편에서 엄청난 동작들을 보여준 힛걸이기 때문에 관객들도 박수 칠수 있을 만한 동작들을 보여줬어야 하지 않을까?


즉 이 장면은 영화적으로 납득은 가는데.. 관객은 신나지 않았다라고 볼 수 있다. 벽을 탄다든가 매달릴수 있는 줄이 있다든가 주변의 사물을 좀더 배치하고 그것을 이용해서 훨씬더 멋진 장면을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역시 아쉬운 마음이 든다.

스텝업 정도는 아니더라도 좀... 우와~ 하는 연출이 필요했을 듯.


<물론 이 장면은 좋았다>


이 장면은 좋았다 아쉬운건 이것을 이길만한 힛걸의 액션이 약했다는 것.


<sick stick 장면도 좋았지 클로이 개이쁨>



이 장면도 좋았음. 역시 복수는 이렇게 분이 풀릴정도로 해줘야 제맛이지. 예쁜걸 주무기로 삼는 일진들에게는 이런식의 개똥창피를 준다는 설정은 확실히 통쾌함이 있었음.


http://youtu.be/4z-cZnxxP-I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힛걸액션.

두 번의 거창한 액션 중 첫번 째인 자동차 액션.

그나마 이 장면이 마지막 액션보다는 좀 멋지다고 생각이 듦.


일단 힛걸의 검은 수트를 입은 모습이 멋지고 역시 힛걸은 총을 써서 여러명의 무리를 압도적으로 제압하는 맛이 있음. 


그러나 역시 아쉬운 점은 다른 영화에서의 자동차 액션과 별로 다른게 없어서 확실히 씬 디자인을 연구각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무엇보다 1편에서 권총을 쏠 때 마치 주먹을 내지르듯이 쏘는 힛걸의 모습이 정말 좋았는데 그러한 점이 사라져서 아쉬움.

힛걸이라면 자동차 지붕에서 달리다가 위에 고가 다리가 나타났을 때 그걸 뛰어넘는 액션정도는 보여줘야지.



그리고 마지막 액션은 굳이 잘라오고 싶지 않을 정도로... 별로인게..

우선 힛걸 액션에서 우리가 반한건 권총을 들고 압도적으로 여러명을 박살내는 것인데

뭐 한명에게 쩔쩔메고 두들겨 맞다가 아드레날린 주사 맞고 해치우는 식의 드래곤볼 같은 플레이는 힛걸이 아님.






 

좀 더 영화 안으로 들어가서 보면, 일단 단순하지만 내겐 흥미로운 연출 방법론이 있었다.

시거가 누군가와 대화할 때, 항상 조금씩 크게 보인다는 점. 아주 작은 차이지만 화면에서 공간을 더 크게 차지하고 있음으로써 시거의 거대한 권력을 가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 하나는, 소설에서 냉정하고 간결한 문체를 영화로 옮기기 위해서 코엔은 최대한 영화적 기교나 테크닉을 숨기는 연출을 한 것 같다.

대화하는 씬을 보면, 카메라 움직임이나 이동을 많이 주지 않고 있다. , 액션이 들어가는 씬을 보더라도 동적으로 드러나는 연출보다는 정적인 연출을 하고 있다.

간결한 문체에는 간결한 연출.

 

내용적으로 더 보면, 단순히 시거는 을 대표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운명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시거는 자신에게 직접적인 연관이 없거나, 해를 미치지 않은 사람을 죽이기 전에는 꼭 동전 던지기를 한다. 앞면이거나 뒷면이거나 둘 중 하나. 50%의 운이 그 사람의 운명을 좌우한다.

 

 

자신을 위협하던 또 다른 킬러 웰스(우디 해럴슨)를 죽이기 전에 시거는 이런 의미의 말을 한다. “너가 따르는 규칙 때문에 이렇게 죽는 거다.”

시거는 카오스(혼돈). 시거의 우주에 질서, 규칙은 없다. 앞면 아니면 뒷면이라는 운명으로 점철된 무질서로 가득한 우주. 그런 시거의 카오스를 거스르는 웰스의 코스모스(질서). 그래서 저 말을 남기고 웰스를 죽인 게 아닐까.

 

또 다른 예로는, 시거를 만났지만 살아남은 두 명의 인물. 둘 다 운명(시거)에 순응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고 볼 수도 있다.

주유소 주인은 시거의 동전 내기 제안에 수긍하고, 맞췄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그다음은 벨. 벨의 내레이션은 계속해서 작금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지만 이런 시대적 상황에 대해서 어쩔 수 없이 순응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시거를 잡으려고 하지만 결국 벨은 스스로 시거를 잡을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보안관을 그만두는 결심마저 하게 된다.


 

그는 젊었을 때 전쟁이라는 운명에 순응하고, 늙어서는 시거라는 운명에 또 한 번 순응하면서 혹 패배주의적 순응자처럼 보일 수 있으나, 어찌 개인이 전쟁이라는 거대한 운명을 거스를 수 있겠는가. 패배적이라기 보단 그저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순응자.

 

반면, 시거에게 죽은 인물들을 보자. 모스는 운명을 거슬러 돈 가방을 챙겼고, 모스의 부인 루엘린은 시거의 동전 내기 제안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운명을 거스른 셈.

시거는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차 사고라는 운명에 거스르지 않고 기꺼이(?) 부딪쳐 준다. 운명을 거스르지 않은 시거는 결국 살아남아 유유히 사라진다.

 

 

시거가 자연스러운 운명이라는 메타포는 물론 작의적인 나만의 해석일 수 있지만, 코맥 맥카시나 코엔의 텍스트들이 훌륭하고 풍부하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

 

마지막으로, 유일하게 소설과 영화에서 가장 크게 차이를 준 부분이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앞에 언급했는데, 모스의 부인 루엘린과 시거가 만나는 장면.

 

소설에서는 시거가 루엘린에게 동전 내기를 제안할 때, 루엘린이 처음엔 거절하다가 결국 그 제안에 수락해 내기를 하고 맞추지 못해 죽었다면, 영화에서의 루엘린은 끝까지 강한 신념으로 시거의 동전 내기 제안을 거절하다가 죽는 걸로 바뀌었다.

맥카시의 루엘린보다 코엔의 루엘린이 더 강인하게 그려진 셈.

 

 

코엔의 영화 속 남자는 대부분 멍청하고 약하지만 코엔은 그들을 애정 있게 바라본다면, 여자들은 다르다. 남자보다 더 똑똑하고 강하고 지혜롭게 나온다. 코엔이 실제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아마 이와 같을 것이다. 그래서 블러드 심플이나 파고에서 끝까지 살아남고 사건을 종결시키는 건 여자, 프란시스 맥도날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코엔이 코맥 맥카시와 조금이라도 다르게 표현한 인물은 단 하나, 모스의 부인 루엘린. 코엔이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의 반증.

 

이 영화에서 돈 가방은 굉장히 중요한 것처럼 다뤄진다. 모스가 돈 가방을 가져감으로써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웰즈도, 시거도 이 돈 가방을 가져간 모스를 쫓는 것이 이야기의 큰 축이니까. 하지만 이야기 후반 돈 가방은 등장하지 않는다.

책에서는 시거가 돈 가방을 원래 주인에게 가져다주지만 영화에서는 그 부분이 빠지고 돈 가방은 아무런 의미를 갖게 되지 않는다.

 

, 이 영화의 주인공 모스가 죽는 부분이 영화에서 보이지 않는다. (책에서도 똑같다) 시거와도 대등하게 총싸움을 벌일 만큼 대단한 모스지만, 멕시코 하수인들에게 총 맞아 죽는 부분을 굳이 보여주지 않는다.

단지 벨이 그 사건현장에 늦게 도착해서 모스의 시신을 보고, 사건 경위를 듣는 것 정도로 그의 죽음을 묘사한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죽는 순간을 보여주지 않는 영화가 얼마나 될까? 아마 많진 않을 것이다.

 

 

의미 없는 돈 가방도 ... 생략된 주인공의 죽음도 ... 어쩌면 허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마지막 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008)

No Country for Old Men 
8.4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토미 리 존스, 하비에르 바르뎀, 조쉬 브롤린, 우디 해럴슨, 켈리 맥도널드
정보
스릴러 | 미국 | 122 분 | 200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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